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생산요소시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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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부터는 노동과 자본, 토지 등이 거래되는 생산요소시장에 대해 살펴본다. 상품과 마찬가지로 생산요소들의 가격과 거래량도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에 의해 정해지지만, 수요와 공급이 결정되는 과정은 상품의 경우와 뚜렷하게 다르다. 뿐만 아니라 노동시장, 자본시장, 토지시장 등 각각의 생산요소시장 간에도 수요와 공급이 결정되는 과정에 차이가 있다.생산요소시장 수요자와 공급자생산요소시장의 수요자와 공급자는 상품시장과 반대여야 한다. 상품시장 위주로 생각하면 소비자는 언제나 수요자, 기업은 언제나 공급자로 여기게 된다. 하지만 수요자와 공급자는 시장에 따라 대상이 바뀔 수 있다. 가계가 항상 수요자는 아니며, 기업이 항상 공급자인 것도 아니다. 생산요소시장의 경우 기업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생산요소의 수요자가 되며, 가계는 효용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노동 같은 생산요소의 공급자가 된다.거래되는 생산요소노동시장, 자본시장, 토지시장은 대표적인 생산요소시장이다. 여기서 거래되는 대상은 개별 시장의 명칭처럼 당연히 노동과 자본, 토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생산요소시장의 거래 대상은 상품시장에서 상품이 의미하는 바와 다르다. 이에 대해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자. 자동차 시장에서 거래되는 대상은 자동차다. 이를 소비자가 구매하면 자동차의 소유권이 생산자에게서 소비자에게로 이전된다. 만약 자동차를 이용하고 싶지만 소유까지 할 생각은 없다면 렌터카시장에서 자동차를 빌려서 사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생산요소의 소유권이 거래될 수도 있고, 소유권은 그대로 둔 채 생산요소의 사용권만 거래할 수도 있다. 경제학에서 다루는 생산요소시장에선 생산요소의 소유권이 아니라 사용권이 거래된다. 상품시장으로 보면 임대시장에 해당한다.

생산요소시장에서 실제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것은 생산요소 자체가 아니라 생산요소의 작동이다. 생산에 들어가는 생산요소 사용권의 가격과 사용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경제학에서 생산요소시장을 생산요소의 사용권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한정한 것이다.

노동시장을 생각해보자. 생산요소 자체, 즉 노동의 소유권을 거래한다면 결국 사람을 사고파는 것이 된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노동시장에서 거래 대상을 노동의 사용권, 노동력으로 한정한 것이다.

노동을 제외한 자본과 토지의 경우 그 자체의 소유권을 거래하는 시장이 존재하지만 바로 앞에서 언급했듯이 경제학에서는 이 시장을 생산요소시장이 아닌 별도의 시장으로 다루고 있다. 따라서 생산요소시장에서의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의 경제학적 의미는 생산요소 사용에 필요한 가격과 사용량이 되는 것이다.개별 생산요소시장상품시장과 생산요소시장의 차이점은 또 있다. 상품시장은 상품별 수요·공급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생산요소시장의 경우 생산요소마다 공급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노동, 자본, 토지가 시장에 공급되는 과정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생산요소시장에 어떤 생산요소가 공급되는지에 따라 시장 작동원리가 달라진다. 이 때문에 생산요소시장의 보편적인 개념과 함께 개별 생산요소시장의 특징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동의 경우 노동자가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공급되고, 자본이나 토지는 지금 사용할지 아니면 미래에 사용할지에 따라 시장에 공급되는 양에 차이가 발생한다.생산요소시장과 소득분배생산요소시장의 마지막 특징은 생산요소 가격이 소득분배와 직접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부유층과 빈곤층의 결정이 바로 생산요소의 가격으로부터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생산요소 가격은 그것을 공급한 사람의 소득이 된다.

노동시장에서 결정된 노동력의 가격인 임금은 노동자의 근로소득으로, 한 가계가 살아가는 데 없어선 안 될 중요한 근간이다. 가계의 소득 규모는 근로소득에 자본소득과 임대소득을 더하면 되는데, 이들 소득은 노동시장, 자본시장, 토지시장의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으로부터 결정된다.√ 기억해주세요
김형진 중앙대 강사
김형진 중앙대 강사
생산요소시장에서 실제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것은 생산요소 자체가 아니라 생산요소의 작동이다. 생산에 들어가는 생산요소 사용권의 가격과 사용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경제학에서 생산요소시장을 생산요소의 사용권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한정한 것이다. 노동시장에서 생산요소 자체, 즉 노동의 소유권을 거래한다면 결국 사람을 사고파는 것이 된다. 노동을 제외한 자본과 토지의 경우 그 자체의 소유권을 거래하는 시장이 존재하지만 바로 앞에서 언급했듯이 경제학에서는 이 시장을 생산요소시장이 아닌 별도의 시장으로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