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와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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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빚더미' 가계·기업…1년새 208조원 불었다
가계와 기업이 지난해 은행에서 208조원에 이르는 돈을 새로 빌린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와 기업의 부채 잔액이 사상 최대인 것은 물론이고 연간 차입금 증가폭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로 나타났다. 가계는 주식 투자를 늘리고 집과 전세금 마련을 위해,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 여건이 나빠져 빚을 대거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작년 말 은행의 가계대출·기업대출 잔액은 1965조2000억원으로 2019년 말보다 207조9000억원 늘었다. 작년 대출 증가폭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후 최대다. 2019년 증가폭 105조6000억원의 두 배에 이르렀다.은행 가계대출은 작년 말 988조8000억원으로 2019년 말보다 100조5000억원(11.3%) 늘었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721조9000억원으로 68조3000억원 증가했다.연간 증가폭으로는 담보인정비율(LTV) 등의 규제가 완화된 2015년(70조3000억원) 후 5년 만에 가장 컸다. 신용대출은 266조원으로 32조4000억원 불어나 역대 최대폭 증가했다.가계 빚이 늘어난 것은 주식과 부동산을 사들이기 위해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에 나선 결과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 공모주 청약 자금을 마련하려는 차입금 조달 수요가 컸으며 일부 가계는 부동산 구입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차입금을 늘리기도 했다”고 말했다.은행 기업대출은 976조4000억원으로 107조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기업 차입금 증가율 12.4%는 2019년 5.4%의 2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이 가운데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이 386조원으로 사상 최대인 47조5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로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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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석유·구리…'원자재 빅사이클' 오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추락을 거듭하던 국제 유가가 12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올라갔다. 유가뿐 아니라 구리, 철광석, 은, 옥수수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줄줄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 10년간 ‘원자재 슈퍼사이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지난 13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07% 오른 배럴당 53.78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는 1.17% 상승한 배럴당 57.24달러를 기록했다. 본격적인 코로나19 영향권에 들기 전인 지난해 1월 24일(54.19달러)과 2월 21일(57.94달러) 후 최고치다.최고가 기록을 쓴 것은 유가뿐만이 아니다. 구리는 지난 7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2013년 1월 이후 최고가인 t당 81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철광석(중국 수입가 기준)도 12일 t당 172.67달러까지 치솟았다. 올해 초 대비 111%가량 폭등한 것으로 2013년 3월 이후 최고치다.코로나19 백신과 미국 등 세계 각국의 부양책이 경기 회복 기대를 키우면서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원자재 공급 부족과 달러 가치 하락도 가격 상승의 주요인으로 지목된다.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부문 리서치총괄은 “코로나19 사태가 상품시장에 슈퍼사이클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됐다”며 “세계 경제 환경이 앞으로 10년간의 상품 가격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상용 한국경제신문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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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패닉바잉'…지난달 주택 거래 14만 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이 작년 7월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14만 건을 넘어섰다. 정부가 설 연휴 전 대규모 공급 대책을 예고했지만 ‘패닉바잉(공황 구매)’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주택 매매 거래량은 128만 건으로 전년 대비 59% 급증했다.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14만28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했다. 전월(11월)과 비교해도 20.1%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의 5년 평균보다는 66.1% 많았다.