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시봉의 내 인생을 바꾼 한마디] 억지로 끌어당긴다는 것은 애만 쓰는 것이요, 보낸다는 것은 순응하는 것이다. - 연암집 -
연암 박지원이 쓴 ‘관재기(觀齋記)’에 있는 글이다.

치준대사는 어린 동자(童子)를 깨우치기 위해 말한다. “너는 순순히 받아서 보내라. 내가 60년 동안 세상을 살펴보니, 사물은 머무는 법이 없이 모두 도도하게 흘러간다. 해와 달도 흘러가 잠시도 쉬지 않으니, 내일의 해는 오늘의 해가 아니다. 그러므로 맞이한다는 것은 거스르는 것이요, 억지로 끌어당긴다는 것은 애만 쓰는 것이요, 보낸다는 것은 순응하는 것이다. 너는 마음에 머무는 것이 없게 되고, 기운이 막히는 것도 없게 하라.”

‘관재기’는 불가(佛家)의 ‘공(空)’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집착을 버리라는 위의 가르침이 더 쉽게 다가온다. 오늘 뜬 해는 어제 우리가 본 해가 아니고, 내일 뜰 해는 오늘 우리가 본 해가 아니다. 무한해 보이는 자연도 이러한데 유한한 사람이 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닌가. 그런데 왜 당연한 변함 때문에 아픔이 생기고 다툼이 일어날까. 그것은 대상과 자신의 변하는 시간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둘의 변하는 시간이 일치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 시간이 일치하는 관계가 세상에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니 상대가 변했다고 하면 집착을 버리고 인정하는 것도 현명한 일일 것이다.

▶ 한마디 속 한자-勉(면) 힘쓰다

▷ 근면(勤勉): 부지런히 일하며 힘씀

▷ 각고면려(刻苦勉勵): 어떤 일에 고생을 무릅쓰고 몸과 마음을 다해 무척 애를 쓰면서 부지런히 노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