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버는 직업? 의뢰인 입장 헤아리는 센스 필요하죠"
법무법인 한별 허종선 파트너 변호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인기다.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지닌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적응기를 그린 이 드라마를 보며 시청자들은 사건을 통쾌하게 해결하는 변호사 우영우에게 감정을 이입한다. 변호사를 다룬 드라마와 영화는 늘 세간의 이목을 끈다. 그래서일까. 많은 직업이 생겨났음에도 변호사는 학생들이 희망하는 직업 순위에서 여전히 상위권에 올라 있다. 사법시험 폐지, 로스쿨 도입 이후 변호사의 문턱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바늘구멍만큼 통과하기 어려운 직업 변호사의 세계를 허종선 변호사에게 들어봤다. ▶변호사가 되려면 어느 정도로 공부를 잘해야 하나요.
“천재일 필요는 없지만 넉넉잡아 전국 상위 10% 안에는 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시험에서 운(運)은 필수입니다.”
▶공부만 잘하면 변호사 업무를 잘 할 수 있나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공부를 잘해야 할 수 있는 직업이긴 하지만 그것보다 소통 능력이나 센스가 필요한 직업이에요. 보통 변호사들은 공부머리와 일머리 모두 있어야 잘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하거든요.”"의뢰인 입장에서 생각하는 센스가 필수" ▶변호사의 센스란 어떤 것을 말하는 건가요.
“의뢰인이 사실 관계를 복잡하게 말할 때 쟁점이 뭔지, 의뢰인이 뭘 바라는지, 향후 대응 방안을 단계적으로 어떻게 세워나갈 건지를 그려야 하는데 센스가 없으면 안 되죠. 순발력, 상황 대처능력, 증거 수집이나 사건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 의뢰인이 원하는 것을 잡아내는 능력, 법정에서 재판부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눈치가 중요합니다. 로펌 내에서 ‘선배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채는 능력’도 필요하죠.(웃음)”
▶실제 의뢰가 들어오는 사건은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 있을 텐데, 사건의 쟁점을 찾아내는 노하우가 있다면요.
“사실 관계에서 쟁점을 추출하는 능력은 많은 사건을 다뤄보면 자연스레 생기기도 합니다. 사법시험이나 변호사 시험 문제가 그래요. 복잡하게 얽힌 케이스가 문제로 나오는데, 실무에 나오면 왜 그런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지 알 수 있죠. 일반적으로 의뢰인들은 본인 관점에서 사건을 설명하고 본인에게 유리한 사실과 증거만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어요. 녹취 파일을 예로 들자면, 상대방이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인정했다는 취지의 녹취를 들어보면 상대방은 별말을 안 하고 그저 수동적으로 “네” 또는 “응”이라는 말만 반복했을 뿐인데, 의뢰인은 그걸 상대방이 모두 다 자백했다고 주장합니다. 변호사는 의뢰인의 일방적인 주장과 증거들의 법적인 의미를 알아야 하고, 어떤 주장과 증거를 내세워야 할지를 선별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건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건 아니고 선배의 조언과 본인의 경험을 통해 체득될 수 있다고 봅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을 변호하는 변호사들이 괴로워하는 것도 종종 보게 됩니다. 누가 봐도 악인을 변호할 때 직업적 회의감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도 나쁜 의뢰인을 변호할 때 느끼는 고충이 나오는데요. 변호사들은 범죄자라 하더라도 누구나 변호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손가락질 당하지만 억울한 사람일 수도 있고, 실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정상참작이 돼야 할 부분도 있으니까요. 이러한 믿음이 없으면 일이 너무 힘들어질 겁니다. 다만 실제로 악의 편에 서 있는 의뢰인을 대리하거나 변호할 때에는 별로 마음이 좋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변호사 업무는 어떻게 나눠지나요.
