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시봉의 내 인생을 바꾼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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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사람이 자신을 비우고 세상에 노닐면 누가 해칠 수 있겠습니까? - 장자 -
‘장자(莊子)’ 산목(山木)편에 있는 글이다.배를 띄워 강을 건너갈 때 빈 배가 와서 배에 부딪히면 비록 속 좁은 사람이라도 노여워하지 않지만, 배에 사람이 타고 있으면 배를 이리 가라 저리 가라 소리치는데 한 번 소리쳐서 듣지 못하고 두 번 소리쳐도 듣지 못해 결국에 세 번 소리치게 되면 반드시 욕설이 나오게 마련이니, 지난번에는 노여워하지 않았다가 이번에는 노여워하는 이유는 지난번에는 빈 배였고 이번에는 사람이 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자신을 비우고 세상에 노닐면 누가 그를 해칠 수 있겠습니까.”배가 와서 부딪혔는데 사람이 없는 빈 배다. 화내려다 말고 그 배를 살짝 옆으로 밀고, 가던 길을 갈 것이다. 우리는 이 ‘빈 배’처럼 마음을 비워 다툼을 피해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일은 그리 녹록지 않을뿐더러 방법도 잘 모른다. 그러니 ‘여기도 쿵 저기도 쿵’ 매번 부딪혀 상처투성이가 되기 일쑤다. 정작 싸워야 할 때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말이다. 이제 비우고 싶다면 상대를 살펴보자. 상대방이 나에게 경계의 눈빛을 보내지 않고 싸우려 들지 않는다면 그 순간이 바로 내가 마음을 비운 상태일 것이다.▶ 한마디 속 한자 - 虛(허) 비다▷ 허점(虛點): 불충분하거나 허술한 점. 또는 주의가 미치지 못하거나 틈이 생긴 구석.▷ 명불허전(名不虛傳): 명성이나 명예가 헛되이 퍼진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이름날 만한 까닭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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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은 뒤에 돌아옴이 있다. - 근사록 -
“근사록(近思錄)” ‘극기(克己)’편에 있는 글이다.잃은 뒤에 돌아옴이 있는 것이니, 잃지 않았다면 무슨 돌아옴이 있겠는가. 오직 잃기를 멀리 하지 않고(너무 심하게 잃지 않고) 돌아오면 후회에 이르지 않으리니, 크게 선하고 길한 것이다.사람은 반드시 잃은 것이 있은 뒤에 돌아오는 것이 있는 것이니, 이미 잃음이 있으면 후회가 없을 수 없다. 그러나 멀리 가지 않고 돌아왔으므로 후회에 이르지 않은 것이니, 바로 크게 길한 것이다.‘돌아왔다’는 떠났다는 말을 담고 있다. ‘잃었다’는 가졌다는 말을 담고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이전 상황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사람은 살면서 끊임없이 후회한다. 앞날을 미리 살아보고 다시 돌아와 사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오늘’은 누구도 미리 살아본 적이 없는 우리 모두 처음 살고 있는 날이다. 그러니 오늘 조금 실수한 우리를 용서하자.처음이지 않은가?▶ 한마디 속 한자 - 失(실) 잃다▷ 실신(失神): 병이나 충격 따위로 정신을 잃음.▷ 망연자실(茫然自失): 멍하니 정신을 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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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장도 그릇을 바꾸면 입맛이 새롭다 - 연암집 -
▶소천암은 민요와 민속 등을 기록한 ‘순패(旬稗)’를 연암 박지원에게 보여주며 말한다. “책이 겉만 번지르르한 속 빈 강정 같기보다 투박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살찌울 수 있는 이 책이 더 낫지 않겠는가. 자네가 변론 좀 해주게.”연암이 말한다. “장주(莊周)가 꿈에 나비가 됐다는 말은 믿지 않을 수가 없지만, 장수 이광(李廣)이 쏜 화살이 바위에 박힌 이야기는 의심할 만하다네. 왜냐하면 꿈이라는 것은 직접 보기 어렵지만, 실제 일어난 일은 징험하기 쉽기 때문이네. (중략) 그러나 해묵은 장(醬)도 그릇을 바꾸면 입맛이 새롭고, 늘 보던 것도 장소가 달라지면 마음과 보는 눈이 모두 달라지는 법일세.”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떤 사물이나 삶의 이야기들이 책, 영상, 또는 음식이나 물건에 담긴다. 같은 재료를 봤지만 사람들의 다른 눈과 심장을 거쳐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낸 것이다.우리가 알고 있는 새로운 것들은 대부분 이렇게 만들어진다. 