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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의 바탕은 탐욕과 착취가 아니라 신뢰다"…인류번영 이끈 시장경제 핵심 가치 명쾌하게 설명

    “자본주의를 오해하는 근본 배경에는 자유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가 ‘탐욕’에서 비롯되며 한쪽이 다른 한쪽을 ‘착취한다’는 악의적인 관념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자본주의의 바탕은 탐욕과 착취가 아니라 신뢰다. (중략) 자유시장에서의 거래는 ‘최선의 이익’을 얻기 위한 것으로, 여기서의 이익은 쌍방을 위한 것이다.”“자본주의에 대한 잘못된 견해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기를 바라지만, 실제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가장 유력한 주체는 예나 지금이나 민간 부문이다. (중략) 역사에서 늘 반복되어 왔듯이, 일자리와 자본을 창출하는 기업과 기업인을 핍박하는 것은 경제를 황폐화시키는 지름길이다.”경제잡지 포브스 발행인인 스티브 포브스는 2009년 저널리스트인 엘리자베스 아메스와 함께 쓴 《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구할 것인가(How capitalism will save us)》를 통해 사회에 만연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오해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책은 무차별적으로 공격받고 있는 자유시장경제 가치의 핵심을 명쾌한 논리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부자가 모두를 더 부유하게 만든다저자들은 이 책에서 시장경제를 피도 눈물도 없는 차가운 제도로 바라보거나 자본이 노동을 착취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급증한 현실을 개탄했다. 이와 함께 인류 번영을 이끈 자본주의를 탐욕스럽고 부도덕한 체계로 여기는 세계 지식인들의 잘못된 인식이 어디서 출발하는 것인지도 조명했다.저자들은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비판하는 지식인이 적지 않은 데는 17~18세기 유럽 중상주의자들의 고루한 관념이 남아 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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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아름다움은 다름을 수용하는 관용에서 나와…아리스토텔레스는 ‘공포’와 ‘연민’을 비극의 목표로 봤죠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나의 눈길을 끌고 숨을 멎게 할 만큼 매력을 발산하는 대상의 기준은 무엇인가. 인류 모두에게 적용되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존재하는가? 내가 속한 공동체가 ‘아름답다’고 정의하고, ‘그렇다’고 교육받아 온 그것이 아름다운가? 서양은 18세기 중반 고대 로마의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을 재발견하면서 ‘신고전주의’를 시작했다. 신고전주의는 당시 장식과 비조화, 신의 은총을 강조했던 바로크와 로코코 형식에 대항해 르네상스와 고대 그리스의 예술을 모체로 삼았다. 조화와 비율, 일치는 신고전주의의 문법이다.숭고18세기에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신고전주의와 더불어, 그 신고전주의가 숨 쉴 수 있는 ‘틈’들도 유럽인들 어휘에 등장했다. 천재성, 상상력, 취미, 정서, 감정, 즉흥과 같은 단어들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아름다움이 등장했다. 천재성과 상상력은 창작자의 능력을 표시하고 취미, 정서, 감정, 즉흥은 창작자가 어떤 대상에 느끼는 사적이며 시적인 능력을 시사한다. 이 용어들은 작품이 지닌 객관적이고 수학적인 특징들이 아니라 주관적이고 사적인 태도들이다.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지닌 내재적인 가치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관찰자의 반응이다.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그리스 비극을 ‘완벽한 형태를 추구하는 불안정한 연습과정에 대한 재현’이라고 정의했다. 무대 위에 선 배우의 말과 행동은 단호하고, 수단과 목적이 하나가 되며 압도적이어야 한다. 그 평가는 비극을 보는 아테네 관객들의 정서적인 반응에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의 목표를 ‘공포’와 ‘연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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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섭받지 않는 기업인의 창의력이 사회를 풍요롭게 한다"…반(反)기업 정서에 맞서 자본주의 옹호 못하는 지식인 질책

    “모든 독재정권은 몇몇 소수 그룹을 희생양으로 삼는다. 독재권력을 요구하기 위한 정치적 정당성 차원이다. 소련에서 희생양은 부르주아 유산계급이었고, 나치 독일에서는 유대인이었다. 미국에서 그 희생양은 사업가들, 특히 대기업가들이었다.”아인 랜드(Ayn Rand·1905~1982)는 20세기 미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다. 그는 소설과 에세이 등을 통해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가 1943년에 쓴 소설 《마천루(The Fountainhead)》는 2500만 부 이상 팔렸다. “인류 발전의 원천은 인간의 자비심이 아니라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더 많은 이익을 취하려는 이기심”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간섭받지 않는 기업인의 창의력이 사회를 풍요롭게 만든다”고도 했다. 1957년 발표한 《아틀라스(Atlas Shrugged)》는 당시 미국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 가운데 2위에 올랐다. 그는 이 소설에서 좌파의 선전선동과 기업 규제로 인해 몰락해가는 도시를 묘사했다.그의 저서들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앨런 그린스펀 전 중앙은행(Fed) 의장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랜드가 시장경제 선봉역을 자임한 데는 러시아에서의 어린 시절 경험이 작용했다. 러시아 혁명으로 부친이 경영하던 약국이 국유화됐고 가족은 전 재산을 잃었다. 그는 대학에 진학했지만 공산주의의 억압과 통제를 이기지 못해 미국으로 망명했다.경쟁의 궁극적 조정자는 자본시장랜드는 “국가가 할 일은 최소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력과 사기 등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고 각종 계약을 집행하는 과제만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국가만이 도덕적으로 정당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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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주는 훌륭하다고 여기는 모든 것을 할 필요는 없다"…정치는 도덕적인 이상 추구와 다르다고 주장했죠

