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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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신뢰 등 사회적 자본 키워야 저성장 넘는다
◆ 사회적 신뢰도 추락우리나라의 사회적 신뢰도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 수준으로 향상되면 경제성장률이 1.5%포인트 높아져 4%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6일 ‘한국의 사회적 자본 축적 실태와 대응과제 연구’ 보고서에서 “신뢰, 규범, 네트워크 등 사회적 자본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른 회원국과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사회적 자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해 저성장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월 26일 연합뉴스☞ 한 나라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 삶의 질이 높아지려면 노동(인적자본)이나 자본(물적자본) 같은 생산요소가 풍부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하드웨어적 요소만 갖고서는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게 쉽지 않다. 또 다른 '알파'가 필요하다. 그건 바로 '신뢰, 정직' 등으로 표현되는 소프트웨어적 요소다. '신뢰'가 경제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 사회의 신뢰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자.“신뢰는 사회적 자본”경제학자들은 신뢰를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으로 간주한다. 신뢰가 노동이나 자본처럼 경제성장에 큰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미국의 정치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트러스트》라는 책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한 국가(따라서 국민 삶의 질이 꾸준히 높아지는 국가)는 ‘신뢰’라는 자본이 풍부한 국가”라고 설파했다.사회적 자본은 “개인들 사이의 연계, 그리고 이로부터 발생하는 사회적 네트워크, 호혜성과 신뢰의 규범”을 의미한다. 사회적 자본은 네트워크와 같은 구조적인 요소와 신뢰, 호혜성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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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42) 프란츠 카프카 '변신'
거대한 벌레로 변신한 주인공내일 엄청난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가. 아니면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온한 날을 원하는가. 아버지가 진 빚을 갚고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지방 출장을 자주 가야 하는 피곤한 영업사원 그레고르 잠자. 빚을 갚으려면 앞으로도 5~6년 동안 고생해야 한다. 그 이후에는 ‘대전환이 시작될 거야’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견딘다.매일 새벽 5시 기차로 출근하는 그레고르는 자신의 몸이 어제와 달라진 것과 6시30분에 눈을 떴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장갑차 같은 딱딱한 등, 불룩하게 나온 화살 모양의 뻣뻣하게 갈라진 갈색 배, 수많은 다리’를 가진 거대한 벌레로 변신한 것이다. 그레고르는 흉측한 자신의 모습에 놀라면서 다시 취업하기에는 늙은 아버지, 몸이 아픈 어머니, 음악학교에 보내고 싶은 열일곱 살 여동생부터 걱정한다.부모님은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신한 사실에 절망하고, 여동생 그레테는 조심스럽게 흉측한 벌레를 돌본다. 그레고르가 더 이상 돈을 벌지 못하자 가족들의 생활이 형편없이 나빠진다. 그러자 늘 축 처져 있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일을 시작하고 여동생도 출근을 한다. 점액질을 뿜으며 괴상한 소리를 내는 흉측한 그레고르는 점점 귀찮은 존재가 돼간다.그레고르의 죽음은 무엇인가매일 공부에 시달리는 게 싫어, 날마다 출근하는 게 지옥 같아 어디론가 날아가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다. 열심히 살았지만 하루아침에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밀려나는 이들도 있다. 팽팽하게 잡고 있던 일상의 끈이 끊어지는 순간 벌레가 될지도 모른다. 외부와 차단되고 가족과 점점 멀어지다 서서히 사라져간 그레고르처럼.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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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국채 많이 발행할수록 정부 빚도 는다
◆ 50년 만기 국고채 발행만기 50년짜리 국고채가 발행됐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1일 신규 발행된 국고채 50년물 규모는 1조1000억원, 발행금리는 연 1.574%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014년 이후 만기 50년 이상 국고채를 발행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 10개국에 그친다. -10월 12일 연합뉴스정부가 만기가 무려 50년인 채권(국고채) 발행에 성공했다. 50년 뒤에 빚을 갚는 조건으로 민간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정부가 발행한 채권 중 만기가 가장 길다. 이전까지 만기가 가장 긴 국채는 30년이었다. 그런데 50년 동안이나 돈을 빌리는데도 이자는 연 2%도 안된다. 채권과 국채란 무엇이고, 국고채 50년물(物·물은 만기를 의미함) 발행은 어떤 의미를 갖는 걸까?채권과 국채채권(bond·債券)이란 기업이나 금융회사,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이 사업 등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빌리면서 그 돈을 빌렸다고 발행해주는 증서다. 