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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계급의 과시성 예술후원이 타인의 꿈 이뤄줘
따뜻한 후원에도 네 자매는 모두 꿈을 이루진 못한다. 메그는 배우를 포기하고, 가난하지만 마음이 따뜻한 로리의 과외교사와 결혼하는 쪽을 택한다. 에이미는 야심 차게 오른 유학길에서 ‘천재’들을 만나며 오히려 자신의 한계를 깨닫는다. 그는 부잣집 청년의 청혼을 받아주기 직전 우연히 로리와 다시 조우하며 진짜 사랑이 누군지 깨닫는다. 조에게 거절당한 뒤 한참을 방황하던 로리도 에이미에게 마음을 정착한다. 둘은 부부가 되기로 한다.자신의 힘으로 꿈에 가까워진 건 조가 유일했다. 그는 로리의 고백을 거부하고, 가족의 품을 떠나 미국 뉴욕에서 작가로 데뷔한다. 그곳에서 눈길이 가는 유학생 프리드리히도 만난다.가족이 다시 만난 건 베스 때문이었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하던 베스는 당시 유행병이었던 성홍열을 앓는다. 전쟁터로 떠났던 아버지까지 돌아오면서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지만, 결국 베스는 세상을 등지고 만다. 가족은 서로를 다독이며 일상을 되찾는다. 조를 제외한 모두에겐 곁에 반려자가 있다.조도 제 짝을 찾는다. 프리드리히가 조를 만나러 왔다가 돌아간 날, 평소와는 다른 조의 태도에 가족들은 외친다. “그게 바로 사랑이야. 놓치지 마!” 조는 프리드리히가 떠나는 기차역까지 한걸음에 달려가 먼저 고백한다.웃음과 울음이 뒤섞인 네 자매의 인생 이야기가 곧 조의 소설 줄거리가 된다. 진심이 담긴 역작이지만,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는 이를 대중에게 알릴 방법이 없었다. 초기의 막대한 고정비용을 개인이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출판을 비롯한 음악, 영화, 방송 등 대부분의 예술은 기업을 통해 전파된다. 대신 개인은 무형의 재산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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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여자란 이유로 시대가 가로막은 예술가의 꿈…낭패를 낭만으로 바꾼건 깨어있는 누군가의 후원
“여자는 사랑이 전부라는 말, 지긋지긋해요.”조(시얼샤 로넌 분)는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0년대, 미국의 한 시골 마을의 평범한 집에서 나고 자란 천방지축 소녀다. 아버지는 전쟁터로 떠나 없지만, 네 자매가 사는 조의 집은 늘 시끌벅적하다. 멋을 낼 줄도, 이성과 어울릴 줄도 모르며 ‘선머슴’처럼 살던 그는 언니 메그(에마 왓슨 분)에게 등 떠밀려 간 사교파티장에서 우연히 만난 이웃 부잣집 청년 로리(티모테 샬라메 분)와 급격히 가까워진다.2020년 개봉한 영화 ‘작은아씨들’은 1968년 출판된 고전 소설(원작명 《Little woman》)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네 자매의 성장 스토리를 그린 이 소설은 1933년부터 아홉 번이나 영화로 리메이크돼 개봉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재개봉된 영화 역시 19세기 여성의 삶과 당시의 경제적 배경을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다. 네 자매는 왜 예술인을 꿈꿨나네 자매는 예술적 재능이 남다르다. 메그는 배우를 꿈꾸고, 조는 작가 지망생이다. 셋째 베스(엘리자 스캔런 분)와 막내 에이미(플로렌스 퓨 분)는 각각 음악가와 화가를 꿈꾼다. 하지만 이들을 돕는 대고모(메릴 스트리프 분)는 부잣집 남자를 만나 결혼할 것을 종용한다. “창녀나 배우가 아니면 여자는 돈을 벌 길이 없다”면서.실제 영화의 배경인 19세기까지 대부분 나라에서 여성은 교육과 직업의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다. 여성은 재산권을 얻지 못했고, 기혼 여성은 ‘남편의 소유’로 인정됐다.이런 탓에 여성이 합법적으로 돈을 벌 방법은 성공한 배우나 예술가가 되는 것 외에는 거의 없었다. 그마저 성공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조가 남성인 친구의 이름으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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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슈트 등 첨단기술이 빠르게 발전할수록…현실과 가상 공간의 경계 더 흐릿해질 것
