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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655호 2019년 12월 2일

피플&뉴스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反중국 민주화 진영 86% 압승

홍콩 시민들이 ‘선거 혁명’을 일궈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처음으로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다. 이번 선거는 구의원을 뽑는 지방선거지만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열망은 향후 입법회(의회)와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콩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동력을 잃어가던 길거리 시위도 다시 거세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홍콩 정부와 의회에 민주 인사들을 대거 진출시켜 독립과 자치권 요구를 관철하는 제도권 투쟁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범민주 진영, 전체 452석 중 388석 확보

지난달 24일 18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은 전체 452석 중 388석(85.8%)을 확보했다. 반면 친중파는 60석(13.3%)을 얻는 데 그쳤다. 4년 전 선거에서 친중파가 327석, 범민주 진영이 118석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일명 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홍콩 시민들의 반중(反中)·반정부 민심이 폭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위에 강경 진압으로 일관한 홍콩 정부와 중국 중앙정부를 심판하고자 홍콩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섰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엔 모두 294만여 명의 유권자가 투표했다. 앞서 가장 많은 220만여 명이 참여했던 2016년 입법회 의원(국회의원) 선거 때보다 훨씬 많다. 최종 투표율도 71.2%로 4년 전 구의원 선거 때의 47.0%를 크게 웃돌았다.

홍콩 민주화 운동에 새 동력될 듯

선거를 위해 등록한 유권자는 413만 명으로 2015년 369만 명보다 11.9% 늘었다. 18∼35세 젊은 층 유권자가 12.3% 늘어 연령대별로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반중 성향의 젊은 층 유권자가 많이 늘어난 게 범민주 진영에 결정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다. 해외 유학생마저 귀국해 한 표를 행사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쓰나미와 같은 분노가 홍콩을 휩쓸어 친중파에 산사태와 같은 참패를 안겼다”고 보도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선거 결과를 존중한다. 겸허하게 열린 마음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평화와 안전, 질서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 장관은 “무슨 일이 있어도 홍콩은 중국의 일부”라는 견해를 밝혔다.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두면서 홍콩 민주화 시위 동력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범민주 진영 내 공민당은 36명 후보 중 32명의 승리가 확정되자, 당선자 전원이 시위대의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홍콩 폴리텍대로 달려가 남아 있는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내년 9월 입법회 의원 선거에도 영향 줄듯

이번 선거 결과는 내년 9월 예정된 입법회 의원 선거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입법회는 간접선거로 선출되는 직능대표 35석과 직접선거로 뽑히는 지역구 35석으로 구성돼 있다. SCMP는 “구의원 선거 당선자들이 입법회 선거에도 나오기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가 입법회 선거에도 연쇄 반응을 일으킬 것”이라며 “범민주 진영이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2022년 12월 시행되는 행정장관 선거에까지 파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홍콩 행정장관은 직선이 아니라 1200명의 선거인단에 의한 간선으로 뽑힌다. 선거인단은 행정장관 선거 1년 전인 2021년에 선출된다. 산업·금융계와 전문직군, 농어업·노동·사회·종교계, 그리고 정치권 등 4개 부문에 300명씩 배정돼 있다. 구의회는 정치권에 속하는데 117명이 할당돼 있다. 117명의 선거인단은 구의원 선거에서 이긴 진영이 모두 차지한다. 입법회 의원 70명도 선거인단에 포함된다.

NIE 포인트

홍콩과 연관된 영국과 중국의 역사를 알아보자. 홍콩에서 반중국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배경을 정리해보자. 이번 구의원 선거에서 중국에 반대하는 민주진영이 압승한 이유와 이번 선거가 향후 중국·홍콩 관계에 미칠 영향을 토론해보자.

베이징=강동균 한국경제신문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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