다른 세상을 만나고 싶은가? 그럼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라.▶ 한마디 속 한자-換(환) 바꾸다▷ 환율(換率): 자기 나라 돈과 다른 나라 돈의 교환 비율.▷ 환골탈태(換骨奪胎): 1. 옛사람의 시문의 형식을 바꾸어서 그 짜임새와 수법이 먼저 것보다 잘되게 함. 2. 사람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해 전혀 딴사람처럼 됨.숙 장 환 기 구 치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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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끌어당긴다는 것은 애만 쓰는 것이요, 보낸다는 것은 순응하는 것이다. - 연암집 -
연암 박지원이 쓴 ‘관재기(觀齋記)’에 있는 글이다.치준대사는 어린 동자(童子)를 깨우치기 위해 말한다. “너는 순순히 받아서 보내라. 내가 60년 동안 세상을 살펴보니, 사물은 머무는 법이 없이 모두 도도하게 흘러간다. 해와 달도 흘러가 잠시도 쉬지 않으니, 내일의 해는 오늘의 해가 아니다. 그러므로 맞이한다는 것은 거스르는 것이요, 억지로 끌어당긴다는 것은 애만 쓰는 것이요, 보낸다는 것은 순응하는 것이다. 너는 마음에 머무는 것이 없게 되고, 기운이 막히는 것도 없게 하라.”‘관재기’는 불가(佛家)의 ‘공(空)’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집착을 버리라는 위의 가르침이 더 쉽게 다가온다. 오늘 뜬 해는 어제 우리가 본 해가 아니고, 내일 뜰 해는 오늘 우리가 본 해가 아니다. 무한해 보이는 자연도 이러한데 유한한 사람이 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닌가. 그런데 왜 당연한 변함 때문에 아픔이 생기고 다툼이 일어날까. 그것은 대상과 자신의 변하는 시간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둘의 변하는 시간이 일치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 시간이 일치하는 관계가 세상에 얼마나 되겠는가.그러니 상대가 변했다고 하면 집착을 버리고 인정하는 것도 현명한 일일 것이다.▶ 한마디 속 한자-勉(면) 힘쓰다▷ 근면(勤勉): 부지런히 일하며 힘씀▷ 각고면려(刻苦勉勵): 어떤 일에 고생을 무릅쓰고 몸과 마음을 다해 무척 애를 쓰면서 부지런히 노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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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면 웃고 걱정되면 찡그린다. -이정섭, ‘오시(吾詩)’-
이정섭의 ‘나의 시(吾詩)’라는 작품 중 네 번째 시다.배고프면 밥을 먹고 목마르면 물을 마시며 (飢食而渴飮)기쁘면 웃고 걱정되면 찡그린다 (歡笑而憂)나의 시는 이런 것을 보나니 (吾詩觀於此)처지 따라 생각이 절로 참되다 (隨境意自眞)이정섭(李廷燮)은 자신의 시가 진실하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참 어려울 것 같은 그 일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반응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시인은 아이와 같다. 아이는 배고프면 밥 달라고, 목마르면 물 달라고 운다. 기쁘면 한 점 망설임이 없이 바로 웃어버리고, 슬프면 울음을 터뜨린다. 너무나 당당한 그 솔직함에 우리는 당황하고,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며 그러지 못하도록 훈육한다.어쩌면 우리에게 씌워진 가면이 그렇게 한 꺼풀 한 꺼풀 생겨났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모두 본래 모습을 모르게 됐다. 이제 기쁘면 그냥 아이처럼 웃자. 그리고 화나면 찡그리고 참기 힘들면 울어버리자.▶한마디 속 한자 - 笑(소) 웃다▷ 미소(微笑) : 소리 없이 빙긋이 웃음. 또는 그런 웃음▷ 파안대소(破顔大笑) : 매우 즐거운 표정으로 활짝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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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전’을 1억 1만 1천 번을 읽었다 - 백곡집 -