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작년 7월 14만1419건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8~9월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작년 10월 9만2769건으로 반등한 후 3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 14만 건을 넘어섰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작년 8월 이후 새 임대차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 불안이 커지면서 10~11월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크게 상승했다”며 “지금도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내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패닉바잉 등의 영향으로 연간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작년 한 해 동안 127만9305건을 기록해 전년 대비 58.9% 증가했다. 작년 주택 매매 거래량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64만2628건으로 전년 대비 61.1% 늘었다. 서울은 17만7757건으로 35.3%, 지방은 63만6677건으로 56.7% 증가했다.유형별로는 아파트가 93만4078가구로 전년 대비 71.4% 늘었다. 다세대·다가구·연립주택 등 비아파트 거래량도 전년 대비 32.7% 증가한 34만5227가구로 집계됐다.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거래 비수기인 겨울에 거래가 급증한 건 그만큼 수요자들이 정부의 주택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과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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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가격 한달새 3배 급등…도시가스·전기 요금 오르나
올 들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기록적인 한파에 탈(脫)석탄 정책까지 더해져 LNG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도시가스와 전기 요금에도 연쇄적인 파장이 예상된다.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업체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플라츠에 따르면 지난 8일 한국과 일본 현물시장(JKM)에서 LNG 가격은 100만BTU(열량단위)당 21.453달러를 기록했다. 조사가 시작된 2009년 이후 최고치다. 지난달 초 8.065달러에서 불과 한 달여 만에 세 배 가까이로 뛰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최저치를 찍은 지난해 4월 말(1.675달러)과 비교하면 9개월 만에 13배 가까이 폭등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JKM 선물(1월물) 가격도 8일 15달러 선까지 치솟았다.국내 발전사와 도시가스사에 LNG를 공급하는 한국가스공사는 연간 물량의 70%가량을 장기계약을 통해 수입한다. 나머지 30%는 난방 수요가 많은 겨울철 현물 거래로 구입한다. 최근 기록적 한파로 수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수입단가가 급등한 것이다. 정부의 탈석탄 정책으로 탄소 배출이 적은 LNG 수요가 급증한 것도 가격 폭등의 원인으로 지목된다.가스공사 관계자도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정부의 탈석탄 정책으로 LNG 수요가 늘면서 비싼 현물 가격을 주고서라도 재고를 쌓아놓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가격 변동성이 큰 LNG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이에 연동되는 도시가스와 전기 요금의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강경민/성수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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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5만개 시대…장보기·세탁·택배 '다 되네'
국내 편의점이 작년 말 기준으로 ‘5만 점포’ 시대를 열었다. 1989년 5월 세븐일레븐이 서울 방이동에 편의점 1호를 선보인 이후 약 31년 만이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그에 발맞춰 편의점업계가 빠르게 진화한 결과다. 배달 시장의 폭발과 함께 편의점이 ‘동네 물류’의 거점으로 부상하는 등 편의점 수는 더욱 팽창할 전망이다.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상위 5개사의 점포 수는 작년 말 기준 4만8094개다.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는 GS25와 CU의 점포 수가 각각 1만5000개 규모다. 세븐일레븐은 1만486개, 이마트24는 5301개였다. 5위인 미니스톱의 점포 수도 2607개로 집계됐다.중소 브랜드 및 개인이 운영하는 편의점을 포함하면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이미 5만 개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시장 포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CU와 GS25 등 상위 업체들은 지난해 매달 70~80여 개씩 점포 수를 늘렸다”고 말했다.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2010년대 이후 가파르게 급증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꾸준하게 포화 논란이 제기됐다. 2007년 처음 1만 개를 넘어선 뒤 2016년 3만 개, 2018년 4만 개를 돌파할 때도 비슷한 상황은 반복됐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인구 1077명당 1개 수준.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2280명당 1개)보다 인구당 점포 밀도가 높지만 점포 평균 면적은 절반 수준이어서 대형화 쪽으로 아직 확장 여지가 많다는 게 업계의 인식이다.편의점은 1인 가구의 꾸준한 증가에 따른 성장 여력이 큰 업종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수(2019년 인구총조사)는 614만 가구에 달한다. 전체 가구 중 30.2%에 해당한다.편의점 업계는 이들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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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여윳돈 2000조…증시·부동산 '불쏘시개' 됐다
