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생글생글 663호 2020년 5월 11일

Cover Story

"코로나 신약은 대도약 기회"…K바이오 40여개사 개발 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돼야 한다. 이번 전쟁은 모두가 한편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에 이렇게 썼다. 전 세계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저마다 확보한 기술을 가지고 코로나19를 물리치기 위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만 40곳이 넘는 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발을 들였다. 코로나19로부터 인류를 지켜내겠다는 사명감도 있지만 제약·바이오 기업에는 커다란 기회이기도 하다. 작은 바이오벤처에 불과했던 미국의 길리어드사이언스가 2009년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를 출시하며 순식간에 글로벌 선두권 제약사로 올라섰던 것을 제약·바이오업계는 기억하고 있다.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치료제 긴급사용 승인

코로나19는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감염돼 발병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2002년 유행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유행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도 모두 코로나바이러스다. 코로나19는 사스, 메르스 등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최대 2배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올 만큼 확산 속도가 빠르다.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코로나19는 넉 달 만에 전 세계에 380만 명의 감염자를 냈다.

처음 등장한 바이러스다 보니 최근까지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치료제, 이를 예방할 백신이 없었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가 지난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으며 코로나19 치료제의 물꼬를 텄다. 렘데시비르는 원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이다.

렘데시비르는 정식 허가 절차를 밟지 않았다. 긴급사용 승인 제도는 임상 일정 등을 최대한 줄여주고 효능이 확인되면 곧바로 허가해주는 일종의 패스트트랙이다. 당장 치료제가 급한 상황에서 각국 허가당국이 활용하는 임시 허가제도다. 렘데시비르가 첫 코로나19 치료제지만 사용 범위는 제한적이다. 인공호흡기, 에크모(ECMO) 등 특별한 의료장치가 없으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중증환자를 치료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1000여 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를 맞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회복 기간이 31% 줄어들었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연말까지 100만 명 분량의 렘데시비르를 생산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렘데시비르가 올해 20억달러(약 2조4500억원)어치 팔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치료제 개발 열풍

국내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이 개발하고 있는 항체치료제는 항바이러스제와 다른 원리로 코로나19를 치료한다. 셀트리온은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효과(중화능력)가 있는 항체 후보 38개를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서 찾았다. 인체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외부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이를 공격하는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 물질이 항체다.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물질인 항원과 결합하는 성질을 갖고 있는 항체는 바이러스가 제 기능을 못하게 한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기업 중 개발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람을 대상으로 치료제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 이전 단계를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는 7월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위해 피실험자에게 투여할 치료제 생산과 동물실험을 동시에 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 안트로젠, 파미셀 등은 건강한 사람에게서 뽑은 줄기세포를 대량 배양해 중증의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투여하고 있다. 줄기세포치료제는 손상된 세포를 재생시키고 면역계를 조절해 바이러스로 인해 폐에 생긴 염증을 낫게 한다. 바이러스 때문에 약해진 코로나19 환자의 면역계를 활성화해 염증을 치료하려는 기업들도 있다.

험난하고 먼 백신 개발

코로나19가 걱정 없는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백신 접종은 필수다. 백신은 심각한 병을 일으키지 않는 대신 인체가 충분한 방어력을 갖출 수 있게 병원성(병을 일으키는 성질)을 제거한 바이러스를 몸 안에 주입하는 것이다.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항원에 저항하는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와도 병에 걸리지 않는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지난 3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RNA 백신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RNA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RNA를 조작해 체내에 항체가 만들어지게 하는 의약품이다. 이르면 7월께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DNA 백신은 미국 바이오기업 이노비오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첫 환자에게 투여하며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국내 바이오기업 제넥신도 DNA 백신 임상시험을 다음달 시작할 계획이다.

임유 한국경제신문 바이오헬스부 기자 freeu@hankyung.com

NIE 포인트

① 바이러스 치료제와 백신의 차이 및 각각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② 독보적 원천기술을 확보한 기업이 해당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③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전세계 국가 및 기업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이 좋을까 한국 등 개별 국가나 기업이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방안이 나을까.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