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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한국 최초의 대기업 경성방직 광목시장서 일본과 경쟁하다

    서울 영등포역 앞 지하도를 걷다 보면 타임스퀘어 쇼핑몰에 이른다. 단일 쇼핑몰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원래 경성방직 공장이 있던 곳인데 경방필백화점을 거쳐서 지금의 건물이 들어섰다. 지금도 쇼핑몰 1층 밖으로 나가면 <경성방직 사무동>이 유적으로 보존돼 있다.■ 기억해 주세요^^1919년 청년 김성수는 전국의 부자들을 설득해 민족자본을 모아 경성방직을 설립해요. 1956년엔 동생 김연수가 경성방직에서 갈라져 나와 지금의 삼양그룹을 창립하죠.영등포 타임스퀘어의 역사는?경성방직은 한민족 최초의 대기업이었다. 1919년 3·1 만세운동의 산물이기도 했다. 청년 김성수는 만세운동의 열기를 경제독립운동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쏟아져 들어오는 일본제 광목(면직물)에 맞설 조선제 광목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경주 최부자 등 전국 각지의 유지를 설득해 자본을 모았고 경성방직을 설립했다. 민족자본으로 세운 조선인 최초의 대기업이었다.경제독립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김성수는 인도 독립운동의 주역인 간디와 같았다. 다만 간디는 가내 수공업을 운동의 수단으로 택했던 반면 김성수는 일본에 필적하는 현대식 대기업 설립을 택했다.그러나 김성수는 비즈니스에는 별로 소질이 없었던 듯하다. 모집한 자본을 사업을 시작해보기도 전에 다 잃을 정도로 실패를 겪는다. 공장을 완성한 후에도 실적은 부진했다. 김성수는 결국 이 회사의 경영을 동생인 김연수에게 맡긴다. 김연수는 이미 고무신 장사를 성공시켜 기업가적 능력과 소질을 보이고 있었다. 경성방직의 경영을 동생에게 넘긴 김성수는 동아일보와 보성전문(후일 고려대학교) 등 계몽운동에 전념하게 된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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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 역사적 기록에는 허구가 섞여 있다

    ■아하 ! 이런 뜻이명나라 장수 진인은 정유재란때 일본군과 싸우다 부상을 당해 한양에서 치료를 받게 됩니다 . 당시 의료수준으론 생명을 잃을 확률이 높았지만 진인은 짧은 시간에 완쾌돼 전장으로 복귀하죠.평소 관우를 숭배해온 진인은 자신이 살아난 것은 관우의 음덕이라 여겨 한양에 사당을 세워요. 그것이 지금의 서울 숭인동에 있는 ‘동묘’죠.사실과 허구의 경계는 어디일까? 우리는 역사를 ‘사실에 기반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이 아닌 것’이 ‘역사적 진실’처럼 통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로는 진실과 허구가 현실에서 얽히기도 한다. 서울 동대문 인근에 동묘(東廟: 1602년 건립)가 있다. 보물 142호로 지정된 문화재다.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關羽)를 모신 사당이다. 남묘(1598), 북묘(1883), 서묘(1902) 등 관우를 모신 사당이 사방에 모두 세워졌으나 지금은 동묘만 남아 있다.임진·정유재란의 와중에고대 중국 장수를 기리는 사당이 한양에 세워진 연유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 명(明)나라 지원병을 이끌고 참전한 장수 진인(陳寅) 때문이다. 진인은 정유재란(1597) 당시 가토 기요마사(加淸正)가 이끄는 일본군과 전투를 벌이다 부상을 당하고 한양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는다. 울산에서 한양까지의 후송 거리도 거리지만 당대의 의료 수준, 위생 상태를 감안할 때 생명을 잃을 확률이 높았다. 놀랍게도 진인은 짧은 시간에 완쾌돼 전장으로 복귀한다.그는 평소 관우를 무신(武神)으로 숭배했는데, 이역 땅에서 살아난 것은 관우의 음덕이라 여겨 사당을 세웠다. 평소에 지니고 다니던 관우의 조각상을 모시는 건물을 지었는데, 명나라 다른 장수들이 비용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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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 이문열의 '젊은날의 초상'

