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의 요약과 표현 ③

통계 그래프는 자료를 시각적으로 나타내어 자료를 숫자나 표로 나타낸 것보다는 훨씬 알아보기 쉽습니다.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사실을 왜곡하여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으므로 통계 자료의 해석을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프의 왜곡에 대해 사례를 통해 알아봅시다.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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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생글생글 907호의 ‘재미있는 수학’에서는 자료의 특성에 따라 목적에 맞는 적절한 그래프를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그래프의 왜곡을 예를 통해 알아봅시다.

인터넷이나 텔레비전, 신문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래프는 자료를 시각적으로 보여줘 자료를 숫자나 표로 나타낸 것보다 훨씬 알아보기 쉽습니다.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사실을 왜곡해 판단 오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통계자료를 해석할 때는 신중해야 합니다.

[그림1]은 2019년 모 방송국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나와 화제가 된 원그래프의 사례를 다른 주제로 새롭게 각색한 것입니다. 얼핏 그래프만으로는 쟁점이 있는 사항의 찬성과 반대 입장이 팽팽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각 항목의 수치를 보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찬성:반대가 82.9%:12.6%이므로 그래프를 이렇게 그려선 안 됩니다. 원그래프에서는 각 항목의 비율에 맞게 부채꼴의 중심각 크기가 정해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찬성 비율이 82.9%이니 찬성을 나타내는 부채꼴의 중심각 크기는
[재미있는 수학] '통계의 함정' 주의…그래프 볼 땐 목적 파악해야
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비율에 맞게 부채꼴의 중심각 크기를 정확히 계산해 나타내면 [그림2]와 같아야 합니다.
[그림1]                                                  [그림2]
[그림1] [그림2]
그래프를 왜곡해 잘못 해석되는 경우는 왜 생겨날까요? 이는 그래프를 그리는 사람이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했을 수도 있고, 통계적 소양이 부족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통계를 제대로 배워야 하고, 그래프를 그리거나 해석할 때 왜곡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의해 표현하고 신중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특히 그래프를 보고 해석할 때는 그림뿐 아니라 수치까지 꼭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또 다른 사례로 [그림3]과 [그림4]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그래프는 도영이가 게임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지난 한 주 동안 노력한 결과를 나타낸 것입니다.

[그림3]의 그래프를 보면 지난 한 주 동안 도영이의 게임 시간이 매우 큰 폭으로 줄어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그림4]의 그래프에선 지난 한 주 동안 도영이의 게임 시간이 조금밖에 줄지 않은 듯 여겨집니다. 왜일까요?
 [그림3]                                                [그림4]
[그림3] [그림4]
두 그래프의 세로축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세로축 눈금 한 칸의 간격을 [그림3]에서는 5분으로 나타냈고, [그림4]에서는 20분으로 나타냈습니다. 따라서 1시간을 그릴 때, [그림3]에서는 눈금 12칸으로 나타나는데, [그림4]에서는 눈금 3칸으로 나타나 그 폭에 차이가 생기는 것입니다.

도영이가 자신의 게임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음을 과하게 나타내기 위해 [그림3]과 같이 의도적으로 그래프를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그래프는 그리는 사람이 눈금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므로 그래프를 읽고 해석할 때는 가로축과 세로축의 눈금 단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고,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는지 의도를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자는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그래프의 왜곡 사례를 직접 찾아 그 이유를 설명하게 합니다. 더 나아가 학생들이 스스로 왜곡된 그래프를 만들어보고 친구들과 함께 이를 해석하도록 합니다. 여러분도 이러한 활동을 직접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홍창섭 경희여고 수학교사
홍창섭 경희여고 수학교사
“세상에는 세 종류의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학(There are three kinds of lies: lies, damned lies, and statistics).” <톰 소여의 모험>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이 자서전에 써서 유명해진 문구인데, 통계의 중요성을 잘 표현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다양한 통계 그래프를 매의 눈으로 바라보며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기르고, 통계적 소양도 함께 쌓아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