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반도체 1등 대한민국'에 도전장 내민 중국 정부
☞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IT(정보기술)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거의 대부분의 제조업에서 한국을 뒤따라 잡고 있으나 유독 반도체 부문에선 중국 업체들이 힘을 못쓰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듯 하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반도체 굴기(堀起·떨쳐 일어서는 것)’는 우리에게 심각한 잠재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은 국영업체들을 통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XMC는 지난달 28일 허베이성 우한에서 메모리칩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XMC는 3단계로 나눠 240억달러(약 28조800억원)을 투입한다. 1단계는 낸드플래시 반도체 공장을, 2단계는 D램(RAM) 공장을 짓는다. 마지막으론 부품 공장을 세운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등에 장착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XMC는 특히 ‘3D 낸드’로 불리는 차세대 플래시 메모리도 생산할 방침이다. D램은 개인용 컴퓨터(PC) 등에 주로 들어간다. 240억달러에 달하는 공사비는 중국 정부가 설립한 반도체 기금과 지방정부의 자금 등으로 충당한다. XMC는 허베이성 정부가 2006년 15억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지난해 미국 플래시 메모리업체 스팬션과 차세대 반도체 공동개발을 위한 파트너십도 맺었다. 칭화유니그룹도 300억달러(약 35조1000억원)를 반도체 생산에 투입할 예정이다. 칭화유니그룹은 지난해 7월 미국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을, 10월에는 샌디스크를 인수하려다 미국 정부의 반대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중국 국영기업들의 투자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반도체에 14조7000억원, SK하이닉스가 6조원 정도를 투자한데 비하면 몇배의 규모다. 이같은 대대적 투자를 중국 정부가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에 10년간 1조위안(178조원)을 투자해 전략산업으로 육성키로 하고 1200억위안(21조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했다. 중국은 세계 반도체의 60% 가량을 소비하는데 90%를 수입한다. 연간 수입 규모만 2300억달러(270조원)에 이르지만 자급률은 20%에 그친다. 이를 2025년 7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다. 이처럼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우리나라 관련 전문인력을 유치하는 데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 전문인력을 빼가면서 ‘연봉 5배에 5년간 자리 보장’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는 우리 주력산업 가운데 확고한 경쟁 우위를 지키고 있는 몇 안되는 분야다. 하지만 10년뒤에도 이런 우위가 이어진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통해 차세대 제품에서 제조대국으로의 부상을 내걸고 있다. 일본에 치이고 중국에 추격당하고…. 이게 지금 우리 산업의 현실이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중국 업체들이 잇따라 반도체 생산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XMC가 중국 허베이 성 우한에 메모리칩 공장을 짓기 위한 기공식을 28일 개최한다고 25일 보도했다. 이 공장은 미국의 사이프레스(Cypress)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전자기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메모리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 3월26일 연합뉴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