    중편소설 3편에 담긴 아픈 젊음10대와 20대 초반에 읽은 소설 가운데 많은 작품이 절판되거나 품절되었다. 수첩에 문장을 옮겨 틈틈이 들여다보던 『젊은날의 초상』은 반갑게도 시퍼렇게 살아있었다. 1981년 11월에 1쇄를 찍은 이래 79쇄를 이어오고 있다.『젊은날의 초상』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떠돌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하구」, 대학시절을 조명한 「우리 기쁜 젊은 날」, 대학을 중퇴하고 방황하는 젊음을 그린 「그해 겨울」이라는 세 편의 중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다.‘요즘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 다시 읽었을 때, 청춘이라면 꼭 품어야 할 작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경험한 짧은 날과 경험하지 않은 많은 날을 지레 재단하며 아파하기보다 앞선 이들의 통찰에서 실마리를 찾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이다.입학한 지 1년도 못 돼 고등학교에서 쫓겨난 「하구」의 ‘나’는 가출해 깊은 수렁과도 같은 떠돌이 생활을 한다. 하지만 어둡고 낯선 길 위에서 피로를 슬픔 삼아 울다가 형에게 돌아온다. 「우리 기쁜 젊은 날」의 ‘나’는 친구 하가와 김형과 어울려 공허한 관념과 뿌리없는 사유에 의지하며 이상과 현실의 갈등 속을 오간다. 김형이 갑작스럽게 죽자 ‘더 확실하게 알기 위해, 더욱 큰 가치를 붙들기 위해, 미래의 더 큰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학교를 떠난다.「그해 겨울」의 ‘나’는 2년 동안의 대학 생활이 가져온 피로와 혼란, 김형의 죽음으로 인한 허무와 절망의 분위기에 휩싸여 읊조린다. ‘마침내 삶이 내게 무언가 그 근원적인 결단을 요구하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까지 변했다. 이를테면 쓴 이 삶의 잔을 던져버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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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부상 박승직, 두산그룹의 터를 닦다

    종로4가 로터리의 창경궁 쪽 모퉁이에 두산그룹 발상지라는 이름의 소공원이 있다. 1896년 박승직이라는 상인이 이 자리에서 박승직 상점을 열었다. 이 상점이 나중에 두산그룹이 된다. 이 소공원은 1996년, 두산그룹이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서 조성했다. 120년 역사의 두산그룹은 현존하는 한국 기업 중 최장수 기업으로 공인됐다.■ 기억해 주세요^^박승직은 태평양전쟁 막바지이자 해방 직전 상점의 문을 닫았다. 그리고 6·25 전쟁이 나던 1950년, 86세로 세상을 떠난다. 그러나 그의 사업이 끝난 것은 아니다. 1946년 그의 아들 박두병에게 가게 문을 다시 열게 하고 두산(斗山)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갑오개혁과 박승직 상점박승직은 보부상으로 상인 생활을 시작했다. 1882년, 그가 18세 되던 해 전국을 다니며 시골 아낙들이 짠 옷감을 수집해 한양에 팔기 시작했다. 지금의 종로5가 광장시장 부근인 배오개에 집을 마련해 놓고 수집해온 것들을 거래했는데, 정식 가게를 열지는 못했다. 육의전 상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서울에 포목점을 열려면 육의전 상인이어야 했다. 박승직 같은 보부상은 정식으로 가게를 내고 장사를 하면 안 됐다. 광목, 비단, 명주, 모시 같은 옷감뿐 아니라 종이, 어물 등이 모두 규제 대상이었다. 육의전이 아닌 상인들은 ‘난전’이라고 불렸으며 언제든 폭력적 단속을 당해야 하는 처지였다. 수백년간 그랬다. 그 때문에 조선의 상업은 피폐했고 백성들의 삶은 궁핍했지만 수백년 동안 육의점 독점 체제는 변하지 않았다.다행히도 1894년 갑오개혁으로 변화가 왔다. 육의전 독점권이 폐지된 것이다. 떠돌이 상인들, 즉 난전들도 비로소 합법적으로 떳떳하게 자기 가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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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 국가에도 행동 우선순위가 있다

