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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경주지진보다 규모 작았지만 피해 6배 컸던 포항지진…인공위성 탐사로 북동쪽으로 4㎝ 지표 이동 확인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포항지진은 약 1년 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에 비해 규모는 작았지만 각종 시설물 파손, 인명 피해, 이재민 발생 등 그 피해는 여섯 배 정도 더 컸다.다음은 포항지진에 대한 보도자료에서 지구과학적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이번 지진의 진앙은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점인 흥해읍 남송리이며, 진원은 지표에서 9㎞ 깊이의 지점이다. 오후 2시 29분 31초에 발생한 본진의 지진 규모는 M 5.4로, 2016년 경주지진(M 5.8)에 이어 1978년 본격적인 지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지진이다. 수정 메르칼리 진도 계급 기준 최대 진도는 Ⅵ으로 2016년 경주지진에 이어 관측 사상 두 번째로 최대 진도 Ⅵ을 기록한 지진이다. 포항지진의 원인을 조사해온 정부조사단은 2019년 3월 20일, 이 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이 단층면을 자극해 발생한 ‘촉발 지진’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11월 15일 오후 2시께 포항시 북구 북쪽과 북서쪽 7㎞ 지역에서 각각 규모 2.2와 규모 2.6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 두 지진은 전진으로서, 규모 5.4의 본진은 그 뒤를 이어 발생했다. 이후 규모 2에서 3을 오가는 몇 차례 여진이 추가적으로 발생했다."위의 보도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지진 관련 기초 지식이 필요하다. 우선, 판구조론적으로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동쪽으로 북아메리카판, 남쪽으로 필리핀판, 동쪽으로 태평양판과 인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판의 내부에 위치하고 있어 판 경계에 있는 일본에 비해 지진의 발생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지질구조상 지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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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질의 조합·배열 달리해 레고 쌓듯이 새 물질 만든다

    장난감 레고 빌딩블록을 떠올려보면, 기본적인 형태들이 몇 가지 존재하고 이것들의 조합과 배열로 수없이 다양한 구조물이 형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의 세계도 기본적인 단위체(편의상 앞으로 이를 빌딩블록이라 부르자)의 조합과 배열로 수없이 다양한 물질이 만들어진다.더 놀라운 것은 원자와 같은 작은 단위의 빌딩블록으로 만들어진 분자들이 다시 더 큰 구조를 구성하기 위한 하나의 빌딩블록이 되는 위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런 위계적 빌딩블록으로 자연에서는 매우 정교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물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2015년 개정 교육과정 문서에서는 물질을 구성하는 빌딩블록에 관한 내용이 여러 문장으로 제시되어 있다. 예를 들면, 통합과학 교과에서 “…생명체와 지각을 구성하는 단백질, 광물 등의 물질은 원소들 간의 규칙적인 화학 결합을 해 만들어지며, 기존 물질의 물리적 성질을 변화시켜 다양한 신소재를 개발한다…”와 같이 원자를 빌딩블록으로 하여 단백질과 광물 등의 다양한 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도록 설명한다.그리고 빌딩블록으로 구성된 다양한 물질의 사례로 규산염 사구체를 빌딩블록으로 해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광물, 탄소와 수소 원자를 빌딩블록으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탄화수소 화합물, 아미노산 및 뉴클레오티드를 빌딩블록으로 하는 단백질과 DNA를 제시하고 있다.가장 근본적인 빌딩블록은 무엇일까?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빌딩블록은 원자다. 현재까지 118개의 원자가 발견되었다. 원자들은 원자핵의 전하와 원자핵 주위의 전자가 오비탈(궤도함수)에 배치된 방식이 서로 다른데, 이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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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생하던 조류가 빠져나가면 산호는 빛을 잃는다

    지구온난화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으며, 이것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여러분 모두가 느끼고 있을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미치는 영향은 주변 생물상의 변화에서부터 전 지구적인 기후 변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생태계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생태계를 이루는 생물뿐만 아니라 질소, 물, 탄소와 같은 물질의 순환에도 관심을 가진다. 지구온난화에는 탄소의 순환이 깊게 관여하고 있다.생물을 구성하는 거대분자(탄수화물, 지질, 단백질 등)는 모두 탄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생물의 대사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 대부분이 탄소 화합물에 저장돼 있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탄소를 고정해 유기물을 만들고, 생물은 대사 과정을 통해 이런 유기물을 이용한다. 대사 과정을 거친 유기물은 이산화탄소(CO2)로 분해돼 다시 대기로 돌아간다. 이렇듯 탄소는 생물과 환경 사이를 오가며 순환한다.바닷속 탄산염을 석회석으로 바꿔 성장하는 산호초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는 아주 오래전 살았던 생물이 죽은 뒤 산소가 부족한 퇴적층에 묻혀 만들어진 것이다. 석탄이나 석유를 형성하는 생물의 사체는 분해되지 않은 채 수천만 년에서 수억 년 동안 묻혀 있었다. 즉, 화석연료는 오랫동안 지구의 탄소 순환에서 벗어나 있었다. 화석연료를 이용하면 순환하지 않고 잠들어 있던 탄소들이 다시 순환한다. 그런데 화석연료를 태우면 나오는 CO2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온실가스는 지구로 유입된 태양에너지 중 우주로 방출돼야 할 에너지를 붙잡아 가둬 지구 기온을 상승시킨다. 적절한 온실가스는 지구에서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하지만, 온실가스 농도가 너무 높아지면 기온을 과도하게 상승시키고 강&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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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펨토미터(㎙) 크기 중이온을 15만분의 1초 만에 95.5m 날려