가계가 보유한 현금·예금이 20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9월에만 150조원가량 급증했다. 가계의 대규모 여유자금이 고수익을 좇아 증시·부동산으로 이동하면서 자산시장을 데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지난 12일 한국은행 자금순환표를 보면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작년 9월 말 현금·예금 잔액은 1931조7076억원이었다. 2019년 말보다 148조8310억원(8.3%) 늘어났다. 역대 1~3분기 증가폭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세부적으로 보면 가계 보유 현금은 작년 9월 말 100조3485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들어 9월 말까지 13조2249억원 늘었다. 예금은 1831조3591억원으로 작년 1~9월에만 135조6061억원 불었다.가계가 보유한 현금·예금은 2017년 말 1581조9883억원에서 2018년 말 1654조7062억원, 2019년 말 1782조8766억원으로 늘었다.지난해 가계의 현금·예금이 급증한 이유는 가계소득이 꾸준히 늘어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바깥 활동이 줄어 씀씀이가 감소한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작년 3분기 기준 530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 작년 1분기(3.7%), 2분기(4.8%)에 이어 매 분기 명목소득이 증가했다. 반면 작년 1~3분기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액(638조7782억원·명목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했다.현금·예금 외에 가계의 주식·펀드 투자금도 늘었다. 지난해 9월 말 가계가 보유한 주식·펀드 투자 잔액은 852조5857억원(9월 말 시장가치 기준)로, 2019년 말(722조2250억원)과 비교해 130조3607억원 늘었다.작년 4분기부터는 현금·예금이 주식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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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국 수출 5.4% 급감…'코로나 한파'에 2016년 수준
지난해 한국 수출액이 전년 대비 5.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2019년 10.4%에 이어 2년 연속 수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수출액은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총수출은 전년보다 5.4% 줄어든 5128억4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은 7.2% 감소한 4672억3000만달러였다. 수출보다 수입이 가파르게 줄면서 무역수지 흑자는 전년보다 17.3% 늘어난 45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산업부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주요국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수출은 514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1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12월 수출액 중 최고치다. 산업부는 “10대 수출국 중 한국 상황이 홍콩 중국 네덜란드에 이어 네 번째로 양호했다”며 “지난해 3월부터 큰 폭의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던 수출이 9월(7.2%)과 11월(4.1%)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3분기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주요 기관은 올해는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으로 세계 경제가 정상화하면서 한국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가율은 한 자릿수 중후반대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8.6%)와 KOTRA(6.0~7.0%) 한국은행(5.3%, 상품수출 기준)이 대표적이다.성수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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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료 안 받아요, 광고만 봐주세요"…쑥쑥 크는 '공짜 OTT'
차세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불리는 광고 기반 스트리밍TV(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FAST는 앱 또는 셋톱박스를 통해 TV에 실시간 방송과 각종 테마콘텐츠 등 다양한 채널을 적용한 콘텐츠 플랫폼이다. 구독료 대신 광고 수입으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1위 케이블 방송사인 컴캐스트, 커머스 1위 플랫폼인 아마존, 메이저 방송사인 폭스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스마트TV 제조사들도 뛰어들어 북미 시장에서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현지 미디어업계에 따르면 북미 지역 광고 기반 OTT 시장은 80억달러(약 9조원) 규모다. 이 중 FAST 광고 시장이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로쿠채널(이용자 4300만 명)을 비롯해 쥬모(2400만 명), 플루토TV(2700만 명) 등 전문 디지털채널 사업자와 함께 삼성TV플러스(1500만 명), LG채널, 비지오TV 등 TV 제조사들도 채널을 운영 중이다. 아마존IMDB 등 플랫폼이 직접 운영하는 채널도 있다.FAST가 뜨는 것은 유료 케이블에 가입해야 볼 수 있는 뉴스, 스포츠, 영화, 드라마 등 기존 TV 채널은 물론 장르별 특성이 명확한 150~200여 개의 글로벌 콘텐츠 채널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어서다. 시청료는 시청자가 아니라 광고주가 낸다. 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TV만 있으면 별도의 셋톱박스나 가입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전 세계 TV 중 스마트TV 비중이 80%를 넘어섰다.2015년 처음 선보인 삼성TV플러스는 영화·드라마·예능·뉴스·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채널형 무료 비디오 서비스다. 지난달 22일 현재 한국과 미국, 캐나다 등 12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