    1816~2000년 사이 207개국 존재했으나 지금은 66개국이 사라졌어요.66개국 가운데 50개국이 이웃 나라의 폭력에 의해 사라지는 비극을 겪었죠.‘대한제국’도 ‘사라진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국가도 이제 SPPP 무장해야 ‘생존’ 가능한 시대죠.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무엇부터 먼저 처리하면 좋을지 몰라 갈등합니다. 어느 식당을 가야 할지 몰라 길을 헤매고, 어렵게 한 곳을 찾아가도 메뉴판 앞에서 음식을 고르지 못해 시간을 보내지요. ‘선택 장애’입니다. 일의 대소경중(大小輕重)을 살피고, 급한 일과 급하지 않은 일을 나누면 좋지만 사라진다지만, 사실은 기준을 어떻게 정하는지부터가 쉽지 않죠.그렇다면, 국가도 행동의 우선 순위가 있을까요? 있습니다. 국제 정치학자로 현실주의 이론을 설파한 한스 모겐소(Hans Joachim Morgenthau: 1904~1980)가 말한 SPPP 이론입니다. 국가 의사결정의 최우선 고려사항은 Security(안보)입니다. 나라는 생존이 우선이며, 나라가 무너지면 그다음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국가’는 영구불멸의 존재가 아닙니다. 미국의 국제정치학자 타니샤 파잘(Tanisha Fazal)이 2007년에 펴낸 《국가의 죽음(State Death)》은 ‘국가의 소멸’을 주제로 다룹니다. 그녀에 의하면, 1816년부터 2000년까지, 즉 근대국민 국가체제 성립시기를 살피면 이 기간 동안 모두 207개의 나라가 존재했습니다.2000년 현재 이 가운데 66개국이 사라졌습니다. 66개국 가운데 50개국이 이웃 나라의 폭력(전쟁)에 의해 사라졌습니다. ‘대한제국’도 ‘사라진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파잘 교수는 다가올 세계에서는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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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자는 거짓말을 안 한다? 대중을 속이는 못된 통계도 있다 !

    ‘숫자는 거짓말을 안 한다’고 철석같이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아니다. 거짓말을 자주 한다. 자기 주장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려고 입맛에 맞는 수치만 골라쓰는 사람이 있어서다.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이런 쓴소리도 했다.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고.가려내자! 엉터리 통계경제학 교수 출신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틈만 나면 “4대 그룹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9년 전만 해도 40%였지만 지금은 50%가 넘는다”며 재벌을 비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생산된 부가가치의 합인 GDP를 해외에서 80%를 벌어들이는 4대 그룹(삼성·현대차·LG·SK) 매출과 비교하는 건 비교기준이 틀렸다. 그의 계산법대로라면 중소기업의 GDP 비중은 120%다.국토교통부는 ‘인구 5000만명 중 30.1%가 전국의 개인 토지 소유’라는 보도자료를 냈고, 언론은 이걸 인용해 ‘땅 한 평이라도 가진 사람, 국민 10명 중 3명’이라고 썼다. 토지 불평등의 근거로 들기 딱 좋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있으나마나한 통계다. 한집에서 부동산은 보통 가장 명의로 등록한다. 4인 가구라면 25%가 땅을 독식한다고 말하는 셈이다.대체휴일제 도입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여론조사에선 찬성이 76.7%,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선 반대가 85.3%였다. 문체부는 쉬는 걸 좋아하는 직장인들에게, 경총은 휴일이 늘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 자영업자와 임시직에게 물어봤기 때문이다.칼럼니스트 대럴 허프는 통계에 속지 않는 방법으로 △누가 발표했나 △어떻게 조사했나 △빠진 데이터나 숨겨진 자료는 없나 △데이터와 결론 사이에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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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 피천득의 '인연'