“크게 소송과 자문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소송은 우리가 흔히 아는 민사, 형사, 행정, 가사 등 소송을 수행하는 것이고, 자문은 소송은 아니지만 특정 사안이나 프로젝트에 대해 법률 검토 의견을 내거나 제반 계약서 등을 작성하는 등의 법적 조언을 해 주는 일입니다. 저는 ‘우영우’에서 정명석 변호사가 이끄는 송무팀처럼 주로 기업 관련 민사, 형사, 행정, 공정거래, 엔터테인먼트, 가사 사건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17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국선 변호사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형사 사건의 국선 변호인은 국선 전담 변호사와 일반 변호사 중 국선 변호를 신청해 법원에서 선정된 변호사로 나뉩니다. 국선 전담 변호사는 국가에서 사무실, 월급 등 매월 비용을 지급해 주는데요. 오로지 법원에서 배당한 국선 사건만 맡을 수 있어요. 국선 신청 변호사는 일반 개업 변호사 중 특정 지역 법원에 별도의 신청을 하면 법원에서 특정 사건을 배당해 주는 방식으로 사건을 담당하게 합니다. 물론 건별로 수당을 지급해 주죠.”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 시험 합격해야... 로펌, 개업, 재판연구원, 검사 등 진로 다양 ▶변호사가 되는 과정이 예전과 달라진 부분이 있죠.
“제가 준비할 때만 해도 학력과 무관하게 사법시험만 합격하면 됐는데, 2017년 사법시험이 폐지됐고, 지금은 변호사 시험에 합격을 해야 합니다. 사법시험 시절에는 합격 후 2년 간 사법연수원 연수를 거쳐야 했는데, 지금은 대학 졸업 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3년을 마친 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야 합니다. 이후 6개월간 실무 수습을 받아야 하고요.”
▶변호사 시험 자격은 로스쿨만 졸업하면 주어지는 건가요.
“보통 로스쿨 석사 자격을 취득하거나 3개월 이내 석사 학위 취득이 예정된 사람만 시험에 응시할 수 있어요. 변호사 시험은 1년에 한 번 치러지는데, 로스쿨 졸업 후 5년 내에만 응시할 수 있죠.”
▶변호사 시험 과목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공법, 민사법, 형사법은 선택형이나 논술형 필기 시험으로 이뤄지고, 전문적 법률 과목은 논술형 필기 시험으로 구분됩니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면 변호사만 할 수 있는 건가요.
“기본적으로 로펌이나 법률사무소에 변호사로 취업할 수 있고, 개업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재판연구원(로클럭, 예비판사), 검사를 할 수도 있어요. 재판연구원은 서류-필기-면접을 통과해야 선발되고, 검사 역시 인성검사, 실무기록 평가, 토론 설득역량 평가 등을 거쳐 선발됩니다.” ▶변호사 일을 한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올해로 17년째입니다. 법조인의 꿈을 키운 건 형 덕분이었죠. 법대생인 형이 보는 법서를 어깨너머로 보게 되었는데, 너무 멋있어 보였어요. 당시 법서는 한자로 도배되다시피 했었는데, 제가 학창시절 한자를 좋아해 법서가 더 재미있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럼 그때부터 변호사를 꿈꾸게 된 건가요.
“제가 시골(전북 부안) 출신인데, 어렸을 적 막연히 출세하려면 법조인이나 의사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제가 한자와 글 쓰는 걸 특히 좋아해서 스스로 천생 문과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의사는 아예 생각도 안했습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막연히 검사를 꿈꿨는데, 검찰 실무 수습을 해 보니 쉽지 않겠더라고요. 그래서 변호사로 진로를 바꿨죠.”
▶검사는 체질에 안 맞던가요.
“제 성격이 누군가를 추궁하는 것보다는 옆에서 살뜰하게 챙겨주는 스타일이거든요. 솔직히 연수원 성적도 문제였지만요.(웃음) 변호사를 해 보니 저한테 맞는다는 걸 알게 됐어요.” "주치의처럼 의뢰인 챙겨주는 변호사 되려 해... 자존심도 내려놓을 수 있어야" ▶변호사가 갖춰야 할 필수 조건은 무엇이고,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해 본다면요.
