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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688호 2020년 12월 21일

과학과 놀자

해수의 3.5%는 염분…무게로 환산하면 5조t

약 42억 년 전에 지구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바다는 육지와 해저에서 이온들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 현재와 같은 염분을 지닌 바닷물을 가지게 되었다. 바닷물은 평균 3.5%의 염분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무게로 환산하면 약 5000조㎏(5조t)으로 바닷물이 모두 말라 붙어버린다면 지구는 약 45m 두께의 소금으로 덮이게 될 정도의 엄청난 양이다.

해수의 염분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Empedocles, 490-430BC)와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384-322BC)를 거쳐 로마의 세네카(Lucius Seneca, 3BC-65AD)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염분비 일정의 법칙 확립
해수의 염분에 대한 최초의 과학적 연구는 1674년 영국의 저명한 화학자 보일(Boyle, 1627~1691)에 의해 수행되었는데, 그는 자신의 수행 결과를 《바다의 염분에 대한 관찰과 실험》이라는 책으로 출판하였다. 보일은 영국 해협 표층 해수의 염분 변화에 대한 상당한 데이터를 측정하고 이를 축적하였다. 또한 직접 증발을 통해 남은 고체 성분으로 염분을 추정했지만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밀도를 염분의 지표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후 한 세기 동안 염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하다가 18세기 후반에 들어와서야 라부와지에(Lavoisier, 1743~1794)와 게이-뤼삭(Gay-Lussac, 1778~1850) 등에 의해 다시 증발과 적정법 등의 방법으로 염분 측정이 활발하게 수행되기 시작하였다.

염분(salinity)이라는 개념은 1865년 덴마크의 화학자 포츠해머(Forchhammer, 1794~1865)에 의해 최초로 도입되었다. 포츠해머는 해수에 녹아 있는 모든 원소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려고 시도하지 않고 염소, 황산, 마그네시아, 석회, 칼륨 및 소다와 같은 주요 염류를 정밀하게 추정하고자 하였다. 이 과정에서 포츠해머는 다양한 곳에서 채취해온 해수 샘플에서 주요 염분의 비율이 일정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 일정한 비율은 ‘포츠해머의 원리 또는 일정 성분비의 원리’로 알려져 있다. 그의 가장 흥미로운 과학적 연구 중 하나인 ‘다양한 깊이와 위도에서의 해수의 구성 성분’(1863)은 해양 화학의 역사에서 한 시대를 열었다.

약 10년 후인 1884년 독일의 디트마(Dittmar, 1833~1892)는 챌린저호 항해(1872~1876)에서 화학자 부차난(Buchanan)에 의해 채취된 전 세계 해양의 해수 77개 샘플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포츠해머가 옳았음을 증명하였고, 이를 통해 염분비 일정의 법칙을 확립하였다. <표>는 디트마가 작성한 해수 염분에 관한 보고서인데, 여러 해수 샘플의 염소(chlorine) 성분 비율이 약 55.4% 정도로 일정함을 알 수 있다.
해수의 염분을 수식으로 표현
20세기 들어 덴마크의 크누센(M. Knudsen)은 해수 중 한 가지 성분의 양만 알면 각 염류의 구성비를 알 수 있다는 원리를 이용하여 질산은(AgNO3) 용액으로 염소(Cl)의 양을 알아냄으로써 해수의 염분을 수식 S=(1.805Cl+0.03)‰로 계산하였다. 이 방법은 0.01‰(퍼밀: 1000분의 1)의 오차로 염분을 측정할 수 있었다. 1960년대 이후 전기 전도도를 이용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해수의 염분을 0.004‰의 오차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1978년부터는 염분 측정에 실용 염분 척도(Practical Salinity Scale-1978, PSS-1978)를 사용하고 있는데, 염분 35(psu)의 표준 해수를 1㎏의 용액 속에 염화칼륨(KCl) 32.4356g이 녹아 있는 KCl 용액과 1기압 15℃에서 전기전도도의 비가 1.0이 되는 바닷물로 정의한다.



S = 0.0080-0.1692K + 25.3851K + 14.0941K3/2 - 7.0261K2 + 2.7081K5/2

K = 해수 시료의 전기전도도 / 표준 KCl 용액의 전기전도도 (1기압, 15℃ 상태)

한편, 해양학자들은 정선 관측 시 해수의 염분 측정을 위해 CTD(Conductivity, Temperature, Depth)라는 장비를 이용하여 전기전도도를 측정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깊이에 따라 해수의 전기전도도와 수온을 측정해서 탐사선으로 전송해주는 장비다. 전기전도도는 이온의 농도와 움직이는 능력,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CTD의 회로는 수온에 따른 변화를 계산해서 전기전도도를 염분으로 환산한 결과를 제시한다.
전 세계 바다에 4600여 개 플로트 떠다니며 측정
과학기술의 발달로 해수의 측정 방법도 나날이 발전하여 최근에는 ARGO 플로트(float)라는 장비를 이용하여 전 세계 해양의 수온과 염분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있는데, 2020년 현재 4600여 개의 플로트가 활동 중이다. 또한, 공중 드론의 원리를 바다로 가져와서 바다를 더 오래 더 깊이 탐사할 수 있는 수중 글라이더(underwater glider)도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ARGO 플로트가 해류를 따라 이동하는 수동적 장비라면, 수중 글라이더는 원하는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능동적 장비라는 점에서 플로트보다 진일보된 측정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전 세계 해수의 성질을 지속적으로 관측하는 것은 지구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지표면의 약 70%를 차지하며 수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양의 변화는 전체 지구 시스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구의 미래가 인간이 바다를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달렸는지도 모른다.
√ 기억해주세요
약 42억 년 전에 지구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바다는 평균 3.5%의 염분을 가지고 있는데, 여러 바다에서 채취한 바닷물 샘플의 염소(chlorine) 성분은 약 55.4% 정도로 일정하다. 2020년 현재 4600여 개의 ARGO 플로트(float)라는 장비가 전 세계 해양의 수온과 염분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있으며 드론의 원리를 활용한 수중 글라이더(underwater glider)도 활용되고 있다. 지표면의 약 70%를 차지하며 수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양의 변화는 전체 지구 시스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속적으로 관측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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