    고흐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은 우리가 보는 밤하늘과 너무나 달라 낯설지만 고흐의 작품인 만큼 친근함마저 든다. 21세기 첨단 과학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19세기 고흐의 작품을 보면서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과연 고흐는 어떻게 우리가 보지 못한 밤하늘을 볼 수 있었을까.우리는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눈으로 들어온 빛을 망막세포가 감지하고, 감지된 정보를 시신경이 뇌로 전달해 세상을 인식하는 것이다. 결국 본다는 것은 인간의 뇌에 잠재된 창의성과 지적 능력이 반영된 결과다. 고흐의 창의성이 우리가 보지 못하는 밤하늘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한 것이다.과학자의 새로운 눈 중이온가속기현대 과학은 보는 과정을 첨단 장비와 인공지능으로 대체해 인간의 눈을 통해 볼 수 없는 매우 작은 세계의 새로운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첨단 과학의 시대에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장 작은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과연 우리는 어디까지 볼 수 있을까.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지적 능력은 어떤 역할을 할까.현미경의 발견으로 인류는 아주 작은 세계를 볼 수 있는 새로운 눈을 가지게 됐다. 식물의 내부 구조에서 작은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마이크로 세계의 모습들이 현미경을 통해 인류에게 드러났다. 그런데 현미경은 빛을 이용하는 것으로, 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세계는 볼 수가 없다. 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m에 해당한다.이후 전자 현미경의 발견으로 반도체의 표면과 같이 마이크로미터보다 훨씬 작은 세계를 직접 촬영할 수 있게 됐다. 전자현미경은 빛이 아니라 전자를 이용해 물질의 구조를 보는 장치로, 물리학의 양자역학 원리가 적용된다.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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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슨의 항법용 시계가 뱃사람에게 경도를 알려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전 세계적 재난 상황에서 많은 나라가 앞다퉈 외국인의 입국은 물론 자국민의 일상적인 통행마저 제한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아시아인을 향한 혐오와 차별 역시 늘고 있다고 한다. 인종, 국가, 언어, 종교 등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쏟아온 인류의 노력이 단 몇 개월 만에 역행하는 모습은 초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이 사태가 진정된 이후의 세상이 사뭇 염려스럽다.각자 살아남기 위해서는 배척과 차별조차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가 이뤄놓은 세계화가 정치, 문화, 과학, 종교 등 인류의 모든 활동이 복합적으로 일궈낸 성취임을 되새기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화의 불씨를 댕긴 과학의 역할도 한 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겠다.인간은 고대 중국에서 실크로드를 개척한 이후 범지구적 교역을 멈춘 일이 없다. 오스만 제국이 육상 교역로를 틀어쥐자, 15세기 유럽인들은 보다 자유로운 교역을 위해 위험천만한 해상 무역도 마다하지 않았다.GPS(위성항법장치)를 비롯한 다양한 항법기술을 갖춘 오늘날과 달리, 당시 선박들은 전후좌우로 수평선만 펼쳐진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고 표류하기 일쑤였음에도 말이다.바다 위에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는 일은 18세기까지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았다. 1707년 영국 실리 제도 근처에서 4척의 함대가 암초에 부딪히는 대형 사고가 나자, 영국 정부는 급기야 이 문제를 푸는 데 최대 2만파운드(오늘날 50억원 정도)의 상금을 걸기에 이른다.자전 탓에 측정이 어려웠던 경도망망대해에서 표류하지 않으려면 두 개의 좌표, 위도와 경도를 파악해야 한다. 다행히도 위도는-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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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도 나노 크기로 쪼개면 헤어드라이어로 녹일 수 있어