    “군주는 악덕을 행사하지 않았을 때 자국의 존망이 위태로워질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오명(汚名) 따위는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의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의·자비심과 종교적 경건함에 반하는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 할 수만 있다면 착하게 사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지 않아야 하지만, 필요할 경우 어떻게 악해질 수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니콜로 마키아벨리(1469~1527)가 1512년에 쓴 《군주론》에 나오는 대목이다. 이 문구들 때문에 마키아벨리는 잔인하고 야비한 권모술수의 대표적 인물이라는 ‘악명’을 얻게 됐다. ‘마키아벨리즘’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이 됐다. 이런 구절도 있다. “군주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과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두려움이어야 한다. 사람들이란 은혜를 모르고 위선적이며 이익을 탐내기 때문이다.”“권모술수의 대표” vs “자유 옹호자”《군주론》은 기존 통념 또는 도덕적 규범을 뛰어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출간 이후 거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살인적인 마키아벨리’라고 비판했다. ‘악의 교사’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는 마키아벨리의 한 측면만 보고 판단한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장 자크 루소와 바뤼흐 스피노자 등은 마키아벨리를 공화주의의 대변자이자 자유의 옹호자로 치켜세웠다.옹호론자들은 《군주론》을 집필할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 나폴리 등 지역 국가들이 중국 ‘춘추전국시대’처럼 할거하면서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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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로노스 주민들, 오이디푸스 얘기 들으며 마음 열어…대화는 경청 통해 타인의 입장을 숙고하는 훈련이죠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눈물로 가득한 연못’이란 장면이 등장한다. 앨리스는 잠시 잠이 들어 깊은 구덩이에 빠졌는데 출구를 찾지 못해 한참 운다. 앨리스는 몸 크기가 작아져, 자신이 흘린 눈물이 만든 연못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그때 생쥐 한 마리가 어디선가 나타난다. 앨리스가 말을 건다. “오, 마우스(생쥐)여. 이 연못을 나가는 길을 아니? 여기서 헤엄치는 것이 너무 피곤해. 오, 마우스여!” 앨리스는 생쥐를 부를 때 ‘마우스’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쥐에게 말해 본 적이 없었지만 오빠의 라틴어 문법책에서 ‘마우스’에 대한 격(格)변화를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우스, 마우스의, 마우스에게, 마우스를, 오 마우스여!’앨리스와 생쥐의 대화생쥐는 앨리스를 한참 쳐다본 후, 조그만 눈으로 윙크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앨리스는 생쥐가 영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엔 프랑스어로 말을 건넸다. 윌리엄 1세가 11세기 영국을 정복하러 이주했을 때, 그 생쥐도 함께 왔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윌리엄 1세가 거의 1000년 전 사람이란 사실을 몰랐다. 앨리스는 프랑스어를 배울 때 외운 첫 문장을 생쥐에게 말했다. “우 에 마 샤트(Ou est ma chatte)?” “고양이가 어디 있지?”라는 뜻이다. 그러자 생쥐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물에서 나와 공포에 질려 온몸을 떨었다. 앨리스는 말한다. “미안해. 나는 네가 고양이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었어.”생쥐는 앨리스에게 묻는다. “네가 나라면 고양이를 좋아하겠어?” 앨리스는 자신이 키우는 ‘디나’라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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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명암·선악 등 서로 대립적인 두 항의 짝으로 구성…배움이란 내가 알 수 없는 수많은 다름에 대한 존경이죠

