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수시모집 지원에서 수험생들의 경향은 ‘안정 지원 속 실리 찾기’로 요약된다. 현행 대입제도 마지막 해로 재수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면서 눈치작전, 안정 지원 경향이 눈에 띄는 가운데 대기업계약학과, 지역의사제 등 일부 인기 학과, 인기 전형으로 지원자가 몰렸다. 지방 국립대 등록금 0원 정책, 지역의사제 신설 등 파급효과가 큰 정책이 연이어 도입되면서 지원 흐름에도 변화가 관찰된다.
2027학년도 수시경쟁률을 분석해본다. SKY 지원 3,363명 줄어
올해 주요 11개대의 수시모집 평균 경쟁률은 22.57대 1로 전년 22.25대 1 대비 0.32가 오르며 소폭 상승했다. 지원자는 전년 453,056명에서 올해 462,265명으로 9,209명 늘었다. 전체 현황은 상승으로 보이지만, 대학 그룹별, 대학별로 따져보면 명암이 엇갈린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SKY는 전년 대비 지원자가 3,363명 줄었고,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그룹도 전년 대비 지원자가 4,013명 감소했다. 반면, 중앙대, 경희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그룹은 전년 대비 지원자가 16,585명 늘며 주요 11개대 평균의 상승을 이끌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간 등락 폭은 크게 벌어졌다. 성균관대는 지원자가 7,728명이 줄며 하락 폭이 가장 컸고, 다음으로 연세대 2,786명, 서울대 1,443명, 서울시립대 1,419명 순으로 지원자가 크게 줄었다. 반면, 중앙대는 10,970명 늘어나며 경쟁률이 전년 30.39대 1에서 올해 34.85대 1로 상승했고, 한국외대는 5,513명, 서강대는 3,779명이 늘며 상승 폭을 키웠다. 전반적으로 안정 지원 속 눈치작전이 치열했다는 분석을 해볼 수 있다. 최상위권 수험생 사이 안정 지원 경향이 커지면서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등 일부 대학으로 지원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계약학과 인기 역대 최고...8,994명 지원
전반적인 안정 지원 추세 속에서도 대기업 취업이 보장된 계약학과 등은 역대 최고 지원자 수를 기록하며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7개 기업 13곳의 계약학과에는 전년 대비 지원자가 1,387명(18.2%) 늘며 8,994명이 몰렸다.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는 전년 대비 지원자가 19.4%(5,020명 → 5,992명) 증가했고, 정보보안은 15.1%(139명 → 160명), 자동차는 10.3%(390명 → 430명) 늘어나는 등 전반적인 상승세를 그렸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SK하이닉스 계약학과는 전년 대비 지원자가 27.3%(2,477명 → 3,152명) 늘었고, 삼성전자는 4.2%(3,997명 → 4,165명) 늘며 수험생 사이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학과별로는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가 66.15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44.41대 1(SK하이닉스),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삼성전자) 36.84대 1 순으로 경쟁률이 높게 나타났다. 올해 신설된 부산대 스마트가전공학과(LG전자)는 20명 모집에 603명이 몰리며 30.1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형별로는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논술전형 297.67대 1,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논술전형 211.00대 1,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논술(수리형)전형 124.10대 1 순으로 높게 형성됐다.
이처럼 대기업계약학과는 수험생 사이 선호 학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향후 관련 산업 동향에 따라 선호도, 합격선 등이 영향을 받겠지만 취업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당분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지역의사제 경쟁률 11.08대 1
올해 신설된 의대 지역의사제 전형은 31개 대학 458명 모집에 5,076명이 몰리며 대학별 평균 11.08대 1로 집계됐다. 고신대의 경쟁률이 23.00대 1로 가장 높았고, 전북대 21.29대 1, 동아대 19.53대 1, 조선대 16.89대 1, 건국대(글로컬) 16.00대 1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경인권의 경우 성균관대 11.67대 1, 인하대 9.50대 1, 가천대 8.71대 1, 아주대 6.50대 1로 조사됐다.
첫 지역의사제 지원 현황은 의대 지역의사제 선발뿐 아니라 의대 지역인재, 전국선발, 나아가 치대, 한의대, 약대, SKY 자연계까지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최상위권 수험생 사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당초 10년 의무복무 등 제약이 큰 관계로 수험생 사이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복무 의무가 없는 지역인재 10.52대 1보다 경쟁률이 높게 형성됐다. 상당수가 지역의사제와 지역인재에 동시 지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의사제 전형이 모집에 따른 불확실성과 의무복무라는 부담감에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점을 보면 여전히 최상위권 수험생 사이 의대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등록금 무료' 지방국립대 지원자 12.6% 증가
지방 국립대 등록금 0원 정책은 거점국공립대보다는 일반 국립대에 더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오공과대, 경북대, 군산대 등 12개 국립대는 전년 대비 지원자가 12.6%(17,308명) 늘며 평균 경쟁률은 6.44대 1에서 7.16대 1로 상승했다. 65개 사립대는 지원자가 전년 대비 0.5%(3,004명) 증가에 그치며 대조를 보였다.
하지만 당초 큰 경쟁률 상승이 예상됐던 9개 거점국립대의 지원자 증가는 평균 5.2%(14.477명)에 머물렀다. 이 또한 지역의사제 신설의 영향이 컸는데, 거점국공립 내 지역의사제 지원자 2,311명을 제외하면 실제 지원자 수 증가는 4.3%에 불과하다.
그나마 지원자 증가 폭이 컸던 부산대(6,599명, 19.0% 증가), 전북대(5,829명, 23.5% 증가)의 경우 전형 신설, 선발방법 변화 등의 요인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대는 의대 논술전형을 신설하고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에서 자연계에 대해 수학 확률과 통계, 탐구 사회 과목을 인정했다. 전북대는 학생부종합 지역인재를 신설하고, 전형 간 중복지원 범위를 넓히는 등 선발방법 변화가 지원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