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프로덕트 오너(PO) 서승환 씨

소비자 분석·서비스 전략 등 기획
사업목표 달성 위한 문제 해결 역할
스타트업 생존부터 매출까지 책임

지속가능한 성과 내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투지 등 필수
전략적 사고 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
[직업의 세계] "스타트업 프로젝트 책임지는 미니 CEO죠"
요즘 같은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선 각각의 프로젝트를 이끄는 팀 리더의 역량이 스타트업의 성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트업의 성지 실리콘밸리에서 부각된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이하 PO)는 스타트업이 구성하는 각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미니 CEO’로 불린다. 알람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인 ‘알라미’의 구독 매출 그로스 프로덕트 오너를 맡고 있는 서승환 PO를 만났다. 수많은 그로스 실험(가설 검증)을 통해 월 구독 매출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끌어올린 그에게 프로덕트 오너의 세계를 들어봤다.

▷최근 스타트업에서 PO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요.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최근 들어 유니콘기업이 많아지면서 매출을 담당하는 PO들의 역할이 중요해졌고, 프로젝트마다 PO의 중요성이 부각됐어요. 스타트업의 생존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더불어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키(key)를 PO가 쥐고 있는 셈이죠.”

▷PO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해주세요.

“쉽게 말해 기업의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역할입니다. 그 안에서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개발, 마케팅,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를 컨트롤하면서 팀을 이끄는 역할이에요.”

▷‘미니 CEO’로 불리는 이유가 있군요. 그에 걸맞은 권한도 부여되나요?

“그렇죠. 알라미의 경우 매출 발생 방식이 제품이 유저한테 어떤 가치를 전달하면서 수익을 내는 구조거든요. 그렇다 보니 PO의 권한이 클 수밖에 없어요.”

▷알라미에서는 어떤 파트를 맡고 있나요?

“구독 매출 그로스의 PO를 맡고 있습니다. 저희 팀의 역할은 구독 매출을 더 증대시키기 위해 다양한 제품 내 그로스 전략들을 시도하고,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제품에 적용하는 역할이에요. 구독 가격의 변화를 비롯해 월 구독과 연 구독 등 구독 상품 자체의 변화, 구매 화면(paywall) 내 정보값들의 변화, 구매 화면이 노출되는 시점의 변화 등 굵직한 전략들을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매출을 높이는 전략이 무수히 많을 텐데, 전략 기획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예를 들어 무료 체험 전환율이나 구독 결제로의 전환율, 구독 유지율 등과 같은 목표 지표를 높일 수 있는 가설 전략을 수립하고, 그중 우선순위대로 디자인하고 개발해 서비스에 반영하죠. 그 전략이 맞는지를 분석하고, 후속 가설을 수립하는 일련의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과정을 거쳐요. 그 하나의 과정은 2주 단위 스프린트로 진행하고요.”

▷그런 전략은 경험이 많을수록 노하우가 생기나요?

“두 가지인 것 같아요. 하나는 결국 제품에 대한 이해, 이용자에 대한 이해는 경험치에서 직관이 생기는 듯해요. 두 번째는 여러 가설을 세우고 실제 서비스에 반영했을 때 경험이 많은 PO는 시행착오와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10개의 가설을 적용한다고 했을 때 경험이 많은 PO는 2주 안에 10개를 다할 수 있지만 미숙련된 PO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어요.”

▷경험치 외에 PO가 갖춰야 할 자질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프로덕트 오너는 결과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야 합니다. 그걸 해내기 위해서는 문제 정의, 개별화, 커뮤니케이션, 성공을 향한 투지(grit), 오너십이 필요합니다. 이 중 한 가지라도 결여된다면 PO의 역할을 해내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하나 더 덧붙이자면, PO는 학습 능력이 좋아야 해요. 그리고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이를 통칭해 전략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죠.”

▷요즘 MBTI가 인기인데, PO와 잘 맞는 영역이 있을까요?

“전 ESFJ인데, 저 스스로는 이 직무와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ESFJ의 특징이 다른 사람하고 대화하는 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갈등이 생겼을 때 그걸 해소하는 걸 즐기는 부류예요. I와 E의 차이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에너지를 뺏기느냐 얻느냐의 차인데, 개인적으로 프로덕트 오너는 ‘E(Extrovert, 외향적, 외부, 다수의 폭넓은 관계, 말과 행동으로 표현)와 J(Judging, 판단형, 계획적, 조직화, 구조, 마감, 정돈 등)’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강홍민 한국경제매거진·한경잡앤조이 기자
강홍민 한국경제매거진·한경잡앤조이 기자
▷‘프로덕트 오너’의 비전은 어떻게 보시나요?

“앞으로의 기업 문화는 더 수평적으로 바뀌고, 애자일한 문화가 확산할 것으로 보여요. 그렇게 되면 분야별 프로젝트가 중요해지면서 PO의 역할과 권한은 더욱 커질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