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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코로나 극복 '역대급 추경'…취지는 좋은데, 나랏빚이 걱정

    더불어민주당·정부·청와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7조원대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추진하기로 지난 6일 합의했다. 한 해에 네 차례 추경이 이뤄지는 것은 1961년 이후 59년 만이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이 안을 신속하게 통과시켜 추석 연휴 전까지 자영업자, 소상공인, 저소득층 등이 지원금을 받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경제 어려워지면 등장하는 추경국가 예산은 대부분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기 때문에 정부 마음대로 편성할 수 없다. 1년 동안 쓸 총액과 어떤 사업에 얼마를 쓸지 구체적인 계획을 정해 국회 동의를 얻는 절차를 거친다. 정부는 매년 9월 시작하는 정기국회에 다음 1년치 예산안을 제출하고, 국회는 이를 심의·의결해 12월께 확정한다. 정부는 이듬해 1월부터 12월까지 국회에서 허락받은 금액과 용도에 맞춰 돈을 쓴다. 이렇게 맨 처음 정해진 예산을 본예산이라 부른다.그런데 국가를 운영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돈이 더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때 본예산에 추가 또는 변경을 가한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이라 한다. ‘추경’이라는 줄임말이 더 자주 쓰인다. 추경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경기 침체, 대량 실업, 전쟁, 대규모 재해 등 대내외 여건의 중대 변화가 있을 때 편성할 수 있다. 본예산과 마찬가지로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올해 추경은 횟수와 규모 모두 ‘역대급’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앞서 3월 통과된 1차 추경은 11조7000억원, 4월 2차 추경은 12조2000억원, 7월 3차 추경은 35조1000억원이었다. 미국발(發)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추경(28조9000억원)의 두 배를 넘는 액수다. 올

  • 커버스토리

    일자리 창출, 성공한 밀양 vs 실패한 예산

    지방자치단체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기업 유치다. 기업이 들어오면 그만큼 고용이 늘어 인구가 증가한다. 기업이 내는 세금 덕분에 곳간도 더 풍족해진다.경남 밀양과 충남 예산은 이 같은 기업 유치 과정에서 명과 암이 엇갈린 지자체다. 두 지역은 동시에 주물산업단지 조성에 나섰지만 성공한 밀양에는 3500억원 투자에 2200개 일자리가 생기게 됐고, 예산은 긴 소송전 끝에 기업과 주민 모두 큰 손실을 봤다.2009년 인천 경인주물단지 기업들은 예산을, 경남 진해 마천주물공단 기업들은 밀양을 이전 대상지로 정했다. 10년이 지나고 나란히 신규 산업단지 조성 공사까지 마쳤지만 결과는 엇갈렸다. 100만㎡로 조성된 밀양 하남산업단지에는 2024년까지 28개 주물 관련 기업이 이전한다. 기존 일자리 1700개가 그대로 옮겨오고 500개는 새로 생긴다.예산으로 이전하는 기업은 애초 23개에서 1개로 줄었다. 주민 반대 탓이다. 산업단지 지정 취소를 놓고 대법원까지 이어진 5년간의 소송전을 치르는 동안 기업들이 하나둘 이전을 포기했다. 기업들은 각각 3억~6억원의 계약금을 포기했다. 시행사에 냈다가 돌려받은 중도금 등 각종 비용까지 고려하면 기업들의 전체 손실은 1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인근 주민 600여 명은 가구당 150만~200만원을 소송과 시위 등을 위한 ‘투쟁 기금’으로 내야 했다. 당시 마을 이장이던 김영범 씨는 “소송까지 지면서 주민들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어떤 것이 두 지역의 운명을 갈랐을까. 기업들은 지자체와 지역사회에 어떤 공헌을 할까. 4면과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노경목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autonomy@hankyung.co

