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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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슈 찬반토론
'1억원 지원' 내세운 권익위 출산 여론조사, 타당한가
국민권익위원회는 ‘부패 방지 국민권익위법’에 따라 설치된 중앙행정기관이다. 주요 업무는 설치 근거 법에 명시된 대로 공무원의 부패 방지와 공공부문의 청렴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런 기관이 1억 원이라는 큰 지원금을 내세우며 출산 관련 국민 여론조사를 벌였다. 열흘간 1만 3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였다. 기관의 특성상 생뚱맞다는 평가가 나왔다. 저출산·인구 감소는 보건복지부 등 여러 부처가 주요 업무로 다루고 있고, 별도로 대통령 직속의 특별위원회까지 구성돼 있다. “부패 방지 기관이 자기 일이나 잘하지, 왜 이런 일에 나서나”라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오죽하면 권익위까지 나섰겠나”라며 저출산은 국가적 문제라는 옹호론도 있다. 23조 원이 소요되는 권익위의 ‘1억 원 출산 여론조사’는 타당한 행정 행위인가.[찬성] '인구 절벽' 재앙, 범정부 차원의 과제…파격 예산 투입해서라도 풀어야거꾸로 세계 1위인 한국의 초저출산은 최악의 상황이다. 많은 현대 국가에서, 특히 중진국·선진국일수록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다지만 한국은 그 정도가 심하다. 합계출산율(15~49세 여성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78명에 불과할 지경이 됐다. 학생 부족으로 학교가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서울에서도 폐교하는 학교가 나오고 있다. 경제활동인구가 급감하게 되고 국가 소멸론까지 제기된 지 이미 오래다. 몇 년째 국가적으로 큰 논쟁거리가 된 사회적 과제인 국민연금 개혁도 미래 인구 부족에서 비롯됐다. 나아가 공무원연금·군인연금 등 공적 연금도 같은 문제에 봉착해 있다. 인구 감소로 ‘지방 소멸’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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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요동치는 원화 환율, 한·미 금리 차 때문?
금리를 내린다고 했다가 안 내린다고 했다가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치기 소년이 됐다. 그 바람에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16일엔 1400원까지 올랐다. 내린다고 하던 금리를 안 내린다고 하니 달러 가격이 오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구나 미국 기준금리는 연 5.25~5.5%로 한국(연 3.5%)보다 2%포인트나 높다. 하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미 금리 차만 보지 말라”고 말한다. 치솟는 환율, 내외금리 차 때문일까. 아니라면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한국에 예금할까, 미국에 예금할까국가 간 금리 차이에 따라 환율이 조정된다고 보는 이론을 이자율평가설이라고 한다. 한국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5%, 미국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7%,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고, 여윳돈 100만 원이 있다고 해보자. 편의상 세금과 환전 수수료 등은 무시한다.한·미 양국의 기대수익률을 계산해보자. 한국 정기예금의 기대수익률은 간단하다. 금리 연 5%가 그대로 기대수익률이다. 미국 정기예금은 좀 복잡하다. 금리에 더해 환율 변동까지 고려해야 한다. 환율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연 7%보다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도 있고,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다.이자율평가설은 국가 간 자본 이동에 제약이 없다면 기대수익률이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자본이 몰릴 것이고, 그 과정에서 양국의 기대수익률이 같아지는 방향으로 환율이 조정된다고 본다. 이것을 식으로 나타내면 R=R’+(E’-E)/E}가 된다. 여기서 R는 국내 금리, R’는 해외 금리, E는 환율, E’는 미래 예상 환율이다. 이 식을 환율 중심으로 정리하면 E=E’/(R-R’+1)이다.복잡해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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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中·日에 전해진 유럽 시계…어떻게 두 나라 운명 갈랐나
시간은 내 편이라 생각한 적이 있다. 가진 것 하나 없지만 뭐가 돼도 될 거라 믿고 있던 20대 초반이다. 판단이 명료해지는 불혹에 이르자 믿음이 흔들렸다. 시간은 내 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계시 같은 깨달음이다. 그때부터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이제는 확신한다. 시간은 절대 내 편이 아니다. 시간은 시간의 편이고, 내 편이라고는 집에서 같이 나이 들어가는 아내뿐이다. 산소 같던 그녀는 이제 산 소(牛) 같은 여자가 됐고, 풀 대신 나를 뜯는다.시간은 인간에게 영감을 준다. 큰아이는 소해, 소월, 소시에 났다. 그리하여 아명을 남소삼이라 했는데, 1950~1960년대 남파 여간첩 이름 같다고 해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용의 해인 올해는 용띠에게 근거 없는 희망을 준다. 때가 되면 왔다 가는 시간의 뭉텅이일 뿐인데도 왠지 반갑고 다정하게 느껴진다. 반대로 중국에서는 태어난 해가 돌아오면 각별히 조심하며 1년을 보낸다. 인간은 시간을 구분한다. 똑같은 시간인데도 2023년 12월 끝 날의 12시와 2024년 첫날의 1시는 다르게 느낀다. 마치 100m 달리기의 출발선에 새로 서는 느낌이지만 작심삼일이라는 복병이 기다리고 있다. 72시간 만에 인간은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시간은 위대한 교사다.