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는 세상에도 동물이 사는 정글에도 욕심과 무질서 의리가 있어요
![[소설가 이근미와 떠나는 문학여행] (51) 러디어드 키플링 '정글북'](https://img.hankyung.com/photo/201702/AA.13302049.1.jpg)
![[소설가 이근미와 떠나는 문학여행] (51) 러디어드 키플링 '정글북'](https://img.hankyung.com/photo/201702/AA.13301992.1.jpg)
디즈니 실사판 영화 《정글북》의 원작인 이 작품 주인공은 ‘늑대인간’ 모글리다. 대충 스토리만 훑으면 이 작품의 진면목을 만날 수 없다. 정글의 동물을 하나하나 상상하면서 그들의 특성과 매치하면 벅차면서 뿌듯하고 재미있는 세상을 탐험할 수 있다. 《정글북》에는 7편의 짧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모글리가 직접 등장하는 이야기는 세 편이다. 이 세 편의 짧은 소설을 제대로 읽으려면 꽤나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어릴 때 그림 동화책을 휙휙 넘기며 봤다면 삽화가 간간이 들어가 있는 성인용 《정글북》을 다시 읽어보길 권한다.
늑대인간은 현실에서도 가끔 등장해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아기가 늑대와 함께 야생의 삶을 살다가 다시 인간 세계로 돌아온 일이 실제로 여러 차례 있었다. 신화나 전설에도 ‘늑대로 변한 인간’ 얘기가 나오고 늑대인간을 주인공으로 삼은 영화와 소설도 계속 발표되고 있다.
늑대가 자주 활용되는 이유는 뭘까? 인간과 가장 가까운 곳에 살면서 위협을 줬던 동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숲이 개발되고 도시가 확대되면서 사라진 늑대들이 이제 이야기가 돼 인간과 함께하는 것이다. 인간의 손에 길들여진 늑대가 개로 진화했으니 우리는 여전히 늑대와 함께하는 셈이다.
![[소설가 이근미와 떠나는 문학여행] (51) 러디어드 키플링 '정글북'](https://img.hankyung.com/photo/201702/AA.13302017.1.jpg)
늑대 가족과 함께 사는 모글리, 사람들에게 돌아온 모글리를 통해 《정글북》은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물의 세계는 인간 아기를 받아들이기로 했고, 늑대 가족은 모글리를 특별 가정교사 갈색 곰 발루에게 맡겨 예의와 정의를 아는 늑대인간으로 키운다. 호시탐탐 모글리를 노리는 호랑이 쉬어 칸을 방어하며 모글리를 지켜주는 의리있는 흑표범 바기라는 만나보고 싶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동물의 질서, 사람의 욕망
![[소설가 이근미와 떠나는 문학여행] (51) 러디어드 키플링 '정글북'](https://img.hankyung.com/photo/201702/AA.13302002.1.jpg)
법칙대로 운영되는 정글에도 남을 속이는 비열한 동물이 있기 마련이다. 쉬어 칸에 매수당한 젊은 늑대들에게 쫓겨 모글리는 인간의 세계로 간다. 처음에 받아주는 듯하던 인간들이 늑대인간을 모함하자 모글리는 다시 정글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정글에서 늘 자신을 괴롭히던 호랑이 쉬어 칸을 물리친 모글리는 몇몇 늑대와 함께 새로운 정글로 떠난다. “지난번에는 인간이어서 쫓겨났는데 이번에는 늑대라서 쫓겨나는구나”라는 말에 모글리의 외로움과 결기가 묻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