  • 시사 이슈 찬반토론

    국회는 정부 예산안 내용 꼼꼼히 살펴 세금 낭비 막아야

    [사설] 1인당 115만원씩 빚 늘리는 내년 예산, 얼렁뚱땅 심의 안 된다정기국회가 개원은 했지만 순탄치 않아 보인다. 어제 여야 원내대표들이 오는 17일부터 교섭단체 대표연설, 국정감사, 정부 시정연설 등의 일정에 합의했다. 하지만 ‘조국 사태’로 여야 관계가 꼬일 대로 꼬인 판에 이 일정이 지켜질지, 그보다 추상같아야 할 정기국회 본연의 모습을 보일지 걱정이 앞선다.가장 큰 관심사는 513조원의 ‘초(超)슈퍼 예산안’에 대한 철저한 심의 여부다. 의혹투성이에 결점이 속속 불거지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확실하게 밝히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국회의 역할과 책무가 인사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정기국회를 9월로 못 박고 100일씩이나 열도록 법에 규정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여야 간 정치적 쟁점에 대한 논쟁과 협상을 하더라도 국정감사와 법안처리 등 국회 고유의 업무는 이때 집중해 수행하라는 취지일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게 정부예산 심의다.올해 예산안 심의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정부지출은 팽창일변도로 확장돼왔다. 그 결과 ‘재정중독’ 현상이 심해졌고, 고용·복지·보건 분야를 중심으로 한 선심성 지출은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다. 관제(官製) 일자리 만들기, 급등한 최저임금 뒷수습 차원의 중소사업자 지원 등을 비롯해 효과도 검증 안 된 현금 살포성 지출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회가 이 모든 정책의 모순점을 낱낱이 규명하고, 관련 정부지출의 효과 검증도 정기국회에서 해야 한다.내년에 빚까지 끌어들여 513조원을 지출하려면 국민 한 사람당 실질 국가채무는 766만7000원꼴이 된다. 순수 국채발행

  • 커버스토리

    정부가 짠 내년 513조원 '슈퍼예산' 들여다 보니…

    정부가 내년 씀씀이를 올해보다 9.3% 증가한 513조5000억원으로 짰다. 경기 침체 여파로 내년 국세 수입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초(超)슈퍼 예산’을 설계했다. 나랏빚이 크게 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는 37.1%에서 39.8%로 뛸 전망이다.정부는 지난달 말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2020년도 예산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복지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적극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펴기로 했다. 올해(9.7%)와 내년 예산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8.5%, 2009년 10.6%) 이후 1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정부는 예산 편성의 방점을 혁신성장과 경제활력에 뒀다. 전체 12개 분야 중 △산업·중소기업·에너지(증가율 27.5%) △연구개발(17.3%) △사회간접자본(12.9%) 등 ‘경제 예산’ 증가율을 일제히 두 자릿수로 높여 잡았다. 소재·부품·장비산업 자립화를 위해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매년 2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방안이 담겼다. 보건·복지·노동 분야도 올해 161조원에서 내년 181조6000억원으로 20조6000억원(12.8%) 늘어난다. 총예산에서 복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인 35.3%에 달한다.내년 국세 수입은 292조원으로 올해보다 2조8000억원(0.9%)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내년 국세를 포함한 총수입은 총지출보다 31조5000억원 적은 482조원이다. 정부는 적자 국채를 발행해 부족분을 메울 계획이다. 정부가 내년 나라살림을 어떻게 짰는지, 빚이 늘어나는 데 따른 문제점은 무엇인지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오상헌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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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금수입 감소 속 예산 팽창…국가채무비율 46%로 급등

    올해 741조원인 나랏빚이 2023년 1061조원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같은 기간 37.1%에서 46.4%로 껑충 뛰게 됐다. 나랏빚이 GDP의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불어난다는 얘기다. 경기 침체로 세금 수입이 쪼그라드는데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에 더 속도를 내기로 한 데 따른 영향이다.정부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나랏돈을 많이 풀어 성장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신산업 성장을 막는 ‘대못 규제’와 경직적인 노동시장을 그대로 둔 채 재정 지출만 늘린다고 경제가 살아날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칫 재정건전성만 훼손돼 미래세대 부담을 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재정건전성 전망 1년 새 크게 악화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빚을 뜻하는 국가채무는 올해 740조8000억원에서 내년 805조5000억원으로 64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상환 부담이 큰 ‘적자국채’는 60조2000억원 불어난다. 적자성 국채 비중은 56.8%에서 59.2%로 뛰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국가채무는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 2021년 887조6000억원, 2022년 970조6000억원이 되고 2023년(1061조3000억원)엔 1000조원마저 넘어설 전망이다. 4년 새 320조5000억원 증가하는 것이다. 2015~2019년 국가채무 증가폭은 149조30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이맘때 내놓은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과 비교해도 큰 변동이 생겼다. 당시엔 2022년 국가채무를 896조8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번엔 73조원이 더해졌다. 2022년 국가채무비율 역시 41.6%에서 44.2%로 2.6%포인트 상향 조정됐다.세수 감소하는데 “나랏돈 더 풀겠다”1년 새 재정건전성 전망이 급격히 악화된 1차적인 원인으로는 경기

