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 이슈 찬반토론
늘어나는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 타당한 요구인가
점심시간에 문을 닫는 관공서가 늘어나고 있다. 점심시간 휴무제는 지자체장의 재량에 따라 시행할 수 있는데, 2023년 4월 1일부터 지방의회 조례로 정하게 된다. ‘민원처리법 시행령’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3월 중 점심시간 휴무제를 서둘러 시행하려는 자자체가 늘었다. 공무원도 ‘정상적 점심시간’을 갖겠다는 요구, 일종의 휴식권 확보 차원에서 비롯됐다. 반면 민원인들의 불편이 커졌다. 점심시간은 시민 입장에서는 각종 행정 민원업무를 보기가 편하고 자연스러운데 이 시간에 문이 닫히면 업무시간에 짬을 내거나 휴가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무인발급기로 해결 가능한 행정서류가 많이 늘었지만 인감증명서나 여권처럼 기계로 안 되는 일도 많고, 고령자가 많은 지역도 있다. 공무원에게도 똑같은 점심시간 보장, 해줘야 하나. [찬성] 공무원도 '휴식권'은 보장해야…자동발급 기기도 많이 보급공무원도 통상 오전 9시 출근해 오후 6시 퇴근하는 직장인이고 생활인이다. 낮 12시~오후 1시의 점심시간 보장은 직장생활의 기본이다. 시·도, 시·군·구 같은 곳에서 일하는 지방공무원의 복무규정에도 점심시간이 명시적으로 보장돼 있다. 점심시간은 근로에 따른 휴식권의 하나로 어떤 경우에서든 우선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민원인의 편의를 도모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이를 명분으로 법에서 보장된 휴식권을 빼앗는 관행에선 이제 벗어날 때가 됐다. 민원인 편의 도모 차원에서 그동안 점심시간에도 대개 사무실 기능을 유지해왔고, 이 바람에 일선 창구 공무원은 편하게 점심식사를 하기 어려웠다. 정보기술(IT) 발달과 행정 시스템의 발전으로 점심시
-
커버스토리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41년 머뭇거린 이유
이르면 2026년 우리는 설악산 오색약수터 근처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1430m 고지인 끝청까지 올라가면서 설악의 절경을 즐길 수 있을 듯합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놓고 무려 41년 동안 이어져온 찬반 논란이 지난 2월 27일 최종적으로 정리됐기 때문입니다. 환경부는 강원도 양양군이 작년 12월 제출한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에 대해 몇 가지 조건을 붙여 승인했습니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강원 지역의 숙원 사업이 드디어 해결됐다”며 “올해 안에 착공하겠다”고 했습니다.지금도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있습니다. 설악 소공원과 권금성을 오가는 1.1㎞ 길이의 케이블카가 운행 중이죠. 새로 설치될 케이블카는 이것보다 훨씬 길어 3.3㎞나 됩니다. 몸이 불편해 설악을 오르지 못했던, 설악의 아름다운 사계를 볼 수 없었던 사람들도 이제 마음만 먹으면 쉽게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설악 케이블카 설치는 환경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첨예하게 부딪혔던 상징적인 사업이었습니다. 케이블카가 자연환경을 해친다는 시각과 케이블카가 오히려 동식물을 잘 보호한다는 시각이 대립했습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정책이 달라진 탓에 41년이 흘렀던 겁니다. 오색케이블카가 어떻게 설치될지, 환경을 둘러싼 논쟁점은 어떤 게 있는지 사례를 통해 더 알아봅시다.우리는 오색케이블카 허가하는 데 41년스위스·독일·오스트리아는 수천 개 운영설악산은 강원도 양양군, 속초시, 인제군, 고성군에 둘러싸여 있는 큰 산입니다. 제일 높은 봉우리는 대청봉입니다. 높이가 해발 1708m나 됩니다. 우리나라에선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
경제 기타
협상·입찰·경매·면접에도 게임 상황이 발생하죠
이번 주에는 경제현상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게임에 대해 알아보자. 이미 배운 용의자의 딜레마게임과 성대결게임은 완비된 정보하의 정태적 게임이라고 한다. 완비됐다는 것은 영어 complete를 번역한 표현이고, 정태적이라는 말은 게임에 참가하는 경기자들의 행동이 동시에 진행된다는 의미로, 동시게임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현실에서 발생하는 게임 상황은 정보가 어느 정도 갖춰졌느냐에 따라 1차적으로 완비된 정보게임과 불완비된 정보게임으로 구분되고, 각각의 게임은 다시 정태적 게임과 순차적 게임이라고도 불리는 동태적 게임으로 구분된다. 완비된 정보와 불완비된 정보게임에서 정보가 완비됐다는 것은 게임의 3요소인 경기자, 전략, 게임을 통해 얻게 되는 보수를 게임에 참여하는 모든 경기자가 알고 있는 상황을 뜻한다. 