“변호사는 법률 지식과 글을 잘 쓰는 능력, 기본적인 센스가 꼭 필요한 직업입니다. 조금 부끄럽습니다만 변호사 생활을 하는 동안 의뢰인들로부터 ‘서면(글)을 잘 쓴다’, ‘소통 능력이 좋고 센스가 좋다’는 과분한 평가를 받아 온 것 같아요. 제가 지향하는 것이 주치의 같은 변호사라는 의미의 ‘주치변’인데요. 의뢰인의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인 대응 방안이 무엇인지, 소송 전략은 무엇인지를 마치 환자의 건강을 챙겨주는 주치의처럼 디테일하게 안내해야 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또 의뢰인을 대신해 사과, 용서를 구하거나 의뢰인의 입장을 헤아려 줄 것을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일 역시 제 역할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변호사는 의뢰인을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는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변호사라고 하면 무엇보다 고소득 직종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일반 직장인에 비해 많은 편이기는 하죠. 최근엔 변호사 수가 많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편차도 큰 편입니다. 변호사라고 으스대며 목에 힘주고 다니는 시절은 끝난 지 오래죠. 변호사는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이에요. 친절한 서비스 마인드가 없으면 힘든 직업입니다.” ▶직업적 비전은 어떻게 보시나요.
“앞으로도 변호사의 직업적 비전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는 정부 부처와 기업체는 물론 사회의 모든 직역에 다 진출할 수 있어요. 법률 컨설팅이 필요하지 않은 곳은 없거든요. 다만 전형적인 모습의 변호사 영역에서는 남들과 차별화되는 디테일한 전략과 정확한 법률 지식, 신속하고 센스 있는 대응과 같이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생존할 수 있을 겁니다.”
한경잡앤조이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
인재근 의원이 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변호사 2968명의 원 평균 보수 신고액은 1705만원이었다. 월 1000만~1500만원이 308명, 1억원 이상은 87명이었다.
법무법인 한별 허종선 파트너 변호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인기다.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지닌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적응기를 그린 이 드라마를 보며 시청자들은 사건을 통쾌하게 해결하는 변호사 우영우에게 감정을 이입한다. 변호사를 다룬 드라마와 영화는 늘 세간의 이목을 끈다. 그래서일까. 많은 직업이 생겨났음에도 변호사는 학생들이 희망하는 직업 순위에서 여전히 상위권에 올라 있다. 사법시험 폐지, 로스쿨 도입 이후 변호사의 문턱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바늘구멍만큼 통과하기 어려운 직업 변호사의 세계를 허종선 변호사에게 들어봤다. ▶변호사가 되려면 어느 정도로 공부를 잘해야 하나요.
“천재일 필요는 없지만 넉넉잡아 전국 상위 10% 안에는 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시험에서 운(運)은 필수입니다.”
▶공부만 잘하면 변호사 업무를 잘 할 수 있나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공부를 잘해야 할 수 있는 직업이긴 하지만 그것보다 소통 능력이나 센스가 필요한 직업이에요. 보통 변호사들은 공부머리와 일머리 모두 있어야 잘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하거든요.”"의뢰인 입장에서 생각하는 센스가 필수" ▶변호사의 센스란 어떤 것을 말하는 건가요.
“의뢰인이 사실 관계를 복잡하게 말할 때 쟁점이 뭔지, 의뢰인이 뭘 바라는지, 향후 대응 방안을 단계적으로 어떻게 세워나갈 건지를 그려야 하는데 센스가 없으면 안 되죠. 순발력, 상황 대처능력, 증거 수집이나 사건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 의뢰인이 원하는 것을 잡아내는 능력, 법정에서 재판부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눈치가 중요합니다. 로펌 내에서 ‘선배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채는 능력’도 필요하죠.(웃음)”
▶실제 의뢰가 들어오는 사건은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 있을 텐데, 사건의 쟁점을 찾아내는 노하우가 있다면요.
