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단기와 장기의 총공급
지난주에 설명한 한 나라의 총공급이 결정되는 과정은 총수요와 달리 단기와 장기로 구분해 달라진다.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단기와 장기의 개념은 몇 달 전에 설명했지만 간단히 다시 언급하면, 노동시장에서 노동의 수요와 공급에 변화가 있을 경우 시장에서 결정되는 균형 임금이 얼마나 신축적으로 변화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단기는 임금이 경직적이어서 새로운 균형임금으로 쉽게 도달되지 않는 기간을 말하며, 장기는 임금의 경직성이 사라지면서 임금이 신축적으로 변동되는 기간으로 정의된다.임금이 경직적인 단기에서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물가가 상승하면 총공급이 증가하고, 물가가 하락하면 총공급이 하락하므로 총공급곡선은 우상향한다. 물가가 상승해도 임금이 상승하지 않고 경직적이라면 그 기간 동안 기업은 더 많은 노동자를 고용해 생산을 증가시키므로 물가와 단기 총공급은 비례하게 되는 것이다.
단기에서 물가와 총공급의 관계에 대해 임금경직성 이외에도 다른 여러 설명이 있다. 우선 화폐환상(money illusion)이라는 현상이 나타나면 물가가 상승한 후 임금이 더 이상 경직적이지 않아 설사 임금이 상승하더라도 노동자들이 물가의 상승 없이 임금만 상승했다고 착각, 더 많은 노동을 공급하므로 물가가 상승하면서 총공급이 증가하게 된다고 한다.
단기 총공급과 물가와의 관계를 노동의 공급이 아니라 노동의 수요자인 생산자 측면에서 설명할 수도 있다. 만약 물가가 상승한 상황에서 일부 생산자가 물가의 상승을 알지 못해 기존 가격대로 팔아 가격 경직성이 발생하게 되면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물가가 오르면서 총공급이 증가하게 된다. 또 다른 이유로는 착각(misunderstanding) 현상의 발생으로 생산자는 물가가 상승해 가격이 상승한 것을 자신이 생산한 상품의 가격만 상승했다고 잘못 판단하고 생산량을 증가함으로써 총공급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임금이 신축적으로 변하는 기간인 장기가 되면 단기와 달리 총공급은 물가와 무관하게 일정한 수준으로 수렴된다. 따라서 장기총공급 곡선은 물가가 변해도 총공급에 변화가 없어 수직이 된다. 물가가 상승하면 기업은 더 많은 생산을 원하므로 노동과 같은 생산요소도 더 많이 사용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물가가 상승한 것만큼 생산요소에 대한 대가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생산요소 공급자는 실질적으로 손해가 발생하므로 공급을 줄여 자신이 받는 대가를 높이려 할 것이다. 따라서 물가가 상승하면 장기적으로 물가가 상승한 만큼 생산요소에 지급하는 대가도 상승하므로 생산요소 공급자가 실질적으로 받는 대가는 변화가 없고, 생산요소의 수요가 증가한 만큼 생산요소의 공급이 감소해 생산요소의 사용량에도 변화가 없게 된다. 물가가 변해도 생산요소의 고용량은 물론 생산량에도 변화가 없어 장기 총공급은 항상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장기 총공급의 수준은 자원의 양과 기술에 의해 결정된다. 한 나라 안에서 공급되는 상품의 총수량은 장기적으로는 그 나라가 보유한 노동을 포함한 자원의 양과 기술 수준에 영향을 받는다. 노동의 대가인 임금과 자원을 사용하거나 구입하는 가격이 모두 신축적으로 변한다면, 현재 사용 가능한 노동과 나머지 자원이 시장을 통해 모두 사용될 수밖에 없으므로 자원이 완전히 소비되는 수준에서 한 나라의 총공급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노동시장에서 임금이 신축적으로 변한다면 시장에서 결정된 균형임금에서 노동자는 완전고용이 되고, 이 상태에서 물가가 변동된다고 해도 임금이 신축적으로 변하면 실질적으로 균형임금에는 변화가 생기지 않으므로 계속 완전고용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노동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완전고용이 달성되는 것처럼, 다른 자원의 사용도 시장에서 언제나 현재 사용 가능한 자원들이 모두 사용되므로 장기 총공급은 현재 사용 가능한 노동을 비롯한 자원을 모두 사용한 수준에서 물가와 무관하게 결정된다. 이 수준의 공급량을 ‘자연 산출량’ 또는 ‘완전고용 산출량’이라고 부른다. 만약 완전고용 수준에서 기술이 발전하면 장기 총공급은 늘어나고, 수직의 장기 총공급곡선은 우측으로 이동하게 된다.√ 기억해주세요 장기 총공급의 수준은 자원의 양과 기술에 의해 결정된다. 한 나라 안에서 공급되는 상품의 총수량은 장기적으로는 그 나라가 보유한 노동을 포함한 자원의 양과 기술 수준에 영향을 받는다. 노동의 대가인 임금과 자원을 사용하거나 구입하는 가격이 모두 신축적으로 변한다면, 현재 사용 가능한 노동과 나머지 자원이 시장을 통해 모두 사용될 수밖에 없으므로 자원이 완전히 사용되는 수준에서 한 나라의 총공급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