반면 불완비 정보게임은 경기자들이 게임의 3요소 중 하나라도 알지 못한 채로 게임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현실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불완비 정보게임은 게임 참여자 중 일부가 자신이 가져갈 보수에 대해 알지 못한 채 게임을 하는 경우다.독점시장에 신규 기업이 진입하면 기존 독점기업과 신규 기업 사이에 게임이 발생한다. 기존 독점기업은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을 저지할 수도 있고 진입 저지를 포기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독점기업이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투입하는 비용의 크기를 신규 기업이 알고 있다면 이 게임의 정보가 완비된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신규 기업은 이를 알기 어렵다. 따라서 보수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게임을 하게 되는 불완비 게임이 된다. 완비 정보하의 정태적 게임경기자들이 게임의 3요소를 모두 알고 동시
-
디지털 이코노미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시작된 이유는
산업혁명은 영국에서 시작됐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비서였던 에반젤리스타 토리첼리가 발견한 ‘공기에 무게가 있다’는 통찰을 토대로 토머스 뉴커먼이 증기기관을 만들면서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 성과는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유를 설명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산업혁명 이전 영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도 훌륭한 기술은 얼마든지 많았기 때문이다.경제적 동기의 부재조지프 슘페터는 어떤 기술이 사회에 채택되려면 무엇보다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노예가 기계보다 저렴했고, 이 점이 비싼 기계를 개발하고 채택할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노예는 산업화 이전 시대의 로봇이었다. 실제 헝가리에서는 봉건 영주를 대신해 일하는 무보수 농노를 ‘로보트닉’이라고 불렀다.노예는 오늘날 어떤 로봇 테크놀로지로 달성할 수 있는 수준보다 훨씬 다양한 육체 노동이 가능했다. 물론 논쟁의 소지가 많은 주장이다. 중요한 것은 기계화의 인센티브는 노동자의 자유가 아니라 노동의 가격이라는 점이다. 산업화 이전 사회에서 노동 가격은 낮았다. 1927년 미시시피강 범람으로 흑인 가족이 일자리를 찾아 범람 지역을 떠나자 노동력 손실이 불가피한 농장주들은 비로소 기계화 방향으로 선회했다.반대 주장도 있다. 산업화 이전 세상에서는 발명이 필요의 어머니라는 것이다. 기존 수요에 대응해 기술이 개발된 것이 아니라 산발적이고 우연한 기술 발전이 전에 없던 새로운 욕구와 수요를 창출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당시의 혁신은 부담은 크고 보상은 작았다는 점이다. 대량생산이 어려웠고, 사회적 안전망이 부족한
-
키워드 시사경제
'뽑기'는 그만!…돈 버는 법 바꾸는 K게임
내년부터 게임회사가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려면 어떤 아이템이 얼마만큼의 확률로 나오는지 정보를 미리 공개해야 한다. 국회는 지난달 27일 본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게임을 제작·배급·제공하는 업체는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종류별 확률을 게임물, 홈페이지, 광고 등에 표시해야 한다. 이 의무를 어기면 정부가 시정을 명령할 수 있고, 그래도 어기면 2년 이하 징역형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형까지 받을 수 있다. 1년 유예 기간을 거쳐 본격 시행된다.내년부터 ‘뽑기 확률’ 공개 의무화확률형 아이템이란 어떤 것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구입하는 게임 아이템을 말한다. 자동차 경주를 예로 들면 1% 확률로 초고성능 슈퍼카가, 90% 확률로 일반 차량이 나오는 식이다. 게임하는 재미를 더해준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사실상 도박과 다를 게 없어 사행성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2000년대 초반 등장한 확률형 아이템은 한국 게임회사들의 핵심 수익원이다. 문제는 게임업계가 어느새 이 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이다. 이른바 ‘현질’(현금 쓰기)을 강요한다는 게임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졌다. 좋은 아이템이 나올 확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아이템을 사지 않으면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조차 힘든 수준이 됐다는 것이다. 여론의 지지를 업은 ‘확률 공개법’이 게임업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회 문턱을 통과한 배경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시장 환경과 업계 현실이 반영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PC게임 이용자의 28.4
