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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배 뛴 자가진단키트 가격통제 나선 정부

    ‘코로나 자가진단키트’ 가격이 한때 8배나 올랐다고 합니다. 3000원대였던 키트 한 개가 2만4000원대가 됐다는 거지요. 누가 봐도 정상적인 가격이 아닙니다. 정부가 나섰습니다. 한 개 가격을 6000원으로 고정했습니다. 판매 장소도 약국과 편의점으로 제한했습니다. 온라인 판매는 금지됐습니다.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개수도 5개로 한정했습니다. 이를 어기면 ‘공중보건 위기대응법 제19조’에 따라 고발하겠다고 합니다.키트 가격과 판매 통제는 2년 전 코로나 마스크 대란 때와 비슷합니다. 평소에 쳐다 보지도 않던 마스크가 ‘금’ 대접을 받았습니다. 기억나세요? 이런 현상을 경제학적으로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가격은 왜 오를까? 정부가 개입해 시장가격을 낮추고, 판매를 통제하는 게 좋은 방법일까? 아니면 시장에 맡겨두는 게 더 좋을까? 가격 매커니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게 작동합니다. A의 가격은 A와 관련된 수많은 생산요소의 가격 전부를 반영하기 때문이죠. ‘수많은’ 것은 또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요? 가격을 공부해 봅시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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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품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 부자 또는 연주자…누가 갖는 게 옳을까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은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가격 시스템이 생긴 이래로 그랬습니다. 동서양 불문이죠. 그런 만큼 가격을 둘러싼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이 생겼습니다. 에피소드가 가격의 진수를 더 잘 보여주기도 한답니다. #1 한양 쌀값조선 22대 왕 정조(1776~1800) 때 한양 쌀값이 폭등했습니다. 날씨 탓이었죠. 원성이 들끓자 한성부윤(지금의 서울시장)이 나섰습니다. 사재기 금지, 쌀값 폭리 금지조치를 단행했습니다. “폭리를 취하는 상인은 사형에 처한다”는 조치를 왕에게 건의했어요. 정조가 시행 명령을 내렸습니다. 실학자였던 박지원(1737~1805)이 태클을 걸었습니다. “지금 한양 쌀값이 오른 것을 보고 전국 각지의 상인들이 쌀을 짊어지고 올라오고 있어요. 쌀값을 올리면 사형을 시킨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리고 있어요. 상인들이 돌아가면 쌀 부족은 해결될 방법이 없고 한양 백성들은 죽게 됩니다.” 정조가 어떤 명을 내렸을까요? #2 허리케인 얼음값한양 쌀값과 비슷한 현상이 2004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일어났어요. 허리케인 ‘찰리’가 지역을 강타하자 평소 2달러였던 얼음주머니 가격이 10달러로, 평소 250달러였던 가정용 발전기 가격이 2000달러로 치솟았답니다.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졌습니다.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은 상인들의 비양심을 규탄하면서 ‘가격 폭리 처벌법’을 적용하겠다고 했고, 일부 경제학자는 가격 결정에 윤리를 내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어요. 어느 쪽이 정의로운가요? #3 로베스피에르 우윳값프랑스에서도 가격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프랑스혁명(1789~1794)으로 사회가 불안해지자 생필품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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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위기 우크라이나 불안해진 '지구촌 경제'

    “유럽의 빵 바구니가 불에 타버릴 위기에 처했다.” 세계 3대 곡창지대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Ukraine)에서 전쟁이 날지 모른다는 소식입니다. 유럽 대륙 동쪽에 있는 이 나라는 세계 보리 옥수수 생산 4위, 밀 생산 6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곡물 생산국입니다. ‘유럽의 빵 바구니’라고 표현할 만하죠! 비료를 주지 않아도 곡식이 잘 자라는 흑토(黑土·체로노젬)로 덮여 있다네요. 천연자원도 무진장 묻혀 있습니다. 철광석 매장량이 세계 1위, 석탄 매장량이 세계 6위입니다. 망간, 티타늄, 니켈, 흑연도 풍부합니다. 축복받은 땅인 거죠.자연 조건은 이렇지만, 국제 지정학적 조건은 축복과 거리가 멉니다. 유럽 강대국들이 틈만 나면 이 땅을 가지려 했습니다. 최근 들려오는 전쟁 위기 소식도 예외는 아닙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삼키려고 국경에 군대를 집결시키고 있어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를 막기 위해 대응군을 투입하는 중입니다. 일촉즉발(一觸卽發), 살짝 건드려도 폭발할 것 같은 상태에 놓여 있어요. 전쟁이 난다면 코로나19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세계경제가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어요. 지구촌의 관심이 온통 우크라이나에 쏠려 있습니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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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에 집착하나

