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성장회계와 인적자본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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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이 증가하거나 기술의 진보로 성장한다. 그중에서 노동과 자본의 투입이 늘어나 경제가 성장하는 것을 ‘양적성장’이라고 하고, 기술이 발전해 성장하는 것을 ‘질적 성장’이라고 부른다. 성장회계(growth accounting)는 경제성장의 정도를 요인별로 분해해 각 요인이 경제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성장회계는 경제성장 요인을 노동, 자본, 기술로 한정해 노동과 자본의 투입, 기술 발전이 경제성장에 기여한 정도를 측정한다. 물론 노동과 자본의 투입, 기술 진보도 중요한 경제성장 요인이지만 최근에는 이 세 가지 요인 외에 인적자본(human capital)도 또 다른 성장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주는 기존의 성장회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점차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인적자본의 개념과 특징에 대해 살펴보겠다. 인적자본과 노동경제학에서 말하는 노동은 사람의 신체만을 중심으로 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생산에 투입된 사람이 10명이 있다면 투입 노동이 10명이고, 각 노동자의 개인적 능력은 고려하지 않는다. 실제 생산에 투입된 노동자의 생산성에는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개인의 능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생산에 함께 투입된 자본의 양과 질에 차이가 나거나 한 나라의 기술 수준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노동자 개인의 능력에 차이가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최근엔 경제성장 요인으로 신체 중심의 개념인 노동과 개인의 능력을 나타내는 인적자본을 분리해 인적자본을 별도의 경제성장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인적자본과 자본인적자본이 경제성장 요인으로 새롭게 등장했지만 경제학에서는 여전히 기존에 자본이라고 부르던 대상에 대해 자본이라고 부른다. 다만 자본과 인적자본이 혼동될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기존의 자본을 ‘물적자본(physical capital)’이라고 표현한다. 자본재를 만들기 위해 자원을 투입해야 하고, 사람의 능력을 키우는 데에도 자원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물적자본이나 인적자본 모두 기존 자원을 활용해 형성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물적자본이나 인적자본을 늘리기 위해서는 비용이 소요된다. 인적자본과 기술인적자본과 기술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인적자본과 기술은 밀접한 관계만 있을 뿐 완전히 다른 것으로 봐야 한다. 기술은 현재 상황에서 이 사회에 존재하는 최선의 생산 방법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술이 진보한다는 것은 최선의 생산 방법을 개선하는 것이다. 기술의 진보로 생산 방법이 개선돼 더 많은 생산을 하게 되면 경제는 성장한다. 하지만 인적자본은 노동자가 현재 사회에 존재하는 기술을 습득한 정도를 의미한다. 기술 수준이 매우 발달하더라도 노동자들이 그 기술을 충분히 습득하지 못한다면 인적자본이 부족해져 생산 증가가 제한될 것이다. 반면 기술이 많이 발달하지 않았더라도 인적자본이 높아진다면 생산성은 크게 향상될 수 있다. 기술을 이 사회에 존재하는 지식이라고 한다면 인적자본은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시간을 들여 습득한 지식의 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술 발전과 인적자본 증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기술이 발전하면 인적자본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긴 하지만, 실제로 인적자본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과 다른 별도의 과정이 추가로 필요하다. 인적 투자한 나라의 인적자본은 교육이나 실습 등을 통해 증가한다. 따라서 인적자본을 늘리려면 사람들에게 교육이나 실습 등의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교육이나 실습을 제공하는 것을 ‘인적 투자’라고 한다. 물적자본을 증가시키기 위해 물적 투자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처럼 인적 투자에도 많은 자원이 들어간다.

인적 투자도 물적 투자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기업에만 의존하는 인적 투자는 현재 고용된 노동자만을 대상으로 하게 되므로 한 나라에서 필요한 수준의 인적자본이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인적자본의 증가를 위해서는 국가가 직접 나서서 교육기관 등을 설립하고 교육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최소한의 비용으로 교육을 제공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 기억해 주세요
김형진 중앙대 강사
김형진 중앙대 강사
기술을 이 사회에 존재하는 지식이라고 한다면 인적자본은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시간을 들여 습득한 지식의 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과 인적자본을 증가시키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기술이 발전하면 인적자본이 증가할 가능성만 높아지는 것이기에 인적자본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과는 다른 별도의 과정이 추가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