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부르는 원뿔곡선

타원은 찌그러진 원처럼 보이지만 원과 마찬가지로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으며, 그 성질은 원과는 조금 다릅니다. 타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2개의 고정된 점, 즉 초점(焦點)에서 타원 위 임의의 한 점까지 거리의 합이 항상 일정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긴 실의 양 끝을 두 초점에 고정하고 연필로 실을 팽팽하게 당기면서 그리면 타원이 그려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수학] 원뿔 자르면 원·타원·포물선·쌍곡선 나와요
아주 먼 옛날, 어떤 수학자는 원뿔을 이리저리 잘라보며 그 단면의 모양을 관찰하는 데 푹 빠져 있었습니다. 그는 원뿔을 평평하게 자르면 동그란 원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조금 더 기울여 자르니 길쭉한 타원이 나타났습니다. 그의 호기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원뿔의 비스듬한 옆면과 똑같은 각도로 칼을 대자, 세상에! 끝없이 뻗어나가는 신기한 모양, 바로 포물선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원뿔을 2개 겹쳐놓고 수직으로 자르니, 신기하게도 대칭을 이루는 2개의 곡선이 생겨났는데, 이것이 바로 쌍곡선입니다. 그는 이 아름다운 곡선들이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이 도형들이 각각 어떤 특별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지 밝혀내기 위해, 그는 밤낮으로 연구에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지적 호기심이 바로 우리가 오늘날 배우는 원뿔곡선 이론의 위대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원은 원뿔곡선 중 가장 완벽하고 친숙한 모양입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그 단순함 속에 특별한 성질이 담겨 있죠. 원의 가장 중요한 성질은 평면 위 한 점(중심)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모든 점을 연결한 곡선이라는 점입니다. 이 성질 덕분에 원은 어디를 보아도 대칭적이고 균형 잡힌 모습을 유지합니다. 수레바퀴, 시계, 동전 등 우리 주변의 수많은 물건이 원 모양인 이유도 바로 이 완벽한 대칭성에 있죠. 고대 그리스인은 원의 완벽함에 매료되어 ‘신성한 도형’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원은 단순해 보이지만, 안정성과 균일함이 필요한 건축이나 공학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원형 기둥은 모든 방향에서 동일한 힘을 견딜 수 있어 구조물의 안정성을 높여줍니다. 이렇듯 원은 우리의 삶과 아주 가까이 있으며, 그 기본적 성질이 다양한 분야의 기초가 되고 있습니다.

원뿔곡선에 대한 연구를 집대성한 인물은 아폴로니오스입니다. 그는 8권으로 구성된 <원뿔곡선론>을 집필하며 이 네 가지 곡선의 모든 것을 파헤쳤습니다. 타원은 찌그러진 원처럼 보이지만, 원과 마찬가지로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으며, 그 성질은 원과는 조금 다릅니다. 타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2개의 고정된 점, 즉 초점(焦點)에서 타원 위 임의의 한 점까지 거리의 합이 항상 일정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긴 실의 양 끝을 두 초점에 고정하고 연필로 실을 팽팽하게 당기면서 그리면 타원이 그려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원뿔을 모선(옆면)과 평행하게 잘랐을 때 나타나는 곡선은 바로 포물선입니다. 포물선은 한없이 넓게 펼쳐지는 모양을 띠며, 타원과 마찬가지로 신비로운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포물선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한 점(초점)과 한 직선(준선)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모든 점의 집합이라는 것입니다.

쌍곡선은 원뿔을 2개 겹쳐놓고 수직으로 자르거나, 원뿔의 축과 평행하게 자르면 나타나는 2개의 곡선입니다. 언뜻 보면 포물선 2개를 합쳐놓은 듯하지만, 쌍곡선은 완전히 다른 특별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쌍곡선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2개의 고정된 점, 즉 초점에서 쌍곡선 위 임의의 한 점까지 거리의 ‘차’가 항상 일정하다는 것입니다. 타원이 거리의 합으로 정의된 것과 달리, 쌍곡선은 거리의 차를 이용해 정의됩니다. 이 성질 때문에 쌍곡선은 2개의 분리된 곡선으로 이루어지며, 무한히 뻗어나가지만 특정 직선(점근선)에 점점 가까워지는 독특한 모양을 띱니다.

뾰족한 원뿔을 평면으로 자르면 원, 타원, 포물선, 쌍곡선이라는 단 네 가지 모양만 나온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지 않나요? 마치 우주가 우리에게 숨겨진 비밀 코드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들은 이 아름다운 곡선들이 우연이 아니라, 원뿔이라는 완벽한 도형의 기하학적 성질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그들은 이 4개의 곡선이 지닌 아름다움과 규칙성에 매료되었고, 원뿔을 자르는 행위 자체가 우주의 신비를 탐구하는 위대한 실험이라고 믿었죠.

정경호 한국삼육고 수학교사
정경호 한국삼육고 수학교사
하지만 그들의 탐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 신비로운 곡선들을 단순히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의 숨겨진 속성을 밝혀내고 실생활에 적용하려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신비로운 원뿔곡선들은 우리 삶에서 어떻게 활용되었을까요? 빛과 소리를 한곳에 모으는 놀라운 기술부터 우주를 항해하는 행성들의 궤도를 설명하는 데 이 곡선들이 어떻게 사용되었을까요? 다음 칼럼에서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