쉽게 얘기하면 일종의 차용증이다. 채권은 보통 이자가 얼마고 언제 지급하며, 원금을 상환하는 날짜는 언제인지가 확정돼 있다. 이자율(금리)은 대체로 만기가 짧을수록,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리려는 기업들의 신용도가 높을수록 낮게 책정된다. 돈을 빌려주는 쪽에서 보면 떼일 우려가 적기 때문이다.채권의 종류는 다양하다. 원금 상환기간을 기준으로 하면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채 △2~5년인 중기채 △5년 이상인 장기채로 구분한다. 또 발행주체에 따라 크게 △중앙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지방정부(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방채 △한국전력 같은 공기업이 발행하는 특수채 △일반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 △금융회사가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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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41) 알렉산드르 이자에비치 솔제니친 -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우울하고 불쾌한 수용소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는 8년째 수용소에 갇혀있다. 공산주의 국가 소련에서 스탈린이 철권통치를 하던 1950년대 냉전시대가 무대이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는 슈호프가 시베리아에 있는 특별수용소에서 오전 5시부터 밤 10시까지의 하루 일상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 맨 마지막 부분에 슈호프는 더없이 만족한 기분으로 잠을 청하며 그날 하루를 정리한다.“영창에도 들어가지 않았고 ‘사회주의 단지’로 추방되지도 않았다. 점심 때는 죽 그릇 수를 속여 두 그릇이나 얻어먹었다. 작업량 사정도 반장이 적당히 해결한 모양이다. 오후에는 신바람 나게 벽돌을 쌓아올렸다. 줄칼 토막도 무사히 가지고 들어왔다. 저녁에는 체자리 대신 순번을 기다려주고 많은 벌이를 했다. 담배도 사왔다. 병에 걸린 줄만 알았던 몸도 거뜬하게 풀렸다. 이렇게 하루가, 우울하고 불쾌한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거의 행복하기까지 한 하루가 지나갔다.”슈호프의 행복한 하루를 반대로 해석하는 것이 수용소에서의 일상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만 간수들 눈에 어긋나면 수용소 내 영창으로 끌려가고, 간수들이 식재료를 빼돌리고 음식을 제대로 배분하지 않아 죄수들은 늘 허기에 시달리고, 잠시도 쉬지 못하게 끊임없이 의미없는 일을 시키고, 제대로 된 생활용품 하나 없는 춥고 더러운 곳에서 생활하고, 시도 때도 없이 수색한 뒤 불합리한 지시를 내리고, 휴일에도 일을 시키며 괴롭히고, 몸이 아파도 제대로 치료받거나 쉬지 못하는 ‘우울하고 불쾌한 일 투성이’인 곳이 수용소이다.복종 안 하면 형기 늘어나하지만 슈호프는 형기를 다 채운 뒤에 다시 수용소에 남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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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갑골문 증거자료 있다
한자(漢字)를 공부하다 의문이 들었던 적이 있다. ‘밝을 명(明)’이 해(日)와 달(月)을 합친 글자라면 왜 해가 달보다 작은가? ‘이름 명(名)’은 저녁 석(夕)과 입 구(口)를 합쳐놓았는데, 이 둘이 사람의 이름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재상 재(宰)’는 집 안에 매울 신(辛)이 들어 있는데, 이 글자가 어떻게 한 나라의 최고 정치지도자를 뜻하는 글자일 수 있는가?한자의 시원은 갑골문(甲骨文)이다. 기원전 14세기인 중국 은(殷)왕조 시대에 만들어진 문자다. 동물 뼈에 새겨 전하는 분명한 증거자료가 남아있다. 1898년 청나라 광서(光緖) 말년에 허난성 안양현 소둔촌에서 출토되었다. 농민들은 이를 용의 뼈라고 생각해 용골(龍骨)이라고 불렀고, 인근의 약재상에게 한약재로 판매하였다.1899년 왕이룽과 리우어 두 사람이 이 뼈에 새겨진 문자를 연구하고 은나라 사람들이 칼로 새긴 문자임을 밝혔다. 갑골문은 지금까지 15만 여 조각이 발굴되었다. 갑골문에 쓰인 개별글자 기준 글자는 5000자 정도다. 갑골문의 주요 내용은 ‘정치적’이다. 제정일치(祭政一致) 사회였던 은나라 왕들이 하늘에 제사 지낸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갑골문 발견에 이어 1928년 안양현에서 은나라 수도인 은허(殷墟)가 발굴되어 전설상의 나라였던 은나라가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왕조임이 드러났다.다시 한자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갑골문에 쓰인 글자들은 몇 차례의 직선화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형태로 다듬어졌다. 원래는 다른 뜻이었던 부호들이 동일한 모양으로 수렴한 경우가 있다는 뜻이다.고기를 잘라준 사람…스승 사(師)밝을 명(明)에서 日은 해가 아니다. 月은 달이 맞다. 여기서 日은 창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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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사회보험은 보험 원리 응용해…최저생활 보장하는 사회보장정책