    산문체로 쓰는 소설과 수필2017년이 밝았다. 올 한 해 어떤 인연들이 삶의 모퉁이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피천득 선생은 수필가이자 시인이며 영문학자이다. 교과서에 실린 ‘인연’ ‘수필’ ‘플루트 플레이어’ 같은 글들로 많은 이에게 익숙한 문학가이다.지금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각박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문 기사나 방송 뉴스에서 걸핏하면 ‘소설 쓰지 말라’는 말이 들려온다. 이 말은 어느덧 ‘거짓말을 하지 말라’라는 의미가 되었다. 사실은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하라’라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소설은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허구적인 이야기를 꾸미는 산문체의 문학 양식이다. 작가는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시, 소설, 수필, 희곡 등 여러 문학 양식 가운데서 선택하여 글을 쓴다. 창조적인 이야기를 개성적인 인물과 완벽한 구성에 담아내는 ‘소설’을 ‘거짓말’과 동일시하는 행태를 바라보는 작가들의 기분은 과히 좋지 않다. 허구가 아닌 사실에 바탕에 두고 그리는 소설도 얼마든지 있다. 사실이든 허구든 ‘소설 쓰지 말라’며 인격체를 모독하고 닦달하는 행태를 지켜보는 건 피곤하고 딱한 일이다.소설이 상상력에 바탕을 둔다면 수필은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 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담은 산문 형식의 글이다. 소설과 수필은 같은 산문이지만 소설이 허구의 이야기라면 수필은 사실을 담는 것이다. 뉴욕에 가본 적 없는 소설 주인공 ‘나’가 타임스퀘어 광장을 거닐고 브로드웨이 연극을 본 것처럼 표현하는 건 괜찮지만 수필에서는 간 적도 없는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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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당선 이후 글로벌 채권금리가 상승하는데…

    ◆트럼프와 글로벌 경제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아시아·신흥국 등의 금융시장에서 글로벌 자금 탈출이 일어나고 있다. 불확실성 증가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데다 강(强)달러 신호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와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이후인 지난달 10일부터 3주간 신흥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70억달러(약 20조원)에 이른다. -12월 5일 한국경제신문☞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후 세계 금융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트럼프 발작(Trump tantrum)’으로 불리는 이 변화는 △채권 금리 상승 △신흥국의 달러 유출 △신흥국 통화가치 약세 및 달러 강세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트럼프 탠트럼’의 구체적인 내용과 그 배경에 대해 알아보자.초저금리 시대 저무나트럼프 당선 이후 세계 채권 금리는 급등세를 보였다. 미 대선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 당선 시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 탓에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돈이 몰려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한 전문가가 많았다. 하지만 실제 트럼프가 당선되자 채권 금리는 크게 출렁였다. 선거일인 11월8일 연 1.85%였던 3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14일 2.24%까지 올라갔고, 연 2.62%였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00%로 상승해 거래됐다.독일 국채(10년 만기 기준)도 미 대선 전 연 0.19%에서 14일 0.32%로 올랐고, 30년 만기 금리는 5월 이후 처음으로 1% 위로 상승했다. 일본 국채 금리는 -0.07%에서 0.00%로 올라 9개월 만에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 한국 국채 금리도 오름세를 보였다. 3년 만기 한국 국채 금리는 지난달 9일 연 1.40%에서 지난 5일 현재 1.75%로 올랐다.이처럼 채권 금리가 출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