"이번 혁신안 채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지난달 27일 제주도에서 있었던 주민투표에서 점진안(현행 지방자치단체 유지안)을 누르고 혁신안(단일광역자치안)이 채택됐다.

혁신안에 따르면 지금의 2개 시와 2개 군으로 나뉜 제주도가 2개 시를 가진 하나의 광역자치단체로 바뀐다.

현재 지방행정 조직은 행정비용은 많이 들고 효율성은 낮은 체제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혁신안에 따라 광역자치가 실시되면 낭비성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 관계자는 "광역자치제가 실시되면 863억원의 예산이 절감된다"고 말했다.

이 돈은 월드컵경기장을 하나 지을 수 있는 금액이다.

더 나은 제주를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혁신안이 안고 있는 문제점도 있다.

이번 혁신안의 지지율은 57%이고,전체 투표율이 36.7%인 것을 감안해볼 때 실제 혁신안 지지율은 2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산남(한라산 남쪽,서귀포시와 남제주군)지방에서는 "도민의 의견이니 혁신안을 따르겠다"고 말하면서도 혁신안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다.

혁신안은 모든 권력이 도지사에게 집중되고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을 도지사가 임명하기 때문이다.

시장들에게는 자체 예산 편성권도 주어지지 않고 도의회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게 된다.

산남지방 사람들은 산북지방(제주시,북제주군)이 인구나 소득 수준에서 산남지방을 훨씬 앞지르는 상황에서 도지사의 권력이 강해지면 산북지방 위주의 정책이 쏟아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마음 속으로만 존재하던 산북지방과 산남지방의 갈등을 수치로 보여줬다.

산북과 산남으로 갈린 제주도를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제주도민의 능력이 필요한 때다.

이번 혁신안 채택이 제주도를 한 뜻으로 통합시키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이승호 생글기자(제주 오현고 3년) lovegwijok@han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