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고전학파와 정책무력성 가설
 Getty Images Bank
Getty Images Bank
대공황 이후 1970년대까지는 케인스학파의 설명대로 국가경제가 작동했다. 임금과 가격의 경직성 때문에 실업이 발생하면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을 활용해 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석유파동(oil shock) 등의 문제가 생기면서 경제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로버트 루카스(R. Lucas) 등 경제학자들은 “합리적 기대와 미시경제학적 기초를 토대로 임금과 물가의 신축적 조정을 통해 시장은 항상 균형상태를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전학파 경제학과 상통하는 부분이 많아 새고전파학파(new classical economics)라고 부른다.새고전학파의 특징새고전학파는 고전학파와 달리 현실 세계가 불확실하다고 생각했다. 국가경제에 지속해서 불안정한 상황이 나타나는 것도 임금과 가격의 경직성 때문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불확실성 때문으로 보았다. 현실 세계가 불확실한 이유는 경제주체들이 완전한 정보를 갖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새고전학파는 경제주체들이 합리적 기대를 통해 미래를 예측한다고 본다. 합리적 기대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임금과 가격은 신축적으로 변하며 시장은 언제나 균형상태가 되는 ‘시장청산(market-clearing)’이 달성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또 임금과 가격의 신축성과 시장청산의 과정을 설명하는 방법에서도 고전학파가 체계화한 미시경제학의 가계 효용 극대화와 기업의 이윤 극대화 과정을 이용해 논한다.임금과 가격의 신축성총수요가 감소해 상품이 팔리지 않아 경기침체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합리적 기대를 하는 경제주체라면 가격이 하락할 것을 예측한다. 근로자들은 경기침체로 임금이 하락해도 가격이 내려간다면 실질임금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을 합리적 기대를 통해 알게 된다. 이 경우 노동시장에서 실질임금에는 어떤 변화도 발생하지 않아 노동시장은 언제나 균형이 유지되고, 실업이 발생하지 않는 노동시장의 청산이 항상 달성된다. 그뿐 아니라 상품시장에도 재고가 발생하지 않아 모든 시장에서 시장청산이 이뤄진다.경제정책의 무력성새고전학파는 경제정책이 경제주체의 합리적 기대를 통해 예상된다면 경제정책은 장기에서는 물론이고 단기에서조차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정책무력성(policy ineffectiveness)’을 주장한다. 경기침체가 잠시 나타난다고 해도 합리적 기대를 통해 임금과 가격이 신축적으로 변해 경기침체가 사라지게 된다. 경기침체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총수요를 증가시키는 경제정책을 실시하면 합리적 기대를 통해 물가가 오르는 것을 예상할 수 있어 노동자들은 명목임금 인상을 주장하게 된다.

이에 기업은 노동수요를 줄여 경제정책을 통해 늘어난 총수요만큼 총공급이 감소함으로써 한 나라의 생산량에는 변화가 없게 된다. 정부 정책이 생산량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물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정책무력성 가설이다.균형경기변동이론새고전학파는 경기변동은 일어나지 않고, 발생한다고 해도 경제정책을 사용하기 전에 이미 경기변동은 사라진다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경기변동의 모습은 현실에서 여전히 관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새고전학파는 공급충격(supply shock)을 들어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는 경기변동에 관해 설명한다. 공급충격은 자연재해나 전쟁 등과 같이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인해 발생하는 공급의 변화다. 합리적 기대하에서도 정보 부족으로 자연재해 등을 완전하게 예측할 수는 없기에 현실에서 경기변동이 나타나는 것이다.

새고전학파는 이러한 경기변동에 대해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을 통해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임금과 가격이 경직적인 상황에서 수요의 변화를 통해 경기변동이 발생하고 총수요를 조정하는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 케인스학파와 완전히 다른 설명이다. 합리적 기대 때문에 동일한 원인으로 인한 경기변동은 다시 나타나지 않지만, 새고전학파의 입장에서도 미래를 확실하게 예측하지 못하는 한 새로운 원인으로 인해 경기변동은 계속 나타난다.√ 기억해주세요
김형진 중앙대 강사
김형진 중앙대 강사
새고전학파는 경기변동은 일어나지 않고, 발생한다고 해도 경제정책을 사용하기 전에 이미 경기변동은 사라진다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경기변동의 모습은 현실에서 여전히 관찰되고 있다. 새고전학파는 공급충격(supply shock)을 이용해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는 경기변동에 관해 설명한다. 공급충격은 자연재해나 전쟁 등과 같이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인해 발생하는 공급의 변화를 의미한다. 합리적 기대하에서도 정보 부족으로 자연재해 등에 대해 완전하게 예측할 수는 없기에 현실에서 경기변동이 나타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