“사실 관계에서 쟁점을 추출하는 능력은 많은 사건을 다뤄보면 자연스레 생기기도 합니다. 사법시험이나 변호사 시험 문제가 그래요. 복잡하게 얽힌 케이스가 문제로 나오는데, 실무에 나오면 왜 그런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지 알 수 있죠. 일반적으로 의뢰인들은 본인 관점에서 사건을 설명하고 본인에게 유리한 사실과 증거만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어요. 녹취 파일을 예로 들자면, 상대방이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인정했다는 취지의 녹취를 들어보면 상대방은 별말을 안 하고 그저 수동적으로 “네” 또는 “응”이라는 말만 반복했을 뿐인데, 의뢰인은 그걸 상대방이 모두 다 자백했다고 주장합니다. 변호사는 의뢰인의 일방적인 주장과 증거들의 법적인 의미를 알아야 하고, 어떤 주장과 증거를 내세워야 할지를 선별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건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건 아니고 선배의 조언과 본인의 경험을 통해 체득될 수 있다고 봅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을 변호하는 변호사들이 괴로워하는 것도 종종 보게 됩니다. 누가 봐도 악인을 변호할 때 직업적 회의감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도 나쁜 의뢰인을 변호할 때 느끼는 고충이 나오는데요. 변호사들은 범죄자라 하더라도 누구나 변호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손가락질 당하지만 억울한 사람일 수도 있고, 실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정상참작이 돼야 할 부분도 있으니까요. 이러한 믿음이 없으면 일이 너무 힘들어질 겁니다. 다만 실제로 악의 편에 서 있는 의뢰인을 대리하거나 변호할 때에는 별로 마음이 좋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변호사 업무는 어떻게 나눠지나요.
“크게 소송과 자문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소송은 우리가 흔히 아는 민사, 형사, 행정, 가사 등 소송을 수행하는 것이고, 자문은 소송은 아니지만 특정 사안이나 프로젝트에 대해 법률 검토 의견을 내거나 제반 계약서 등을 작성하는 등의 법적 조언을 해 주는 일입니다. 저는 ‘우영우’에서 정명석 변호사가 이끄는 송무팀처럼 주로 기업 관련 민사, 형사, 행정, 공정거래, 엔터테인먼트, 가사 사건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17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국선 변호사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형사 사건의 국선 변호인은 국선 전담 변호사와 일반 변호사 중 국선 변호를 신청해 법원에서 선정된 변호사로 나뉩니다. 국선 전담 변호사는 국가에서 사무실, 월급 등 매월 비용을 지급해 주는데요. 오로지 법원에서 배당한 국선 사건만 맡을 수 있어요. 국선 신청 변호사는 일반 개업 변호사 중 특정 지역 법원에 별도의 신청을 하면 법원에서 특정 사건을 배당해 주는 방식으로 사건을 담당하게 합니다. 물론 건별로 수당을 지급해 주죠.”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 시험 합격해야... 로펌, 개업, 재판연구원, 검사 등 진로 다양 ▶변호사가 되는 과정이 예전과 달라진 부분이 있죠.
“제가 준비할 때만 해도 학력과 무관하게 사법시험만 합격하면 됐는데, 2017년 사법시험이 폐지됐고, 지금은 변호사 시험에 합격을 해야 합니다. 사법시험 시절에는 합격 후 2년 간 사법연수원 연수를 거쳐야 했는데, 지금은 대학 졸업 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3년을 마친 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야 합니다. 이후 6개월간 실무 수습을 받아야 하고요.”
▶변호사 시험 자격은 로스쿨만 졸업하면 주어지는 건가요.
“보통 로스쿨 석사 자격을 취득하거나 3개월 이내 석사 학위 취득이 예정된 사람만 시험에 응시할 수 있어요. 변호사 시험은 1년에 한 번 치러지는데, 로스쿨 졸업 후 5년 내에만 응시할 수 있죠.”