나이가 들면 시간이 빨리 흐른다. 이유를 설명한 것 중 철학적·현상학적·심리학적 설명은 하나도 납득할 수 없었다. 그나마 설득력 있는 게 모래시계 이론이다. 매일 한 번씩 뒤집는다는 전제하에 시간이 지나면서 병목 구간의 유리가 닳아갈수록 모래의 낙하 속도가 빨라진다는 얘기다. 뭐, 위로는 안 된다. 시간을 기계 안에 가둔 게 시계로 해시계, 물시계, 불시계(양초)에 이어 나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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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유전자 비슷해 병에 취약…멸종 예방 위한 조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바꾼 바나나를 먹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최근 호주 유전기술규제처(OGTR)는 퀸즐랜드공대 연구팀에 파나마병에 내성을 지닌 유전자변형(Genetically Modified, 이하 GM) 바나나의 상업적 재배를 승인했다. 앞서 호주·뉴질랜드식품기준청(FSANZ)은 이 바나나에 대해 사람이 먹어도 될 만큼 안전하다며 호주와 뉴질랜드 내 판매를 허가했다. GM 바나나가 세계 최초로 ‘식용’ 인정을 받은 것이다. 유전자변형식품에 관한 논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GM 바나나를 만들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바나나의 장점 중 하나는 먹다가 씨를 뱉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씹히지 않는다고 해서 씨가 없는 건 아니다. 심지어 야생 바나나는 먹기 힘들 정도로 씨가 굵고 딱딱하다. 우리가 흔히 먹는 바나나는 ‘씨 없는 수박’처럼 교배를 통해 만든, 염색체가 3벌이 있는 3배체 재배종이다. 3배체 종은 사람 같은 2배체 종과 다르게 감수분열할 때 염색체 분리에 이상이 나타나 생식능력을 상실하는데, 이 때문에 씨가 없다. 가끔 보이는 바나나 속 작고 검은 알갱이는 씨앗의 흔적일 뿐 그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이런 이유로 바나나는 일반 작물처럼 씨앗을 심어서 재배할 수 없다. 그래서 바나나를 수확한 후 지제부(줄기가 땅에 접한 부분)의 가지를 잘라 옮겨 심는 방식으로 번식시킨다. 필연적으로 새로 자라는 바나나나무는 마치 복사한 것처럼 기존 나무의 유전자를 유지하는데, 이는 곧 비슷한 품종의 바나나는 유전자가 거의 동일하다는 뜻이다. 씨가 사실상 없는 바나나를 계속 재배할 수 있는 건 장점이지만, 자칫 이 품종에 치명적인 병이 퍼질 경우 일제히 피해를 볼 수 있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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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영수회담'이 일깨운 우리말 몇 가지
지난달 29일 윤석열 정부 들어 첫 영수회담이 열렸다. 영수회담의 어근이라 할 수 있는 ‘영수’는 흔히 쓰는 일상의 말은 아니다. 그런 만큼 우리말 관련해서도 많은 얘깃거리를 쏟아냈다. ‘영수(領袖)’의 사전적 풀이는 “여러 사람 가운데 우두머리”다(<표준국어대사전>). <연세 한국어사전>은 좀 더 구체적으로 풀었다. “정당이나 큰 집단의 우두머리”가 그 의미다.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은 여기에 ”옷깃과 소매”라는 또 하나의 풀이를 더했다. 이 풀이를 주목해야 한다. 영수가 ‘우두머리’란 의미를 지니게 된 배경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대통령과 영부인, ‘령’ 자 서로 달라<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은 ‘영수회담’을 “한 나라에서 여당과 야당 총재 간의 회담”으로 풀었다. 하지만 이는 현실 어법과 좀 다르다. 우리는 지금 영수회담을 ‘대통령과 제1 야당 대표 간의 회담’으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예전에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던 시절엔 영수회담이 대통령과 제1 야당 대표의 만남을 가리키는 말로 적합했다. 지금은 대통령은 당무에서 분리돼 여당 대표가 따로 있기 때문에 이런 풀이가 적절한지 논란이 있다. 반면에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당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영수회담이 맞다는 주장도 있다.영수는 ‘옷깃 령(領)+소매 수(袖)’의 결합으로 이뤄졌다. 이 말이 어떻게 우두머리란 뜻을 나타내게 됐을까? 우선 ‘령(領)’은 ‘우두머리 령(令)+머리 혈(頁)’이 합쳐진 글자로, ‘다스리다, 거느리다’란 뜻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원래는 머리와 맞닿은 목 부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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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천문학 계산·모델링 쉽게 하기 위해 시작했죠
고등학교 2학년 수학1 과목에 삼각함수 단원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마주치게 되는 개념은 ‘호도법’입니다. 그러나 많은 학생이 호도법을 배우는 이유에 의문을 품곤 합니다. “왜 각을 360도로 측정하지 않고, 굳이 호도법을 도입하는 걸까요? 90도가 편한데 왜 굳이 π/2로 표현하는 거죠?”라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겠습니다.바퀴를 360도로 정의하고, 360으로 나눈 것을 1도로 재는 육십분법은 고대부터 사용된 각도 측정 방법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을 처음 누가 정의했는지, 언제부터 이렇게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 방법은 고대 문명부터 사용해왔지만, 구체적인 기원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고대 문명에서는 천문학적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데 이 방법을 사용했으며, 중세 유럽에도 동일한 방법이 계승되어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관행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그런데 갑자기 누가 호도법에 의한 각도의 단위인 라디안을 사용했을까요. 