  • 경제 기타

    내년 정부 예산 사상 처음 500조 넘는 '슈퍼예산' 될 듯

    내년 정부가 쓰는 돈(예산)이 사상 처음 5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2017년 400조원을 넘어선 지 3년 만에 100조원이 더 늘어나는 것이다. 세금이 잘 걷히면 정부 씀씀이가 늘어나도 큰 문제는 없다. 세금은 경기가 좋으면 많이 걷히고 좋지 않으면 그 반대로 가는 경향이 있다. 올해와 내년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무턱대고 예산을 늘리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복지사업에 조 단위 세금 투입정부는 지난달 말 ‘2020년 예산안 편성 지침’을 발표했다. 내년 예산을 어떤 원칙에 따라 짤 것인지를 미리 국민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 활력과 소득 재분배를 위해 내년에도 적극적으로 재정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적극적 재정운영이란 ‘정부가 돈을 더 많이 쓰는 것’을 의미한다.정부는 내년도 예산 규모가 얼마일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예산 규모(470조원)에 정부가 예상한 2020년 지출 증가율(올해 대비 7.3%)을 대입하면 내년 예산은 504조원이 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대치였던 올해 증가율(9.7%)을 대입하면 515조원에 이른다.정부는 내년도 예산편성 지침에서 4대 중점 과제로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사회안전망 확충 △미래성장동력 확충 △안전한 환경 등을 꼽았다. 이 중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은 사회안전망 확충 등 복지사업이다. 고용보험을 못 내는 저소득 구직자에게 6개월 동안 월 50만원씩 지급하는 ‘한국형 실업부조’ 등 대규모 복지사업이 새롭게 추가된다. 이 사업에만 1조5000억원 이상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2학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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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내년 예산이 '슈퍼 예산'이 된 이유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9.7% 늘어난 470조5000억원으로 짰다. 올해 증가율(7.1%)과 내년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치(4.4%)를 훌쩍 웃돈다.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나랏돈(재정)을 푸는 셈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씀씀이를 가장 크게 늘린 ‘슈퍼 예산’이라는 평가다. 예산 편성은 고용과 복지 분야에 집중됐다. 일자리 예산은 사상 최대인 23조5000억원으로 짜여졌다. 복지 예산은 올해보다 17조6000억원 늘어난 162조2000억원으로 편성됐다.역대 최대 규모 예산을 놓고 국회의 ‘예산 전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11월 한 달간 국회는 기획재정부가 편성해 제출한 예산안을 조목조목 검토하고 심사한다. 부족한 부분은 증액하고, 불필요한 부분은 삭감한다. 심의한 예산안이 다음달 2일까지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되면 정부는 그대로 내년 나라 살림을 꾸리게 된다.이번 예산안 심사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된 일자리 예산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협력기금 예산이 주요 쟁점이다. 야당은 정부가 올해 고용 창출에 거액을 쏟아부었지만 성과가 없는데도 예산을 늘렸다는 비판을 제기하며 철저히 심사를 벼르고 있다. 올해보다 14% 증액돼 1조1000억원이 편성된 남북협력기금도 여야 간 이견이 큰 안건 중 하나다. 유엔의 대북 제재 등으로 남북 간 경제협력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예산 규모를 키우는 건 낭비라는 게 야권의 논리다. 정부와 여당은 양극화 등 경제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혁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어떤 근거로 슈퍼 예산안을 제출했는지, 우려되는 점은 무엇인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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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예산 470조원…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증가

    정부는 470조5000억원 규모로 내년 예산안을 짰다. 작년보다 7.1% 늘어나 ‘팽창 예산’이라는 말을 들었던 올해보다 41조7000억원(9.7%) 증가한 ‘초팽창 예산’이다. 민간에 돈을 적극 공급해 경기 회복을 이끌겠다는 정책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정부가 예산 지출을 늘리면 돈이 민간으로 흘러가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다. 예산으로 정부와 공공기관 등이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를 만들어 임금을 지급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돈 보따리’를 푸는 게 지속 가능할지, 재정을 확대한 만큼 효과를 거둘지 등과 관련해서는 우려가 적지 않다. 세금이 예상보다 더 많이 걷히는 ‘세수 호황’ 덕에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기업실적 악화 등으로 경제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경기 회복 위해 초팽창 예산 필요하다지만…정부가 초팽창 예산을 편성한 이유는 경제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상반기 국내 상위 30대 기업 중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면 매출은 0.7% 증가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16%, 투자는 20% 이상 감소했다.경기지표도 점점 불안해지고 있다. 건설투자, 설비투자 등은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 신규 취업자 수는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2.7%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2.7~2.8%)을 밑도는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보다 낮은 2.6%, LG경제연구원은 2.5%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2012년의 2.3% 후 가장 낮다.분배지표도 좋지 않다. 올해 2분기 ‘소득 5분위 배율&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