▶변호사 시험 과목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공법, 민사법, 형사법은 선택형이나 논술형 필기 시험으로 이뤄지고, 전문적 법률 과목은 논술형 필기 시험으로 구분됩니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면 변호사만 할 수 있는 건가요.
“기본적으로 로펌이나 법률사무소에 변호사로 취업할 수 있고, 개업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재판연구원(로클럭, 예비판사), 검사를 할 수도 있어요. 재판연구원은 서류-필기-면접을 통과해야 선발되고, 검사 역시 인성검사, 실무기록 평가, 토론 설득역량 평가 등을 거쳐 선발됩니다.” ▶변호사 일을 한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올해로 17년째입니다. 법조인의 꿈을 키운 건 형 덕분이었죠. 법대생인 형이 보는 법서를 어깨너머로 보게 되었는데, 너무 멋있어 보였어요. 당시 법서는 한자로 도배되다시피 했었는데, 제가 학창시절 한자를 좋아해 법서가 더 재미있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럼 그때부터 변호사를 꿈꾸게 된 건가요.
“제가 시골(전북 부안) 출신인데, 어렸을 적 막연히 출세하려면 법조인이나 의사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제가 한자와 글 쓰는 걸 특히 좋아해서 스스로 천생 문과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의사는 아예 생각도 안했습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막연히 검사를 꿈꿨는데, 검찰 실무 수습을 해 보니 쉽지 않겠더라고요. 그래서 변호사로 진로를 바꿨죠.”
▶검사는 체질에 안 맞던가요.
“제 성격이 누군가를 추궁하는 것보다는 옆에서 살뜰하게 챙겨주는 스타일이거든요. 솔직히 연수원 성적도 문제였지만요.(웃음) 변호사를 해 보니 저한테 맞는다는 걸 알게 됐어요.” "주치의처럼 의뢰인 챙겨주는 변호사 되려 해... 자존심도 내려놓을 수 있어야" ▶변호사가 갖춰야 할 필수 조건은 무엇이고,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해 본다면요.
“변호사는 법률 지식과 글을 잘 쓰는 능력, 기본적인 센스가 꼭 필요한 직업입니다. 조금 부끄럽습니다만 변호사 생활을 하는 동안 의뢰인들로부터 ‘서면(글)을 잘 쓴다’, ‘소통 능력이 좋고 센스가 좋다’는 과분한 평가를 받아 온 것 같아요. 제가 지향하는 것이 주치의 같은 변호사라는 의미의 ‘주치변’인데요. 의뢰인의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인 대응 방안이 무엇인지, 소송 전략은 무엇인지를 마치 환자의 건강을 챙겨주는 주치의처럼 디테일하게 안내해야 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또 의뢰인을 대신해 사과, 용서를 구하거나 의뢰인의 입장을 헤아려 줄 것을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일 역시 제 역할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변호사는 의뢰인을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는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변호사라고 하면 무엇보다 고소득 직종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일반 직장인에 비해 많은 편이기는 하죠. 최근엔 변호사 수가 많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편차도 큰 편입니다. 변호사라고 으스대며 목에 힘주고 다니는 시절은 끝난 지 오래죠. 변호사는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이에요. 친절한 서비스 마인드가 없으면 힘든 직업입니다.” ▶직업적 비전은 어떻게 보시나요.
“앞으로도 변호사의 직업적 비전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는 정부 부처와 기업체는 물론 사회의 모든 직역에 다 진출할 수 있어요. 법률 컨설팅이 필요하지 않은 곳은 없거든요. 다만 전형적인 모습의 변호사 영역에서는 남들과 차별화되는 디테일한 전략과 정확한 법률 지식, 신속하고 센스 있는 대응과 같이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생존할 수 있을 겁니다.”
한경잡앤조이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
인재근 의원이 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변호사 2968명의 원 평균 보수 신고액은 1705만원이었다. 월 1000만~1500만원이 308명, 1억원 이상은 87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