-
숫자로 읽는 세상
1만여명 감원한 구글·MS…돈되는 생성 AI엔 투자 쏟아붓는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인공지능(AI)에 대한 고용과 투자는 되레 늘리는 모습이다. 오픈AI의 AI 챗봇 서비스 ‘챗GPT’의 등장을 계기로 “AI가 돈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 영향이다. AI 관련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역대급 감원에도 AI 투자 늘린 구글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올 1월 전체 직원의 6%에 해당하는 1만2000여 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구글 창사 이후 최대 규모다.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구글 미래 사업의 대표 주자로 손꼽혔던 로봇 프로젝트가 종료됐다. 사물인터넷(IoT) 운영체제(OS) ‘푸시아’ 개발팀도 규모가 쪼그라든 것으로 알려졌다.예외는 AI 연구를 전담하는 구글 브레인팀이다. AI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음을 감안한 조치였다. 구글은 지난달 AI 챗봇 ‘클로드’를 개발 중인 앤스로픽에 4억달러(약 52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오픈AI의 창업 멤버를 주축으로 설립된 스타트업이다.구글 관계사들은 AI와 관련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유튜브는 곧 생성 AI를 활용한 영상 편집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AI를 이용해 동영상에서 의상을 교체하거나 영화적인 효과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AI를 활용해 영상을 재창조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마이크로소프트도 AI에 ‘올인’오픈AI와 손잡고 글로벌 AI 열풍에 불을 댕긴 마이크로소프트(MS)도 상황이 비슷하
-
시사 이슈 찬반토론
공항 야간비행 부담금 늘리는 정부, 소음이 줄어드나
정부가 야간에 운항하는 항공기에 소음부담금을 대폭 올리겠다고 나섰다. 국토교통부의 ‘공항 소음대책 개편방안’에 따르면 항공사의 부담금은 최대 세 배로 치솟는다. 대상은 인천공항을 비롯해 전국 6개 공항이다. 항공업계의 걱정과 반발이 적지 않다. 코로나 충격이 특별히 컸던 항공사로서는 이제 겨우 영업 정상화를 도모하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부담이 커졌다. 우선은 노선을 운영 중인 각 항공사 부담이 되겠지만, 결국은 항공 승객과 화물주에 돌아갈 것이다. 반면 항공기 이착륙에 따른 소음 피해가 적지 않았다며,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공항 인근 주민에겐 득이 된다. 지금까지 받아온 지원은 냉방시설 설치, 전기료와 TV 수신료 지원 정도여서 부족했다는 것이다. 소음부담금 추가 올리기, 적절한가.[찬성] 심각한 소음 공해, 야간엔 더 문제…원인 유발 항공사가 주민 지원 확대해야공항 주변에서 일상생활을 해보지 않으면 소음 공해가 얼마나 큰지 모른다. 거대한 제트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나는 엔진음은 굉음에 가깝다. 더구나 야간에는 더 심해 정상적인 수면이 어려울 정도다. 해외여행이 보편화됐고, 경제도 발전하면서 정기 여객편은 물론 화물기의 왕래도 많이 늘었다. 주간만으로 이동 승객과 늘어나는 항공 물동량을 소화하기 어렵다 보니 이제는 야간 비행편도 적지 않다.소음이 문제라고 모든 항공편을 주간에만 운행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인천·김포 같은 곳은 낮 시간대에도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불가피하게 야간에도 항공기가 내리고 떠야 한다면 보상이라도 확대해줘야 한다. 공항 인근의 직접 피해자에 대한 경제적 보상은
-
사진으로 보는 세상
‘세계 여성의 날’ 집회에 참가한 우루과이 여성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은 지난 8일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한 여성이 아기를 안은 채 여성의 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우루과이와 인도네시아, 독일, 튀르키예 등 세계 각국에서는 여성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행렬이 펼쳐졌다. 몬테비데오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