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毫釐千里 (호리천리)](https://img.hankyung.com/photo/202502/01.39658915.1.jpg)
毫: 가는 털 호
釐: 다스릴 리
千: 일천 천
里: 거리 리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낳음
시작의 중요함을 이르는 말
-<주역>
<주역(周易)>은 3경(經)의 하나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유교 경전이다. 공자는 <주역>을 귀히 여겼으며, 송나라 주희가 역경(易經)이라고 명명했다. 상경, 하경 및 십익으로 구성되는데 뜻이 난해한 글로 꼽힌다.
한대(漢代)의 학자 정현은 “역에는 세 가지 뜻이 포함되어 있으니 이간(易簡)이 첫째요, 변역(變易)이 둘째요, 불역(不易)이 셋째다”라 했고, 주희도 “교역(交易)·변역의 뜻이 있으므로 역이라 이른다”고 했다. 이간이란 하늘과 땅이 서로 영향을 미쳐 만물을 생성케 하는 이법(理法)은 실로 단순하다는 뜻이며, 변역이란 천지간의 현상은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뜻이다. 불역은 이런 가운데에서도 절대 변하지 않는 줄기가 있으니, 예컨대 하늘은 높고 땅은 낮으며 해와 달이 갈마들어 밝히고 부모는 자애를 베풀고 자식은 부모를 받들어 모시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주역>은 기미나 징조를 중시한다. 누구라도 알기 이전의 상태를 가리키는 기미나 징조를 헤아려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면 화를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호와 이 같은 조그마한 것을 잃어버리면 그것이 나중에는 천리의 차이로 벌어진다(失之毫釐 差以千里)”는 구절이 이를 잘 보여준다. 호리(毫釐)는 잣대나 저울의 작은 눈금을 가리키는 단위로 아주 작은 것을 비유한다. 이를 줄인 호리천리(毫釐千里)는 시작의 작은 차이가 끝은 큰 차이로 벌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