◆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사회보험비어려운 경제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국민들이 부담한 사회보험 비용이 약 98조원을 기록, 올해는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9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사회보험 비용 국민부담 현황 및 개선과제’를 발표했다. 지난해 국민들이 부담한 5대 사회보험비용은 97조6523억원으로, 2014년(91조8550억원) 대비 6.3% 증가했다. -110월 9일 연합뉴스☞ 정부가 모든 국민들이 최저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게 ‘사회적 안전망(social safety net)’이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안전망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건 1997년 외환위기 이후다. 사회적 안전망은 크게 △사회보험과 △공적 부조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다른 복지 비용처럼 사회보험 비용도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추세다. 사회보험이란 게 무엇이고 어떤 종류가 있으며,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자.사회보험 vs 공적부조사회보험(social insurance)은 보험의 원리를 응용해 국민들의 최저 생활을 보장하는 사회보장 정책의 하나다. 우리나라 사회보장기본법은 ‘국민에게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을 보험의 방식으로 대처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라고 정의하고 있다. 국가가 법에 의해 시행해 강제성을 띤다는 점이 특징이다. 개인이 자유의사로 가입하는 민영보험과 달리 가입이 의무적이라는 뜻이다. 보험료는 가입한 개인과 개인이 속한 기업, 국가가 분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보험료 책정기준도 다르다. 일반적인 보험이라면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을수록 보험료가 비싸진다. 하지만 사회보험은 위험의 정도보다는 소득에 비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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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밥 딜런 '바람만이 아는 대답'
노벨문학상 받은 밥 딜런2016 노벨문학상이 미국의 밥 딜런에게 돌아갔다. 1997년에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된 이후 지속적으로 노미네이트되었던 터라 반기는 이들이 많았다. 최고 권위의 상이 결코 대중가수에게 돌아가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이들은 “밥 딜런은 위대한 미국 음악 전통 안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작했다”는 스웨덴 한림원의 평가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밥 딜런은 ‘대중음악의 가사를 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대중음악 장르로 치부된 포크를 현대 예술 장르로 탈바꿈시킨 역사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스웨덴 한림원은 무엇보다도 ‘귀를 위한 시’라는 ‘노랫말’에 주목했을 것이다. 밥 딜런 이전의 음악은 사운드와 형식에 치중했으나 밥 딜런의 의미있는 가사는 사람들의 귀를 끌어당겼고, 다른 가수들도 가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밥 딜런의 노랫말은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미국 고등학교와 대학의 교과서에 실렸으며 그의 신곡 가사가 어려워지면 미국 각 대학의 영문과에 ‘밥 딜런 시분석’ 강좌가 개설되기도 했다.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Knockin’ on Heaven’s Door)’ ‘바람만이 아는 대답(Blowin’ in the Wind)’ ‘구르는 돌처럼(Like a rolling stone)’ 등이 그의 대표 작품이다. 영국 잡지 <언컷>은 최근 100년 간 발표된 음악, 영화, 책, TV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여 밥 딜런의 노래 ‘구르는 돌처럼’(Like a rolling stone)을 ‘세상을 바꾼 가장 뛰어난 대중문화 작품 1위’로 선정했다.은유로 세상에 저항하다1941년에 태어나 1960년대에 활동을 시작한 밥 딜런은 월남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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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38) 문자문학과 구비문학(口碑文學)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미국 가수 밥 딜런이다. 가수로서는 최초의 ‘문학상’ 수상이다. 그래서 학계 일각에서는 밥 딜런의 작품이 ‘문학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상을 수여한 근거는 가사일까 아니면 멜로디까지 포함하는 것일까도 의문이다. 어쩌면 그가 부른 ‘노래’ 자체를 문학상 수상 대상으로 판단했는지도 모른다.문학이란 무엇인가?‘문학(文學)’이라고 하면 ‘종이에 인쇄된 문자’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당연한 반응이다. 인류가 문자와 종이를 발명한 이후 ‘책’은 문학을 실어 나르는 압도적인 매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자를 넘어선 ‘문학’도 존재한다. 구비문학(口碑文學)이다.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어 온(oral tradition) 작품들이다.구비문학은 문자문학에 비해 역사가 깊다. 지난 주 칼럼에서, 몸짓언어-음성언어-문자언어 순으로 인류 의사소통 수단의 진화가 이루어졌다고 이야기한 것을 기억하시는지. 그렇다면, 아직 문자언어가 발명되기 전 상황을 생각해 보자. 동시대 사람에게 널리 알리고 후대에 전달해야 하는 중요한 정보를 사람들은 어떻게 다루었을까. 정보를 외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었을 터이다.외우기 쉽도록 정보를 다듬는 과정은 대략 두 갈래다. 하나는 이야기로 만들어 전체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외워서 말하기 편하도록, 다시 말해 낭송하기 좋도록 박자를 넣어 전승하는 것이다. 정형시(定型詩)의 음률은 예컨대 3.4조, 4.4조 등 선사시대(先史時代)부터 전해 내려온 ‘낭송(朗誦)’의 흔적일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시(詩)는 기록문학 이전부터 존재해 온 유구한 형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