라디안을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뜻밖에도 수학자가 아닌 제임스 톰슨이라는 물리학자입니다.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은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로저 코츠이고요. 천문학을 연구하면서 육십분법은 걸림돌이 되기 때문입니다.로저 코츠는 천문학의 계산이나 모델링 작업을 보다 간편하게 만들기 위해 호도법을 도입했습니다. 모든 연구에서 각도와 선분의 길이 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불편했습니다. 이에 따라 각도도 선분의 길이와 비례해서 재는 방법에 대해 로저 코츠가 제안한 것입니다. 반지름의 길이와 호의 길이가 같을 때는 반지름의 길이와 상관없이 각도는 일정합니다. 이를 1라디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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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전략
일반전형 4931명 선발…상위권 몰려 합격선 높아, 대학별 반영 방법 달라 작은 차이도 당락에 영향
주요 15개 대학의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선발 인원은 4931명에 이른다. 서울대를 제외하고 14개 대학에서 학생부교과전형을 운영한다. 내신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다 보니 합격선이 높게 형성된다. 대학별로 내신 반영 방법이 달라 작은 차이가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상당수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고 있어 수능 최저 충족 여부도 큰 변수다. 올해 주요 15개 대학의 학생부교과전형 내신 반영 방법에 대해 분석해본다. 고려대·성균관대·서강대 등 전 교과 반영2025학년도 주요 15개 대학의 학생부교과전형 선발 인원은 전형 계획안 일반전형 기준 총 4931명에 이른다. 고려대가 628명으로 가장 많고, 연세대 500명, 건국대 441명, 중앙대 411명, 이화여대 400명, 서강대 178명 순이다. 이 같은 학생부교과전형은 내신 성적의 비중이 대학별로 70~100%에 이르기 때문에 내신 등급이 당락에 끼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구체적인 내신 반영 방법에는 대학별로 차이가 있다. 크게 전 교과 반영 대학과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등 주요 교과 반영 대학으로 나눌 수 있다. 주요 15개 대학 중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서울시립대는 전 교과, 전 과목을 반영한다. 성적표상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등급이 기재된 모든 과목이 대상이다.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등 주요 교과뿐 아니라 기술가정, 제2외국어 등 기타 과목도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등급 등이 기재됐다면 반영하는 식이다. 전 교과 성적이 두루 높은 학생에게 유리하다.4개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10곳은 주요 교과 위주로 반영한다. 연세대, 한양대, 중앙대, 이화여대, 건국대, 숙명여대는 인문, 자연 구분 없이 국어, 수학,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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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고2 대입 땐 수시 80%…'학폭' 의무 반영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6학년도 대학 입시의 총모집 인원이 올해보다 4200여 명 늘어난다. 의대 정원 2000명, 간호대 정원 1000명 확대와 비수도권 대학의 만학도 전형이 약 1200명 늘어난 영향이다. 또 2026학년도부터는 학교폭력 이력을 대입 전형에 처음으로 의무 반영한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전국 195개 4년제 대학이 제출한 ‘2026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 계획’을 취합해 2일 발표했다. 2026학년도 총선발 인원은 34만5179명으로 전년 대비 4245명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대학에서 1652명, 비수도권에서 2593명 늘었다. 전체 모집 인원 증가는 의대·간호대 정원과 비수도권 대학에서 만 30세 이상 학생을 선발하는 만학도 전형 확대에 따른 것이다. 수시 모집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인 79.9%로 높아진다.학생부 위주 수시와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 기조는 유지된다. 수시모집의 85.9%는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정시모집의 92.2%는 수능 위주 전형으로 선발한다. 전형별로는 수도권 대학의 논술 위주 전형이 1160명 늘고, 비수도권 대학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이 총 2594명(학생부교과 948명, 학생부종합 1646명) 증가한다. 사회통합전형과 기회균형전형도 전년 대비 각각 595명, 776명 늘어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류 평가 등 정성평가가 축소됐기 때문에 수시 전형을 노리는 수험생은 학교 내신 끌어올리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2026학년도 대입부터 학교폭력 이력을 의무적으로 반영하는 것도 달라지는 점이다. 지난해 4월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 따른 조치다. 서울대는 학생부 종합전형과 실기전형 지원자의 학교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