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이슈 찬반토론] '990원 소금빵'…초저가 빵집 실험 괜찮을까](https://img.hankyung.com/photo/202509/AA.41614482.1.jpg)
이 실험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생산 및 유통 혁신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온 빵값을 합리적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기대는 향후 제과업계 전반의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다. 나아가 품질 개선과 가격 혁신을 동시에 자극하며 업계 전체에 새로운 변화를 촉진할 여지도 크다.
소비자 권리 확대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누구나 저렴한 가격으로 품질 좋은 빵을 즐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험 매장 앞에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은 소비자가 ‘빵값 정상화’를 바라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이는 시장에 경종을 울리는 강력한 신호다.
무엇보다 이번 사례는 소비자가 가격 결정과 선택의 주체임을 명확히 했다. 이는 가격의 적정성을 따지는 시민 참여가 늘어나고, 집단적 권리행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다. 결국 시장의 중심은 소비자이며, 합리적 선택권은 시장경제의 건전성을 보장하는 핵심이다.[반대] "인건비·임대료에 이윤은커녕 손실만"…자영업 현실 모르는 무책임한 태도이번 ‘990원 빵 실험’은 소비자에게 신선하고 통쾌한 시도로 비쳤지만, 현실적으로는 심각한 문제와 부작용을 낳았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현실을 무시한 이벤트”라며 강하게 반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많은 제빵업자는 원재료비 외에도 인건비, 임대료, 전기·가스·수도 등 각종 공과금, 배달 수수료까지 부담하고 있다. 이러한 고정비 구조 속에서 소금빵을 990원에 판매한다는 것은 이윤은커녕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비현실적 가격이라는 지적이다.
밀가루·설탕·달걀 등 주요 원재료 시장은 몇몇 기업이 좌지우지하는 만큼 영세 제빵업자는 가격 협상력이 거의 없다. 이에 더해 수입 관세도 높아 저렴한 원재료 조달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복잡한 유통구조, 높은 임대료까지 더해 영세 자영업자들은 이미 이중·삼중의 압박을 받는 실정이다.
이번 실험은 대규모 자본과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유튜브 채널이기에 가능한 단발적 이벤트일 뿐이다. 일반 자영업자가 따라 하거나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모델은 결코 아니다. 문제는 이런 이벤트가 소비자에게 “빵 원가는 원래 이 정도”라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제빵업자는 “손님들이 가격을 문제 삼으며 정가를 불신했고, 매출도 줄었다”고 호소했다.
소비자가 저가에 익숙해지면 동네 빵집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낮추게 되고, 이는 곧 품질 저하와 원가 절감을 위한 편법 생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영 악화와 폐업이 늘어나면 결국 소비자 선택권이 줄고,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취약해진다. 이는 소비자 후생을 확대하기는커녕 오히려 훼손할 위험이 있다.
결국 이번 시도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떠안아야 할 고통과 희생을 간과한 무책임한 접근에 불과하다.√ 생각하기 - 소비자 후생 확대, 지속 가능한 해법 찾아야
![[시사이슈 찬반토론] '990원 소금빵'…초저가 빵집 실험 괜찮을까](https://img.hankyung.com/photo/202509/AA.41614478.1.jpg)
유병연 논설위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