가상현실(VR) 기술 발전이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영국의 VR 기기 전문 기업인 테슬라슈트는 202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가전 전시회(CES)에서 테슬라슈트 글러브를 선보였다. 장갑을 끼면 가상세계에서 느껴지는 손의 촉각을 현실에서도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테슬라슈트는 ‘레디 플레이어 원’에 등장하는 VR 슈트와 비슷한 상품을 개발했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시각 청각 촉각을 메타버스에서 구현하려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게 필수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반도체의 처리 속도와 용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기업이 호황을 누리는 것도 게임, 원격회의 등 온라인상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레디 플레이어 원’ 속 글로벌 1·2위 기업은 게임회사가 독차지한 것으로 그려지지만 반도체 기업들도 못지않은 수혜를 누리며 빠르게 성장했을 것으로 상상해볼 수 있다.영화 속 배경은 2045년이지만 메타버스 경제는 이미 현실에 와 있다. 미국 10대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플랫폼은 유튜브가 아니라 모바일 게임인 로블록스다. 미국 16세 미만 청소년의 55%가 로블록스에 가입했고, 유튜브보다 2.5배 긴 시간을 로블록스에서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 1억 명의 사용자가 아바타를 활용해 로블록스 안에서 생활하고 가상화폐로 필요한 것을 사고판다. 로블록스는 빠른 성장세를 타고 지난해 미국 증시에 상장됐다.코로나19로 많은 사람과 만나기 어렵게 된 정치인들도 메타버스로 눈을 돌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동물의 숲’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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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헤드셋만 쓰면 나도 세상도 원하는 대로…실감나는 메타버스, 가상이 일상 된 현실
2045년, 지구는 식량 파동으로 황폐하게 변했고 경제 기반은 무너진 지 오래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주인공 웨이드는 2025년 태어난 자기 또래를 ‘사라진 세대’라고 부른다.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 가상현실(VR) 게임인 ‘오아시스’에 접속해 살아가기 때문이다. VR 헤드셋을 쓴 채 오아시스에 접속하는 순간 누구든 바라던 모습으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웨이드는 오아시스를 이렇게 표현한다. “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자 상상하는 모든 것이 이뤄지는 곳.”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메타버스사건은 오아시스 개발자인 할리데이가 남긴 유언에서 시작된다. 유언 내용은 오아시스 안에 숨겨진 임무 세 가지를 마치는 사람에게 오아시스 운영권과 5000억달러가 넘는 회사 지분을 주겠다는 것. 경제 기반이 무너진 세상에서 사람들은 오아시스 속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레디 플레이어 원’은 증강현실(AR)과 VR이 일상이 된 미래를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해 주목받았다.영화 속 오아시스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산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개념인 ‘메타버스’의 일종이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쳐 만든 단어다.웨이드는 오아시스 첫 번째 임무인 레이싱에서 승리해 받은 상금으로 오아시스 속 시간을 1분 전으로 돌릴 수 있는 타임머신 아이템과 전신에 촉각을 느낄 수 있는 장치인 VR 슈트를 산다. VR 슈트는 오아시스에 접속하기 전 착용하는 실제 상품이다. 다음날 집으로 배달받은 VR 슈트를 입고 웨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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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 1인극 조언에 미아는 대스타 됐지만…연인과 헤어지는 '나비효과' 불러와
