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소득재분배 정책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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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입은 주로 세금에 의존하는데, 소득재분배는 세금을 부과하는 단계부터 고려되므로 정부의 소득재분배 정책을 조세 부분과 지출 부분으로 나눠 살펴보자.누진세를 통한 소득재분배누진세란 부유한 사람에게 더 큰 비율로 세금을 거둬가는 조세다. 비싼 집을 보유하고 있거나 많은 소득을 버는 사람에게 더 큰 비율로 세금을 부과한다. 부유한 사람에게 세금을 더 부과한다고 모두 누진세가 되는 것은 아니다. 누진세가 되려면 부유한 사람에게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해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세금보다 훨씬 많은 세금을 거둬야 한다. 예를 들어 10%의 세율로 소득세를 부과한다면 소득이 100만원인 사람은 10만원의 세금을 납부하고, 소득이 200만원인 사람은 20만원의 소득세를 납부할 것이다. 이 경우 소득이 높은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내지만, 이런 세금은 소득이 높아서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것일 뿐 누진세는 아니다. 누진세는 100만원의 소득에 10%의 세금을 부과하고, 200만원을 버는 사람에게는 15%의 세금을 부과해 소득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개념이다. 누진세는 소득재분배 정책에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의 소득을 더 올려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소득재분배 정책이 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복지지출을 통한 소득재분배복지정책은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정책이다. 넓은 의미의 복지정책은 공공부조정책에 사회보험제도까지 포함한다. 사회보험에는 국민연금, 의료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이 있다. 사회보험은 강제성이 있지만 결국 가입자의 돈으로 운영되므로 소득재분배 효과가 크지 않다. 따라서 소득재분배 효과가 큰, 좁은 의미의 복지정책에는 공공부조정책만 해당한다. 공공부조정책은 가난한 사람들의 생계를 돕기 위해 보조금과 필요한 물품,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 소득재분배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난다. 그러나 너무 많은 혜택을 주는 공공부조정책은 정부 도움에 의존하려는 태도를 만들어낸다는 것과 더 빈곤한 사람과 덜 빈곤한 사람을 세분화하지 못하고 거의 일률적으로 혜택을 제공하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부(負)의 소득세’를 통한 소득재분배공공부조정책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많이 언급되는 소득재분배 정책으로, 누진세의 연장선에서 ‘부(負)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있다. ‘마이너스 소득세’ 또는 ‘음(-)의 소득세’로도 불리는 부의 소득세는 세금을 납부할 능력이 없는 빈곤층에게는 빈곤의 정도에 비례해 보조금을 주는 제도다. 현재의 조세제도는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있는 사람들에게 누진적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소득 수준이 그에 못 미치는 사람들에게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공공부조정책을 통해 일률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만약 부의 소득세를 도입하면 일정 수준 이하의 소득으로 정부 보조를 받는 사람들에게 소득 기준 보조금을 차등 지급할 수 있게 된다. 부의 소득세는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의 소득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 모두의 소득 수준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므로 본격적으로 시행하기에는 큰 비용이 든다. 단순히 빈곤의 증상만 완화해주는 제도를 새롭게 도입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나온다.소득재분배 정책의 문제점과 대안현재 시행되는 어떤 소득재분배 정책도 빈곤을 근본적으로 퇴치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적극적인 소득재분배 정책은 경제의 효율성을 하락시키는 문제점도 나타난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효율성과 공평성 사이에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갖지만, 최소한 단기에서 서로 상충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주장을 많이 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빈곤을 탈피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복지제도에 의존하는 성향을 보이는 것을 복지병이라고 하는데, 적극적인 소득재분배 정책으로 복지병에 빠지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소득재분배 정책의 문제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소득재분배 정책이 성과를 거두려면 복지 혜택을 제공하면서 무료 직업교육이나 훈련을 병행해 자기 힘으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기억해주세요
김형진 중앙대 강사
김형진 중앙대 강사
적극적인 소득재분배 정책은 경제의 효율성을 하락시키는 문제점이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빈곤을 탈피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복지제도에 의존하는 성향을 보이는 것을 복지병이라고 하는데, 적극적인 소득재분배 정책으로 복지병에 빠지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소득재분배 정책의 문제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소득재분배 정책이 성과를 거두려면 복지 혜택을 제공하면서 무료 직업교육이나 훈련을 병행해 자기 힘으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