    과학자는 물질을 연구한다. 물질을 연구하는 것은 물질의 새로운 성질을 알아내는 일, 새로운 물성을 가진 물질을 만드는 일, 새로운 물질을 활용하는 일 등을 포함한다. 예를 들면, 그래핀(graphene)에서 휘는 성질과 전기를 잘 통하는 성질이 있음을 밝히는 일, 그래핀을 합성하는 일, 이 물질을 이용해 생활에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일 등이 과학자가 하는 일에 해당한다. 그런데 새로운 성질이 없다면 합성하는 것도 응용하는 것도 의미가 없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물질의 성질을 연구하는 일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의 개념은 국가에서 공시한 교육과정에 따르고 있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 문서에서 물질의 특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물질과 혼합물의 개념을 이해하여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물질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한다. 밀도, 용해도, 끓는점, 어는점 등이 물질의 특성이 될 수 있음을 알고…밀도, 용해도, 끓는점, 어는점이 물질의 특성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할 수 있다. >한편, 중학교 교과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물질의 특성을 정의하고 있다.< 물질은 색깔, 맛, 냄새와 같은 겉보기 성질과 부피, 질량, 길이 등 크기 성질과 끓는점, 밀도와 같이 물질의 양과 관계없는 세기 성질을 갖는다. 물질의 여러 가지 성질 중 그 물질만이 나타내는 고유한 성질을 물질의 특성이라고 한다. >그래서 학생들은 끓는점, 녹는점, 밀도, 용해도 등 양과 관계없이 일정한 값을 갖는 물질의 성질을 물질의 특성으로 이해하고 있다. 즉, 물질의 특성은 크기와 무관한 값을 갖는다고 인식한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배울 때도 금을 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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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러스는 왜 변종이 발생해 치료제 개발을 어렵게할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온라인 개학, 비대면 회의 등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전례 없는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외에도 감기, 독감, 홍역, 볼거리,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등 인류를 괴롭혀온 수많은 질병을 바이러스가 일으킨다.무생물과 생물의 중간 단계인 바이러스그렇다면 바이러스란 무엇일까? 바이러스는 자신을 늘리는 목적밖에 없는 단순한 형태의 복제 기계다. 바이러스 입자는 전자현미경으로만 관찰 가능한 크기며, 단백질 등으로 구성된 껍질(캡시드)과 그 안에 있는 핵산(DNA 또는 RNA)으로 구성돼 있다. 캡시드는 핵산을 보호하고 바이러스가 침투할 숙주세포를 인식해 핵산을 세포에 주입한다. 핵산은 바이러스 증식과 관련된 여러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다. 숙주세포를 만나기 전까지 바이러스는 아무런 생명 활동을 하지 않아 무생물과 다름없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무생물과 생물의 중간 단계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바이러스의 캡시드가 숙주세포와 접촉하면 바이러스는 핵산을 숙주세포 안으로 주입한다. 주입된 DNA는 바이러스 증식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단 자신이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캡시드와 핵산을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숙주세포의 생산공장을 이용한다. 숙주가 지닌 핵산복제효소를 이용해 자신의 핵산을 복제하고,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에 담긴 단백질 성분을 만들기 위해 숙주의 단백질 생산기구를 이용한다. 단지 공장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숙주가 갖고 있던 자원도 아낌없이 쓴다. 감염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새롭게 만들어진 바이러스들로 숙주세포 내부가 가득해지고, 곧이어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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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대 들어 지진 등 전조현상 활발해지는데…지하에 마그마 방 여럿…백두산 폭발 예측 어려워

    2019년 10월 우리나라에서 개봉된 영화 ‘백두산’은 국내 800만 관객을 돌파하는 흥행 실적을 올렸다. 이 영화가 이렇게 흥행한 것은 시나리오, 배우, 완성도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자연재해와 재난에 관한 우리의 관심이 증가한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영화 줄거리처럼 백두산 폭발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백두산은 1903년 마지막 폭발을 한 높이 2750m의 성층화산이다. 성층화산(strato volcano)이라 함은 하와이와 제주도의 순상화산(shield volcano)을 형성한 현무암질 용암과는 달리 점성이 높은 유문암질 용암과 쇄설물이 교대로 쌓여 만들어진 화산이다. 정상부에는 분화 이후 함몰에 의해 만들어진 직경 5㎞의 칼데라 호수인 ‘천지’가 있다.900년대 중반 이후 16차례 폭발한 백두산백두산은 900년대 중반 대규모 폭발 이후 지금까지 총 16회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900년대 중반에 폭발한 대규모 폭발은 화산 폭발 지수(VEI: Volcanic Explosivity Index)로 따졌을 때 7 정도에 해당한다. 이는 서기(AD) 79년 이탈리아 남부 도시 폼페이를 화산재로 덮어 멸망시킨 베수비오 화산(VEI 5)의 100배, 2010년 폭발해 세계 항공기 대란을 일으킨 아이슬란드 화산(VEI 4)의 1000배 정도의 크기라고 한다. 이때 분출된 화산재는 일본 북부 퇴적층에서까지 발견된다고 한다. 분출한 화산재가 편서풍을 타고 일본까지 퍼져나간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발해 제국이 멸망한 것도 이때 폭발한 백두산 화산 때문일 것이라는 가설도 제기된다.백두산에 대한 우리의 주된 관심은 폭발 시기와 규모다. 첫째, 폭발 시기와 관련해서 영화에서는 2021년을 폭발 시기로 설정하고 있는데 과연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