    우크라이나 국민은 요즘 밤잠을 설친다고 합니다. 전쟁 위협 때문입니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삼키기 위해 곧 침공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10만 명 이상의 병력과 포병·탱크부대를 접경지에 배치한 상태입니다. 군사력이 약한 우크라이나는 미국을 주축으로 한 서방국가들의 개입을 원하고 있습니다. 일촉즉발, ‘유럽의 빵 바구니’에 전운이 짙어지는 상황입니다. 왜 긴장이 고조되고 있나직접적인 원인은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NATO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9년 맺어진 군사동맹인데요. 유럽에서 1, 2차 세계대전 같은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국이 유럽 주요 국가를 한 동맹체제로 묶은 겁니다. 회원국들은 한 회원국이 비회원국의 공격을 받으면 자동으로 개입하게 돼 있어요. 처음엔 12개국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18개국이 더 가입했습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NATO의 우산 속에 있는 게 안전하다는 것이죠.자유 진영과 대척점에 있던 소비에트연방(현 러시아)은 1955년 바르샤바조약기구를 결성했습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폴란드, 동독,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등과 함께 이 기구에 편입됐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소련 밑에 있으면서 아픈 역사를 경험했습니다. ‘철권 통치자’ 스탈린이 우크라이나 농업지대를 집단농장화하자 1932~1933년 대기근이 발생했습니다. 300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인이 굶어 죽었죠. 우크라이나인들은 이때를 홀로도모르라고 부르며 추모합니다. ‘기아로 인한 치사’라는 뜻이죠. 소련이 해체된 1991년 이전까지 우크라이나는 비옥한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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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물·에너지·금융 글로벌 시장 출렁…코로나에 타격 받은 지구촌 경제 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세계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미국-러시아-유럽-세계가 경제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망가진 세계 경제가 채 회복되기도 전에 다시 고꾸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곡물·에너지·금융시장이 심상찮다우크라이나 흑토(黑土)지대는 아르헨티나 팜파스, 북미 프레리와 함께 세계 3대 곡창지대로 불립니다. 비료를 주지 않아도 곡식이 잘 자랄 정도로 비옥하죠. 러시아, 카자흐스탄, 루마니아와 함께 세계 4대 곡물 수출국에 들어가는 이유죠. 보리 옥수수 생산 세계 4위, 밀 생산 세계 6위를 자랑합니다. 이런 우크라이나가 전쟁 상태에 빠진다? 세계 곡물 가격이 치솟는 것은 시간문제죠. 이미 징후는 나타났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식량가격지수는 2011년 ‘아랍의 봄’ 사태 이후 최고인 135.7(100을 기준)을 찍었습니다.에너지 위기는 더 심각합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는 천연가스를 주 에너지로 씁니다. 유럽 전체 수요량의 약 35%를 러시아가 공급하고 있죠. 문제는 가스 공급관이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통해 들어간다는 겁니다. 러시아가 가스관을 잠그면 유럽은 추위에 떨게 됩니다. 우크라이나 가스관이 전쟁 속에서 잘못되면 에너지 대란이 일어난다는 뜻이죠. 지난 2일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하루 만에 16%나 급등했던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엔 같은 이유로 37.6% 오른 적도 있어요.석유 가격 동향도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4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158.9L)당 92.31달러에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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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자드 사들인 MS…기업들은 왜 M&A 할까?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게임 기업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82조원을 주고 사기로 했습니다. MS가 “우리는 당신 회사를 인수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의향서(Letter of Intention)를 보냈는데 블리자드가 “오케이” 했다는 겁니다. 사고 싶은 마음, 팔고 싶은 마음이 통했다는 뜻이죠. 1주당 가격을 지난달 14일 주가(종가)보다 45%나 높은 95달러로 계산하기로 했다네요. 엑스박스라는 게임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MS는 이번 인수로 텐센트, 소니의 뒤를 이어 게임업계 3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답니다. 기업들은 왜 다른 기업을 합병(Mergers)하거나 인수(Acquisitions)할까요? 목적은 하나입니다. M&A로 기업 가치를 현재보다 더 높이는 거죠. 우리는 이것을 시너지(synergy)라고 부르죠. 1+1은 2보다 클 수 있다는. 그렇다고 M&A가 항상 좋은 결과만 낳는 건 아니랍니다. 시너지는커녕 ‘승자의 저주’에 걸려 망하기도 합니다. M&A의 세계를 열심히 공부해서 높은 소득을 창출하는 인수합병 전문가가 돼 보는 건 어떨까요.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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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 다른 기업의 경영권 갖는 방법…승자의 저주·시장 독점 부작용도 있죠

