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와 글쓰기

골드만과 제휴…이자 年 4.15%
인출 수수료 없고 예금 보호
애플이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연 4.15% 금리를 적용하는 저축계좌를 출시했다. 18일 한국 애플스토어 서울 강남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최혁 한국경제신문 기자
애플이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연 4.15% 금리를 적용하는 저축계좌를 출시했다. 18일 한국 애플스토어 서울 강남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최혁 한국경제신문 기자
애플이 연 4.15%의 고금리를 적용하는 저축상품을 내놨다. ‘애플페이’(간편결제 서비스), ‘애플월렛’(전자지갑 앱), ‘애플카드’(신용카드), ‘애플캐시’(개인 간 송금 서비스)에 이어 애플의 금융 생태계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평가다.

[숫자로 읽는 세상] "예금 이자 10배"…애플 파격 행보에 美은행 긴장, '글로벌 1위 빅테크' 은행 영역까지 치고 들어왔다
애플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이날부터 애플카드 사용자들이 골드만삭스를 통해 연 4.15%의 이자가 붙는 저축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출시 계획을 밝힌 지 6개월 만에 상품을 내놨다. 수익률은 미국 전역의 저축성 예금 이자 평균(연 0.37%)의 10배를 웃돈다. 금융정보사이트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미국 내 예금상품 중 11번째로 높은 금리다. 이 상품은 이자에 더해 ‘캐시백’까지 제공한다. 애플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사용금액의 최대 3%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저축계좌는 애플월렛에서 개설할 수 있다. 수수료나 최소 예금 등 별도 요건은 없지만 최대 잔액은 25만달러(약 3억3000만원)다. 이용자는 월렛을 통해 계좌 잔액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수수료 없이 자금을 인출할 수 있다. 예금은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로부터 보호받는다. 아이폰 등 강력한 하드웨어와 앱스토어로 구축한 ‘애플 생태계’가 금융서비스 출시를 기점으로 한층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아이폰을 디지털 지갑으로 만들었다”고 했다.애플, 자금 블랙홀 되나애플의 저축계좌 출시는 미국 금융시장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플이라는 브랜드 인지도에 애플페이 애플뮤직 등 기존 서비스와의 시너지까지 더하면 상상 이상의 파괴력을 지닐 수 있어서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으로 중소형 은행의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진 터라 애플로 자금이 대규모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애플의 예금 서비스는 기존 대형 은행의 브랜드 인지도와 인터넷은행의 고금리라는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 대형 은행의 저축성 예금 평균 금리는 연 1%가 안 된다. 웰스파고는 연 0.15%에 계좌 개설을 위한 최소금액 25달러가 필요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 0.01%에 계좌 개설용으로 100달러를 요구한다.

애플이 제공하는 연 4.15% 금리는 이들 대형 은행 예금 금리의 40배 수준이다. 미국 전체 평균 예금 금리인 연 0.37%의 10배 이상이기도 하다. 최소 요구 금액도 없다.인터넷은행에 없는 브랜드 충성도연 5%에 육박하는 다른 인터넷은행의 금리보다는 낮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이 갖추지 못한 ‘애플’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금리 경쟁력을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밍 마 컬럼비아대 금융학과 교수는 “SVB 파산 이후 은행업에 대한 우려를 감안할 때 애플의 브랜드 인지도와 결합한 우호적인 금리는 신규 고객에게 특히 매력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 카드 저축계좌는 미국 내 신용 승인을 받은 애플 카드 발급자에 한해 개설된다. 다른 국가로의 서비스 확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애플은 이번 서비스를 골드만삭스와 연계해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온라인 전용 소매금융 플랫폼인 마커스를 갖고 있다. 마커스의 예금 금리는 연 3.75%다.

장서우/노유정/박신영 한국경제신문 기자NIE포인트1. 애플의 금융 생태계에 대해 알아보자.

2. 애플이 미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자.

3. 애플의 브랜드 충성도에 대해 토론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