    내가 삶의 기준으로 삼을 옳은 것은 무엇이고, 버려야 할 그름은 무엇인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악한가. 어디가 지옥이고 어디가 천국인가. 삶과 죽음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이며 너는 누구인가. 누가 스승이고 누가 학생인가. 배움이란 자신이 우연히 던져진 환경의 관습이나 도덕이 나에게는 ‘옳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배움이란 내가 알 수도 없고 경험할 수도 없는 수많은 ‘다름’에 대한 존경이다. 인간은 배움을 통해 자신이 경험한 세계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무식(無識)에서 탈출할 수 있다.두 도시 이야기《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는 ‘문명이란 무엇인가’를 기원전 5세기 아테네 시민들에게 묻는다. 작가 소포클레스는 오이디푸스의 과거를 상징하는 테베의 문명을 아테네 근교에 있는 콜로노스에서 구축하려는 새로운 문명과 대비시킨다. 이 비극은 도저히 함께할 수 없는 부랑자이며 방랑자인 오이디푸스를 당시 아테네 시민들이 구축하려는 새로운 도시문명 안으로 수용하려는 과정이다. 주인공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불우한 과거를 상징하는 테베에서 추방돼, 새로운 도시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애쓴다. 그는 자신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자비로운 도시’를 찾는다. 이 비극을 이해하는 열쇠는 이 두 도시가 상징하는 가치들에 대한 대비다.《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에서 오이디푸스는 자신이 처한 불쌍한 운명을 분명하게 인식한다. 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는 눈먼 아버지와 낯선 땅으로 들어갈 참이다. 오이디푸스가 안티고네에게 건네는 말로 비극이 시작된다. “눈먼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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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의 힘은 유연한 자기조절능력에 있다"…소유권은 창조와 혁신의 원동력이란 점도 강조

    “시장은 불완전하지만 최상의 시스템으로, 악한 자들이 끼치는 해악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시장과 정부는 서로 불편한 관계다. 시장은 중앙집중화한 그 어떤 대안보다 경제를 더 잘 조절한다. 정부는 시장을 왜곡하다 못해 심지어 파괴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장경제가 그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존 맥밀런(1951~2007)이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할 때 쓴 《시장의 탄생(Reinventing the Bazaar)》(2003)은 시장을 통한 경제 운용이 왜 효율적인지를 여러 나라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밝히고 있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실패 사례도 추적해 무엇이, 왜 잘못됐는지를 분석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케네스 애로 교수는 이 책에 대해 “시장이 왜 성공 또는 실패하거나 남용되는지 그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고 했다.소유권은 혁신의 원동력“1990년대 초 베트남의 거의 모든 트럭이 멈춰 섰다. 옛 소련에서 수입했거나 소련 기술로 제조된 트럭들이었다. 소련이 무너지면서 필요한 부품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라 전체에 운송 대란이 일어났고, 다급해진 베트남 정부는 운전기사들에게 트럭 소유권을 부여했다. 그러자 트럭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기적이 일어났다.”《시장의 탄생》 중 ‘소유권은 기적도 만들어낸다’는 장(章)에 나오는 내용이다. 맥밀런은 베트남 사례를 통해 시장이 움직이는 데 소유권이 왜 중요한지를 파헤쳤다. 원래 국가 소유였던 트럭이 자기 재산이 되자 운전사들은 폐품 속에서 필요한 부품을 찾아냈고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트럭을 고친 덕분에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또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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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테네 민주주의 뿌리는 다름을 수용하는 자비와 경청…이방인을 보호하고 수용할 때 도시가 새롭게 태어나죠

    오이디푸스는 도시라는 공동체가 지탱하기 위한 원칙을 위반(違反)했다. 도시는 가족의 집합이며, 가족은 부모 자녀라는 독립적인 위치와 기능의 집합체다. 가족의 해체는 곧 도시문명의 해체로 이어진다. 가족의 기반을 흔드는 가장 근본적인 해악은 가족 구성원의 경계를 침범하는 폭력(暴力)이다. 그는 이성적인 인간으로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 인간이었다. 오이디푸스는 그를 덮친 운명을 통해 자신의 존재 이유를 조금씩 ‘볼 수 있는’ 지혜로운 인간이 됐다.운명의 암호자비로운 여신들이 인간의 기준으로 상반된 가치를 지닌 존재인 것처럼 오이디푸스의 삶도 저주인 동시에 축복이 될 수 있다. 아테네로 가는 길목에 있는 콜로노스에서 다시 저주를 받아 추방될 위기에 처한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운명을 반전시킨다. 그는 자신이 침입한 낯선 장소가 “자신의 운명의 암호”라고 확신한다. 그는 자신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엄연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 있게 분노의 여신들에게 요구한다. “그분들이 탄원자를 자비롭게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이제 여기 이 자리를 절대로 뜨지 않겠습니다.” 그는 자신의 불행한 삶에 얽혀 있는 실타래와 같은 암호를 새로운 문명의 구축을 위해 풀기 시작한다.‘탄원(歎願)’이란 한 사회의 통념이나 관습으로는 수용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숙고할 뿐만 아니라 그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하는 행위다. 오이디푸스는 자신과 같이 금기시된 인간을 아테네라는 도시문명의 언저리인 콜로노스 안으로 수용하라고 요구한다. 그는 장님이며 허약한 사람이지만 동시에 콜로노스 공동체를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