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시장실패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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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까지 상품시장과 생산요소시장의 작동원리에 대한 설명을 모두 마쳤다. 앞으로 강의할 부분은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지속되면서 추가로 등장한 경제 현상을 대상으로 연구한 경제학이다. 이번 시간에 배울 ‘시장실패’도 자본주의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경제현상이 아니라 비교적 근래 들어 등장한 경제 현상이다. 시장실패의 등장자원의 희소성으로 인해 경제 문제가 발생했으며, 산업혁명을 통한 기술 발전이 자원의 희소성을 더욱 크게 부각하면서 시장을 등장시켰다는 점은 이미 설명했다. 시장은 희소한 자원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역할은 했지만, 분배의 공평성까지는 충족하지 못해 소득 불균형과 빈곤을 야기하는 한계점을 지닌다는 것까지 강의했다. 그런데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인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경우에 따라 충족되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이를 시장실패라고 부른다. 시장실패의 영향현시점에서 시장이 지닌 가장 큰 문제점은 앞서 언급한 ‘소득 격차의 확대’와 ‘시장실패’라고 할 수 있다. 큰 소득 격차의 발생은 시장이 태생적으로 지닌 문제점이 점점 더 확대된 것이라면, 시장실패는 시장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알고 있던 부분이 근래 들어 문제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는 시장에 시장실패라는 문제까지 더해지면 시장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와 가치가 사라진다. 하지만 시장실패는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어 아직은 시장이 발휘하는 장점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즉, 시장이 처음 등장했을 땐 없었던 시장실패라는 문제점이 시장의 존재 자체를 부정할 만큼 치명적인 문제는 아니므로 큰 소득 격차의 발생과 같은 시장의 근본적 한계와는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시장실패의 원인완전경쟁시장은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하게 된다.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결과를 낳는 시장실패는 다음 두 가지 상황에서 발생한다. 하나는 애초부터 완전경쟁시장이 아닌 경우다. 시장이 완전경쟁적이지 않아 불완전경쟁이 발생하면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된다는 것은 이미 시장 부분에서 설명했다. 시장실패라는 개념을 이제야 설명하고 있지만, 우리는 시장실패가 나타나는 하나의 상황에 대해 이미 배운 것이다. 불완전경쟁시장이 비효율적 자원 배분을 발생시키는 것에 대한 설명은 시장 부분을 다시 살펴보면 될 것이다. 시장실패를 초래하는 다른 한 가지 경우는 완전경쟁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일정 조건이 성립되지 않을 때다. 이 경우 시장 자체는 완전경쟁적으로 작동되므로 자원 배분이 효율적이라는 잘못된 평가를 내리기 쉽다. 따라서 완전경쟁시장의 모습을 보인다 하더라도 조건이 충족되는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시장실패가 나타나지 않게 완전경쟁시장이 충족해야 할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공재가 거래되지 않아야 한다. 둘째, 외부성이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거래 당사자가 거래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들 조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앞으로 하나씩 해나갈 것이다. 시장실패의 해결책처음 시장실패가 나타났을 때는 시장실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정부가 개입해 불완전경쟁시장을 금지하고, 공공재는 시장이 아니라 정부가 생산해 공급까지 담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장에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발생하는 상황을 제거해나가면 된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나서더라도 시장에 나타난 비효율성이 사라지지 않는 상황이 많아지자 지금은 정부 개입을 시장실패의 필수적인 해결방안으로 보지 않게 되었다. 이처럼 정부 개입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을 ‘정부실패’라고 부른다. 정부가 시장에 효율적으로 개입하려 해도 정부실패가 발생하는 이유에 관해서는 다음주부터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이어 정부 개입과 정부실패에 대한 설명을 마무리하면 시장실패의 원인과 대응 방안을 원인별로 구분해 설명할 예정이다.√ 기억해주세요
김형진 중앙대 강사
김형진 중앙대 강사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결과를 낳는 ‘시장실패’는 다음 두 가지 상황에서 발생한다. 하나는 애초부터 완전경쟁시장이 아닌 경우다. 다른 하나는 완전경쟁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일정 조건이 성립되지 않을 때다. 시장실패가 나타나지 않게 완전경쟁시장이 충족해야 할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공재가 거래되지 않아야 한다. 둘째, 외부성이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거래 당사자가 거래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