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읽는 경제학
시네마노믹스
(50) 칠드런 오브 맨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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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칠드런 오브 맨 (上)

2027년 영국 런던, 시민들은 화면 속 청년의 사진을 보며 오열한다. 인류는 2009년 이후 아기가 태어나지 않는 원인불명의 재앙을 맞았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다가오는 멸종 앞에 인류는 무너져간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은 뉴욕 한복판에 핵폭탄이 터져 폐허로 변했고, 잠시 등장하는 서울은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긴 상태다. 신에게 용서를 비는 신흥 종교 집단이 창궐하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원인불명의 재앙을 맞은 인류주인공 테오(클라이브 오언 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부와 국가 기능이 유지된 영국의 공무원이다. 그는 한때 사회운동가로 활동했지만 지금은 친구와 마약을 즐기며 무기력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어느 날, 테오의 전처이자 테러단체 지도자인 줄리안(줄리앤 무어 분)은 테오를 찾아와 흑인 소녀 ‘키’를 영국 밖으로 옮기는 작전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한다. 키는 약 20년 만에 인류에서 최초로 아이를 임신한 여성이다.
영화 ‘칠드런 오브 맨’은 ‘그래비티’와 ‘로마’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두 번 받은 멕시코 감독 알폰소 쿠아론의 2006년 작품이다. 이 영화는 절망적인 세상을 그리는 디스토피아물로, 저출산을 넘어선 ‘무출산’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 처참한 인류의 생활을 담아낸다. 사실상 경찰국가로 변한 영국은 정부의 철권통치로 최소한의 치안을 유지하지만 경제는 붕괴에 이르렀다. 생기를 잃은 길거리에는 쓰레기와 낙서가 가득하고, 시민들은 시동도 제대로 걸리지 않는 노후화된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 런던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슬럼이 된 도시의 빈민들이 지나가는 차량을 약탈하기 위해 달려든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은 대부분이 노인이다. 인구 감소보다 두려운 ‘생산가능인구 감소’인류가 저출산과 고령화를 두려워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인구경제학에 따르면 고령화는 출산율 저하와 사망률 둔화라는 두 현상의 산물이다. 워싱턴대 보건계량평가연구소에 따르면 세계의 합계출산율이 감소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다. 이 시기에 함께 진행된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선진국들은 급격하게 인구구조가 늙어가기 시작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워싱턴대 연구진은 세계 인구가 2064년에 97억 명으로 정점을 찍고 하강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한다.
칠드런 오브 맨 속 상황은 더 심각하다. 현실에서는 평균수명 연장과 개발도상국들의 높은 출산율로 세계 인구가 아직은 증가하고 있지만, 영화 속 지구는 사망자 한명 한명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을 정도로 인류 소멸 속도가 빠르다.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출생은 전무하다.


전범진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① 전통 경제학이 꼽는 생산의 3대 요소인 노동력, 토지, 자본을 증대시키는 방안은 각각 무엇이며 이들을 무한정 늘릴 수 있을까.
② 자원 고갈과 환경 파괴 등을 불러오는 인구폭발, 경제활력 감소와 공동체 유지 어려움이 예상되는 인구감소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인류에게 부담스러울까.
③ 고령인구에 대한 생산가능인구의 경제적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인 노년부담비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한국이 이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