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권 8개 의대의 올해 수시 지원자 수는 정원내 기준 16,181명으로 최근 10년 래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39개 전국 의대 지원자 수로 보면, 전년 51,192명에서 금년 52,797명으로 1,605명이 늘었다. 줄어든 곳이 있으면 늘어난 곳이 있게 마련이다. 서울권 의대 등 전국선발 지원은 줄고, 지방권 힉생을 뽑은 지역선발 지원은 늘었다. 2027학년도 수시 전국 의대 지원 현황을 분석해본다. 의대 전국선발 지원 7.8% 감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학생도 지원 가능한 의대 전국선발 지원자는 전년 39,945명에서 금년 36,830명으로 3,115명(7.8%)이 줄었다. 감소세는 서울, 경인, 지방권 의대 모두에서 관찰된다. 서울권 8개 의대의 올해 수시 지원자 수는 16,181명으로 최근 10년 새 최저로 집계됐다.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1학년도 23,876명 대비 32.2%가 줄어든 수치다. 서울권 의대는 선발에 지역 제한이 없기 때문에 모든 전형을 전국선발로 볼 수 있다.
27개 지방권 의대 중 서울권 학생도 지원 가능한 26개 의대의 전국선발에는 올해 8,627명이 몰렸는데, 2022학년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방권 의대 전국선발 지원자는 2022학년도 21,011명, 2023학년도 18,399명, 2024학년도 15,071명, 2025학년도 13,924명, 2026학년도 10,555명, 2027학년도 8,627명으로 꾸준한 감소세다.
경인권도 유사한 분위기다. 서울권 학생이 지원할 수 없는 지역의사제를 제외한 전국선발 전형 지원자 수는 전년 12,942명에서 금년 12,022명으로 920명(7.1%)이 줄었다. 이처럼 전국선발 지원자 감소는 서울, 경인, 지방권 모두에서 나타났다.지방권 지역선발 지원 40.3% 증가
여기까지 보면 의대 열풍이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지방권 학생만을 선발하는 지역선발 현황은 정반대 모습이다. 27개 지방권 의대의 지역인재와 지역의사제를 합한 지역선발 지원자 수 15,775명은 의대 모집정원이 한시적으로 대폭 확대됐던 2025학년도의 19,423명을 제외하고 최근 5년 새 최고로 분석됐다.
올해 지역선발 지원자가 전년 대비 4,528명(40.3%) 큰 폭 증가한 것은 올해 신설된 지역의사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의사제 전형은 31개 대학 458명 모집에 5,076명이 몰리며 대학별 평균 11.08대 1로 집계됐다. 당초 10년 의무복무 등 제약이 큰 관계로 수험생 사이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복무 의무가 없는 지역인재 10.52대 1보다 경쟁률이 높게 형성됐다. 의대 지원 지방권 학생 중 상당수가 지역의사제와 지역인재에 동시 지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의대 지방권 집중 당분간 이어질 듯이처럼 지방권 학생 사이에선 의대 지역선발로 초집중 현상이 관찰된다. 전국선발의 열기는 다소 식었지만 지역선발은 어느 해보다 경쟁이 치열해졌다. 의대 열풍이 전국선발에서 지역선발로 옮겨간 모양새다. 이는 서울권 학생에겐 지속적으로 의대 지원 문호가 줄고, 지방권 학생에겐 기회가 넓어졌던 근본적인 경쟁 지형의 변화에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의대 지역선발 비중은 꾸준하게 늘어났다. 지역인재가 도입된 2015학년도엔 30% 이상 권장 선발로 시작해 2023학년도엔 40% 이상 의무 선발로 확대됐다. 2025학년도 이후엔 60% 이상이 권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2027학년도엔 지역의사제까지 도입되면서 지방권 학생이 의대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는 더 넓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학생이 도전할 수 있는 전국선발 모집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면서 수도권 학생들이 의대 입시에서 느끼는 부담감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반도체업계 호황과 함께 대기업계약학과가 선호학과로 급부상하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지원은 다소 분산됐던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취업이 보장된 계약학과 등은 역대 최고 지원자 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7개 기업 13곳의 계약학과에는 전년 대비 지원자가 1,387명(18.2%)이 늘며 8,994명이 몰렸다. 특히,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는 전년 대비 지원자가 19.4%(5,020명 → 5,992명) 늘며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방권 의대는 앞으로 지역의사제 모집 정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방권 학생들의 의대 집중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학생들의 의대 도전 양상이 어떻게 변할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 학생의 경우 지방에서 의대 도전이 더 쉽다는 판단이 확실해지면 과감하게 지방으로 이동을 선택하는 경우도 나타날 수 있다. 의대 입시를 둘러싼 셈법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