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경제학
(98) 공짜 점심은 없다
[테샛 공부합시다] 밀턴 프리드먼은 공짜의 유혹을 경계했죠
햇살이 무더운 여름, 개미는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식량을 나르고 있었습니다. 반면 베짱이는 나무 그늘에서 쉬며 노래를 흥얼거렸죠. 베짱이는 개미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핀잔을 줬습니다. 좋은 날씨에 여름이라 먹을 것이 주변에 넘쳐났기 때문이죠. 굳이 땀 흘려 일하지 않아도 배부르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미는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식량을 모아 두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겨울이 왔고, 주변에 먹을 것이 하나도 없었죠. 베짱이는 개미를 찾아갔지만, 개미는 핀잔을 주며 베짱이를 쫓아냈죠. 《이솝우화》에 나오는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개미는 겨울에 식량이 부족해질 상황을 예측하고 부지런히 식량을 비축해 뒀습니다. 반면 베짱이는 여름에 풍부하게 나오는 각종 과일과 열매를 보고는 미래의 걱정은 제쳐놓고 현재를 즐기기 바빴죠. 베짱이를 통해 우리는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경제학의 기본 명제를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경제학에 입문할 때 많이 사용하는 《맨큐의 경제학》 10대 기본 원리에서도 첫 번째로 언급될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는 원리입니다.

현재를 즐기기 위해 미래에 닥칠 불행에 대비하지 않으면 결국 그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더 쉽게 표현한 사람이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사진)입니다. 그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로 유명하죠. 이 말은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와 의미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베짱이는 여름에 일하지 않고 휴식을 택했고, 결국 겨울에 굶주림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된 것이죠. 국가채무는 결국 갚아야 할 빚그래서 경제학적 사고가 중요합니다. 그 선택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을 잘 고려해야 하죠. 세상에 공짜는 절대로 없습니다. 이는 지금도 유효해요. 한때 정부에서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정부가 지급하는 ‘공짜’ 지원금을 싫어할 사람은 없겠죠. 하지만 이 돈은 결국 우리가 갚아야 하는 ‘빚’입니다. 우리가 아니면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하죠. 올해도 정부와 정치권의 요구로 예산과 지출이 증가해 채권 발행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즉, 빚이 더 불어난다는 의미죠.

우리는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합니다. 미래에 써야 할 자원을 빚내어 현금 복지 정책을 위해 사용하면, 지금 세대는 당장 손에 쥐는 돈으로 파티를 즐길 수 있겠죠. 하지만 이는 결국 현상의 겉면만 보는 거예요. 받는 사람은 공짜 돈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급증하는 국가채무로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시중에 풀린 통화량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등 국민 전체가 고통받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한국도 그리스나 베네수엘라의 비극을 경계해야 할 때입니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