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아테네올림픽도 그리스 정부에 10년 동안 갚아야 할 엄청난 빚을 남겼다.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가 그 나라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클수록 밸리효과로 인한 올림픽 후유증이 더 커진다는 분석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일본 도쿄올림픽 경기의 97%가 무관중으로 열렸다. 객석이 텅 비면서 도쿄올림픽은 커다란 적자 앞에 놓여 있다. 올림픽이 개최되면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금전적 이익을 볼 것 같지만 마냥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올림픽 개최 이후 경기가 급속도로 침체되면서 밸리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올림픽 후유증 또는 ‘브이-로 효과(V-low effect)’라고도 불리는 밸리효과는 올림픽을 치르기 전에 개최국이 경기장 시설과 도로 등의 기반시설, 숙박시설 등을 건립하고, 환경을 정비하는 데 막대한 투자를 함으로써 경기가 과열될 정도로 상승세를 타지만 올림픽이 끝나면 투자가 갑자기 줄면서 경기가 급속도로 침체에 빠져드는 현상을 말한다. 올림픽은 개최국에 천문학적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올림픽 후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 자산가격 급락, 국가재정 부담 등에 시달리는 밸리효과가 종종 일어났다.
1976년 올림픽을 치른 몬트리올은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들어간 돈이 당초 예상의 20배를 넘어 빚더미에 올랐다. 시민들은 올림픽으로 진 빚을 갚느라 30년간 올림픽특별세를 부담했기 때문에 ‘몬트리올 함정’이라는 말이 나왔다. 몬트리올 주 경기장은 ‘대실수’ ‘빚더미’ 같은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캐나다는 이때 진 빚을 2007년에야 다 갚았다고 한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여섯 차례 올림픽 동안 경기침체를 겪지 않은 올림픽은 1996년의 애틀랜타올림픽뿐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후 한국은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붕괴되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도 그리스 정부에 10년 동안 갚아야 할 엄청난 빚을 남겼다.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가 그 나라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클수록 밸리효과로 인한 올림픽 후유증이 더 커진다는 분석이 있다.
정리하자면 올림픽 개최지는 많은 투자가 쏠린 후 거품이 빠져나가면서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것이다. 국가의 이미지, 경제력, 기술력 등이 전 세계에 내비쳐질 것을 기대해 올림픽을 개최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로 함성도 환호도 없이 적자만 쌓이게 됐다. 올림픽을 성과로 가을총선에서 승리를 이끌려던 스가 요시히데 정권의 구상 역시 타격을 받게 됐다. 운동선수들의 결실이자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이 쓰디쓴 고배를 마시게 돼 안타깝다.
양승민 생글기자(대건고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