    기업을 사는 일, 기업을 합병하는 일은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M&A를 다룬 영화와 드라마는 손에 땀을 쥐게 하죠. 기업, 금융, 법률, 회계 지식으로 무장한 주인공과 조연들의 연기와 대사는 화려합니다. ‘나도 커서 저런 M&A시장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하죠.우리가 알고 있는 M&A(Mergers and Acquisitions)는 합병과 매수를 뜻합니다. 언론들은 편리하게 그냥 ‘인수합병’으로 부르죠. M&A는 가장 포괄적 개념인 기업인수(takeovers: 한 기업의 자산을 매입하거나, 주식을 매수하거나 교환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취득하는 방법)의 한 분야랍니다. 기업인수에는 M&A, 위임장 경쟁, 전량 매입 후 상장폐지 방법이 있지만 생글생글은 M&A만 다루겠습니다.합병은 말 그대로 두 회사를 하나로 합치는 겁니다. 두 회사가 회사 하나를 새로 만들어서 그 안에서 통합하거나 두 회사가 주식 비율(예를 들어 1 대 0.5)을 정해 어느 한쪽으로 통합하는 것이죠. 이런 합병은 업종이 같을 때 좋습니다. A은행과 B은행의 합병, 이런 거죠. 매수가 반드시 합병을 목적으로 삼지 않습니다. 기업을 사되 별도 회사로 두기도 하죠. 업종도 같을 필요가 없어요. 정유회사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반도체 회사를 매수할 수 있는 거죠.매수 방법 중에서 재미있는 게 ‘적대적 매수’라는 겁니다. ‘우호적 매수’의 반대 개념인데요. A기업이 B기업을 삼키고 싶을 때, 은밀하게 준비했다가 주당 얼마에 사겠다고 공개하는 겁니다. A기업이 B기업보다 지분을 많이 확보해야 주주총회에서 이기죠. A기업은 모자란 양의 주식을 시장에서 공개적으로 사는 겁니다. 예를 들어 매수자가 주당 3만원짜리를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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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구글·메타, 기업 사들이는 블랙홀…시너지·기업 가치 상승 '두 토끼' 잡았죠

    기업 인수합병(M&A)의 역사는 1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세기 후반 철도와 석탄, 철강산업이 미국에서 꽃을 피우던 시기에 거대 자본가 제이피 모건(J.P. Morgan·1837~1913)이 철도와 철강 분야에서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을 처음으로 선보였다는군요. 이후 수많은 기업이 사고 팔렸습니다. 세계에서 M&A 시장이 가장 큰 곳은 미국입니다. 1000억원대 M&A는 M&A로 치지도 않습니다. 요즘 외신을 타고 들어오는 빅딜은 최소 수십조원 단위입니다.지난 1월 블리자드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1년 56건의 M&A를 했습니다. 액수로는 257억달러입니다. 미국 M&A 순위 1위입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음성기술 회사인 뉘앙스커뮤니케이션을 190억달러(약 22조원)에 인수한 게 대표적 사례죠. 아마존도 작년 157억달러를 29건의 M&A에 쏟아부었습니다. 85억달러를 주고 대형 영화 제작기업 MGM 스튜디오를 산다는 뉴스는 쇼킹했죠. ‘아마존이 웬 영화사?’ 했던 거죠. 구글과 유튜브를 보유한 알파벳은 작년에만 22건에 220억달러를 썼습니다.우리나라에서도 작년에 제법 많은 M&A가 일어났습니다. 한국M&A거래소에 따르면 939건의 M&A가 공시됐다고 합니다. 718건이던 2020년보다 30% 늘어난 규모죠. 거래액은 59조원에 달합니다. 전기차 베터리, 반도체, 화학 분야에서 활발했습니다. 이쪽 분야의 소재, 부품, 장비 회사들을 사야 미래 시장에서 버틸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DL케미칼이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입해 글로벌 석유화학회사인 크레이튼을 인수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1조원 이상의 메가딜도 11건이나 됐다고 합니다.미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들은 왜 M&A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