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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582호 2018년 2월 12일

Focus

[뉴스 인 포커스] 주식 액면분할하면 주식 사기 쉬워지죠



한국 최대기업인 삼성전자가 발행 주식에 대해 50대 1의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액면분할 이후 많은 사람이 이 회사의 주주 변화와 주가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액면분할이 뭐길래 이렇듯 관심이 쏠릴까.

액면분할하면 주식 수 늘어

액면분할이란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한 비율로 쪼갬으로써 주식수를 늘리는 것이다. 예컨대 액면가 5000원인 주식을 10대 1로 액면분할하면 액면가가 500원으로 낮아져 100주이던 주식수가 10배인 1000주로 늘어나게 된다. 삼성전자의 현재 주식수는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와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을 더 주는 우선주를 포함해 총 1억4645만9074주다. 50 대 1의 액면분할이 완료되는 오는 5월16일에는 주식수가 약 50배인 73억2295만3700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이 회사의 주식 1주를 가진 사람은 보유 주식수가 50주로 증가한다.

액면분할로 액면가가 낮아지면 주가도 이론적으로는 이에 비례해서 낮아지게 된다. 한 기업의 주식이 액면가 5000원에 주가가 1만원이었는데 10 대 1 액면분할을 했다면, 액면가는 500원, 주가는 1000원으로 낮아진다. 다시 말해 기업이 액면분할을 하면 주식수는 늘고 주가는 낮아져 소액투자자를 비롯한 주주 수가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애플도 액면분할 이후 개인 투자자 증가

소액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주가가 높은 주식을 사기 어렵다. 이 때문에 액면분할을 하는 기업은 대부분 주가가 아주 높은 곳이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발표 전 주당 주가가 200만원을 넘었다. 액면분할을 결정할 당시(1월31일) 주가는 약 250만원이었다.

해외에서도 주가가 높은 기업이 액면분할을 자주 한다. 아이폰을 만드는 미국 애플이 대표적이다. 해외 기업이 발행하는 주식은 액면가가 아예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통상 주식분할이라는 용어를 쓰지만 개념적으로는 액면분할과 같다.

애플은 1980년 뉴욕 나스닥시장(벤처기업 주식이 거래되는 시장)에 상장된 이후 여러 차례 액면분할(주식분할)을 했다. 1987년 2 대 1로 액면분할한 것을 시작으로 2000년(2 대 1), 2005년(2 대 1) 2014년(7 대 1) 모두 네 차례 시행했다. 2014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액면분할에 대해 더 많은 투자자가 애플에 접근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애플의 주가는 주당 163달러(약 17만6000원)였다. 액면분할을 하지 않았다면 주가가 1000만원에 달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9번), 월마트(9번), 제너럴일렉트릭(6번), 포드(5번), 아마존(3회) 등도 수차례 액면분할했다.

국내에서는 아모레퍼시픽과 SK텔레콤 등이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 10 대 1 액면분할을 했다. 당시 주당 400만원에 육박하는 고주가 주식이어서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만 살 수 있다는 현실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이 회사는 2014년 개인투자자 비중이 전체 투자자의 18% 수준이었지만 2015년 이후 50% 선까지 급등했다. 2000년에는 SK텔레콤이 10 대 1 비율로 액면분할을 했다.



액면분할과 증자는 달라

그렇다면 액면분할을 했던 기업의 주가는 올랐을까. 단정할 수 없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액면분할을 해도 주가를 좌우하는 기준이 되는 기업 가치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수만 늘릴 뿐 기업 가치는 달라지지 않는다. 액면가를 그대로 두고 발행주식을 늘려 자본금을 확대하는 증자와 이 점에서 다르다.

KB증권이 2000년 이후 667건의 액면분할 사례를 분석한 결과 주가는 일시적으로 상승했더라도 이후 다시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액면분할 발표 당일 주가가 상승세를 타다 곧바로 꺾인 사례도 64.6%에 달했다. 결국 주가를 결정한 건 액면분할이 아니라 실적이었다.

다만 액면분할은 투자자 심리에는 영향을 준다. 기업의 실제 가치는 변화가 없더라도 주가가 낮아지는 만큼 싸게 보이는 ‘착시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소액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새로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생겨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가는 역시 해당 기업의 실적이 향후 좋아질 것인지가 관건이다.

홍윤정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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