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투자와 투자함수
투자에 대해 본격적으로 살펴보기에 앞서 투자의 정의를 설명하면, 기업이 한 나라에서 생산되는 자본재를 구입하는 것이다. 금융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다. 금융상품 구매는 이미 존재하는 자산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일 뿐 생산요소가 투입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투자의 대상인 자본재는 설비나 건설되는 형태, 재고로 구분된다. 설비나 주택·공장·다리처럼 건설된 것을 구매하는 것을 ‘고정투자’라 하고, 기업이 상품을 재고 형태로 보유하는 것을 ‘재고투자’라고 한다.투자도 소비와 같이 총수요의 구성 요소지만 소비에 비해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대다수 국가에서 투자는 대략 총수요의 25% 정도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투자는 소비 못지않게 중요한데, 그 이유는 투자가 경기변동에 따라 큰 폭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투자는 경기변동의 원인이자 결과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보다 비중은 적지만 매우 중요하다.
그뿐 아니라 투자는 한 나라의 총자본량과도 관련되어 있다. 투자가 증가한 만큼 한 나라의 총자본량도 증가하는 것이다. 특정 기간에 투자가 이루어지면 증가된 투자량에서 같은 기간에 발생한 감가상각을 제외한 만큼 한 나라의 총자본량이 증가한다. 투자가 한 나라의 총자본 형성에 기여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가경제를 성장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투자는 총수요를 구성하는 요인으로 단기적 경기변동에도 관련되어 있을 뿐 아니라 총자본을 형성해 한 나라의 경제를 성장시키는 역할도 한다.
투자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투자로 얻게 되는 예상 수익과 이자율이다. 이자율이 변하면 투자에서 오는 예상 수익의 현재 가치를 변화시켜 투자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자율은 미래의 수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데 사용한다. 이자율이 높을수록 동일한 금액이라도 현재 수익을 얻는 것이 유리해진다. 따라서 이자율이 높아질수록 미래에 얻는 수익의 현재 가치는 작아지게 된다. 따라서 투자로부터 얻는 예상 수익이 변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자율이 상승하면 예상 수익의 현재 가치가 하락하므로 기업의 투자 규모는 작아진다. 즉 이자율과 투자 사이에는 반비례하는 관계가 성립한다. 이는 투자를 하는 기업 입장에서 이자율이 상승하면 투자를 하는 데 기회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자율이 상승하면 금융상품을 구매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기회비용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투자의 기회비용이 상승하면 기업은 예상 수익이 높은 자본재에만 투자를 하게 되므로 투자 규모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투자함수는 투자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주는 요인이 이자율이 되므로 투자와 이자율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함수로 정의된다. 투자량은 이자율과 반비례하게 하는 관계가 되어 이자율이 상승하면 투자량은 감소하고, 반대로 이자율이 하락하면 투자량은 증가하는 관계가 되므로 투자함수를 곡선으로 나타내면 우하향하는 곡선이 된다.
이자율 이외에 투자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예상 수익과 자금 조달의 용이함 등이 있다. 자본재를 구입함으로써 예상되는 수익이 떨어지면 수익의 현재 가치도 당연히 하락하므로 기업의 투자도 감소하게 된다. 예상 수익과 투자 사이에는 정비례 관계가 성립하므로 예상 수익이 크면 투자를 증가시킨다. 그러나 미래의 예상 수익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케인스는 “투자의 예상 수익은 합리적 계산이 아닌 기업가의 동물적 본능(animal spirit)에 의해 계산되는 것”이라는 표현으로 기업이 적정 투자 수준을 정하는 일의 어려움을 말했다.
또한 투자에는 큰 자금이 필요하므로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얼마나 쉽게 조달할 수 있느냐도 투자 수준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기업은 이윤 중 일부를 미래의 투자를 위해 기업 내부에 보유하고 있지만, 보유한 금액만으로 투자를 하는 데 충분하지 않으면 기업 밖에서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업 외부에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기업의 신용도 등과도 연관되어 쉬운 일이 아니므로 자금 조달의 용이성 여부도 투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억해주세요 투자함수는 투자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주는 요인이 이자율이 되므로 투자와 이자율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함수로 정의된다. 투자량은 이자율과 반비례하게 하는 관계가 되어 이자율이 상승하면 투자량은 감소하고, 반대로 이자율이 하락하면 투자량은 증가하는 관계가 되므로 투자함수를 곡선으로 나타내면 우하향하는 곡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