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은 보존돼야 한다. 전 세계인이 같은 물건을 소비하는
현대 사회에서 전통을 빼놓고는 한 나라의 문화 정체성을
찾을 방법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생글기자 코너] 우리 모두 전통에 지속적 관심 가져야
대한민국 국보 제1호(1962년 12월 20일 지정) 숭례문은 2008년 2월 10일 오후 8시40분 전후 방화범 채종기의 방화로 불타기 시작해 약 5시간 후인 11일 오전 1시54분, 목조 건물 일부와 석축 기반을 남기고 2층 누각이 붕괴하면서 소실됐다. 당시 많은 사람이 이를 안타까워했고, 언론과 정부는 그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가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우리가 문화재에 관심이 얼마나 없었는지, 그에 대한 관리가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전통을 지켜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당신은 생각해본 적 있는가?

전통은 역사적으로 전승된 물질문화, 사고와 행위양식, 사람이나 사건에 대한 인상, 갖가지 상징군을 뜻한다. 그리고 전통은 공동생활의 통일화(統一化) 또는 재인식이 조장돼 다른 집단이나 공동체에 대해 이질감(異質感)이 생기게 한다. 따라서 집단이나 공동체가 내부적·외부적으로 위기에 빠졌을 때 전통은 다른 집단이나 공동체에 대해 우월감이나 배타적 감정을 갖게 해 때로는 민족의 독립이나 자각을 높이는 수도 있으나, 편협한 지역 근성 또는 내셔널리즘의 발전을 촉진하는 경향도 내포한다. 이런 전통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가?

그럼에도 전통은 보존돼야 한다. 전 세계인이 같은 물건을 소비하는 현대 사회에서 전통을 빼놓고는 한 나라의 문화 정체성을 찾을 방법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경(1874~1965)은 “우리들이 집을 짓고, 그리고 그 집은 우리를 만든다”고 했다. 우리의 정체성이 전통을 만든 것처럼, 전통이 우리의 정체성을 다시 기억하게 해줄 것이다.

숭례문 같은 문화재만이 아니라 우리 전통의 보호·관리에 문화재청은 분명한 책임이 있고, 그 보호의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문화재청의 역량은 전국에 산재한 모든 문화재와 전통을 보호하는 데 매우 부족하다. 이런 때 필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전통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다. 우리가 좋은 전통을 지키면, 그 전통은 다시 우리를 좋은 민족으로 만든다.

김재환 생글기자(경희고 2년) ktkk224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