김득신은 ‘고문삼십육수독수기(古文三十六首讀數記)’에 고문을 읽은 횟수를 적어놓았다.‘악어문’은 1만4000번을 읽었다. ‘정상서서’ ‘송동소남서’는 1만3000번을 읽었고 ‘십구일부상서’도 1만3000번, ‘상병부이시랑서’ ‘송료도사서’도 1만3000번을 읽었다. ‘용설’은 2만 번을 읽었다. ‘백이전’은 1억1만1000번을 읽었고 ‘노자전’은 2만 번, ‘분왕’도 2만 번을 읽었다. (중략) ‘장자’ ‘사기’ ‘대학’ ‘중용’을 많이 읽지 않은 것은 아니나, 읽은 횟수가 만 번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독수기에는 싣지 않았다. 만약 뒤의 자손이 내 독수기를 본다면, 내가 독서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알 것이다.억(億)이 지금은 만(萬)의 만 배를 나타내지만, 옛날에는 만(萬)의 열 배를 뜻하기도 했다. 그러니 ‘백이전(伯夷傳)’을 1억1만1000번 읽었다는 말은 과장된 거짓말이 아니라, 11만1000번을 읽었다는 말이다.김득신은 어려서 천연두를 앓아 매우 노둔했다고 한다. 머리가 나쁜 그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학업에 전념해 뒤늦게 과거에 급제하고 노년에는 뛰어난 시인으로 존경까지 받았다.그를 생각하면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너무 쉽게 포기해버리는 것이 아닌지 모른다.▶ 한마디 속 한자 讀(독) 읽다▷ 낭독(朗讀): 글을 소리 내어 읽음▷ 주경야독(晝耕夜讀):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글을 읽는다는 뜻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공부함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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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눈을 부러워하고, 눈은 마음을 부러워한다 -장자-
『장자(莊子)』「추수(秋水)」편에 있는 글이다.외발 짐승 ‘기’는 발이 많은 ‘노래기’를 부러워하고, ‘노래기’는 발이 없는 ‘뱀’을 부러워하며, ‘뱀’은 형체가 없는 ‘바람’을 부러워하고, ‘바람’은 움직이지 않고도 널리 보는 ‘눈’을 부러워하며, ‘눈’은 사물을 보지 않고도 모든 것을 아는 ‘마음’을 부러워한다.발이란 주체의 마음을 읽어 몸을 어딘가로 이동시켜 주는 기능만 수행하면 될 뿐, 개수가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외발 짐승 ‘기’가 가진 발 하나나, ‘노래기’가 가진 백 개의 발이나 기능이 같은 것처럼 말이다. 돌아보면 남보다 더 갖고 싶은 욕심에 그 원래 기능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다리가 많은 ‘노래기’는 다리가 없는데도 자신보다 빠른 ‘뱀’을 부러워한다. 자신은 이동하려면 수많은 발을 수고롭게 움직여야 하지만, 뱀은 발이 없으면서도 그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래기는 생각해야 한다. 빨리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는 것을.▶ 한마디 속 한자 憐(련) 불쌍히 여기다, 어여삐 여기다.▷ 연민(憐憫):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김.▷ 동병상련(同病相憐):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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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나 달을 보았다고 눈이 밝다고 하지 않는다 -손자병법-
『손자병법(孫子兵法)』「군형(軍形)」편에 있는 글이다.가는 털 하나 들었다고 힘이 세다고 하지 않으며, 해나 달을 보았다고 눈이 밝다고 하지 않으며, 천둥소리를 들었다고 해서 귀가 밝다고 하지 않는다. 옛날 전쟁을 잘하는 자는 쉽게 승리하게 만들어놓고 승리하는 자이다. 따라서 전쟁을 잘하는 자의 승리는 지혜로운 명성이 없고 용맹한 공로가 없다. 그러므로 그 전쟁의 승리에 있어서 어긋남이 없으며,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조처하는 바가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해, 이미 패한 자를 상대로 승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패하지 않을 자리에 서고, 적을 패배시킬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사람들은 대부분 눈에 띄는 작은 일 하나 하고 남이 알아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해와 달을 보았다고 눈이 밝다고 하지 않는 것처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내가 했다고 그게 그리 자랑할 일은 아니다. 진짜 큰 사람은 모두가 힘들어 하는 일을 차근차근 준비해 성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사람이다.▶ 한마디 속 한자 - 明(명) 밝다, 희다▷ 천명(闡明): 진리나 사실, 입장 따위를 드러내어 밝힘.▷ 명명백백(明明白白): 의심할 여지가 없이 아주 뚜렷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