홀로 일상을 살던 세바스찬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미아의 1인극을 본 캐스팅 담당자였다. 세바스찬은 그 길로 미아를 만나러 볼더시티로 향한다. 세바스찬의 끊임없는 설득에 결국 미아는 오디션장으로 향한다. 그곳은 미아가 그동안 을이 돼온 수많은 오디션과 달랐다. “촬영지는 파리고 대본은 없어요. 진행형 프로젝트이고 여배우 중심으로 캐릭터를 만들 겁니다.” 아무 얘기나 들려달라는 주문에 미아는 자신이 배우를 꿈꾸도록 해준 이모의 이야기를 한다. 미아는 처음으로 준비하지 않았던 오디션에 합격한다.실패한 줄 알았던 1인극이 뜻밖의 결과를 불러온 것이다. 미아는 처음부터 자신이 모든 걸 기획한 1인극을 통해 의도치 않게 ‘블루오션 전략’을 구사하게 됐다. 경제학에서 ‘블루오션’은 현재 존재하지 않거나 알려져 있지 않아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말한다. 블루오션 전략은 차별화한 상품과 서비스로 무경쟁시장, 즉 블루오션을 찾아 없던 수요를 창출하는 것을 뜻한다. 반대로 <표>처럼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대사를 하는 수많은 참가자와 경쟁해야 했던 기존 오디션들은 ‘레드오션’이라고 볼 수 있다.오디션을 보는 대신 1인극을 해보라는 세바스찬의 조언은 미아의 인생을 바꿨다. 세바스찬은 미아를 사랑하는 마음에 한 말이었지만 이 말은 ‘나비효과’를 불러온다. 미아가 조언을 따라 1인극을 했고, 이를 보러 온 캐스팅 담당자가 미아에게 오디션을 제안했으며, 그 결과 미아는 파리로 가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이별한다. 경제학뿐 아니라 사회과학 전반에서 폭넓게 쓰이는 나비효과는 나비의 작은 날갯짓과 같은 작은 사건이 추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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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이 된 할리우드 오디션…미아는 블루오션 1인극으로 ★이 되다
“사람들 속에 누군가가 네가 알아야 할 사람일 수 있잖아. 너에게 날개를 달아줄 그 사람.”친구들의 거듭된 설득에 미아(에마 스톤 분)는 썩 내키지 않는 파티장으로 향한다. 그러나 예상대로 ‘날개를 달아줄 사람’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군중 속에서 느낀 것은 외로움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주차해둔 차는 견인돼 사라졌다. 미아는 터덜터덜 혼자 거리를 걷다 들려오는 피아노 선율에 홀린 듯이 어느 식당에 들어선다. 자신을 그곳으로 이끈 음악을 연주하는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분)을 처음 마주한다. 피아노 연주가 끝나자 미아는 세바스찬에게 다가가 말한다. “방금 당신 연주를 들었어요. 꼭 말해주고 싶은데….”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는 미아의 어깨를 치고 가버린다. 한정된 배역, 수많은 경쟁자영화 ‘라라랜드’의 배경은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중심지 미국 로스앤젤레스(LA)다. 주인공 미아는 배우의 꿈을 안고 LA로 온 배우 지망생이다. 하지만 현실은 대형 영화 스튜디오 안에 있는 카페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오디션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아는 철저히 을(乙)이 된다.미아가 을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경제학적으로만 바라보면 간단하다. 오디션에서 뽑는 배역은 정해져 있는데, 미아처럼 배역을 따려는 지원자는 많기 때문이다. <그래프 1>처럼 캐스팅의 공급은 일정한데 캐스팅되기 원하는 배우가 늘어나면 수요곡선은 D1에서 D2로 이동한다. 자연스레 공급곡선과 수요곡선이 만나는 지점인 비용은 올라간다. 이때의 비용은 오디션 참가자들이 배역을 따기 위해 들이는 노력이다. 성형수술을 할 수도 있고, 돈을 내고 연기학원을 다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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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못채워 주거 보조금 수령 실패…엄마 헬리, 결국 딸 위해 도둑질까지
“이번주 방세 아직 못 받았어요.” “몰라서 안 줬겠어요?” 또 방세가 밀린 엄마 헬리는 초조해진다. 주거 보조금을 받기 위해 복지센터를 찾지만 필요한 근로시간을 채우지 못했다며 거절당한다. “헬리, 미안하지만 보조금 못 줘요. 제발 주 30시간 이상 일하는 직장을 찾아봐요.”빈곤 완화정책의 대표적 부작용 중 하나는 수혜자의 근로 의욕을 꺾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최저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월 100만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정부가 100만원을 맞춰 보조해준다면 이 금액 아래로 돈을 벌던 사람들은 일할 마음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1만원을 더 벌면 정부가 보조금을 1만원 덜 주기 때문이다.이 같은 문제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게 ‘근로연계 복지’다. 헬리처럼 근로능력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액수를 삭감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저소득 근로자에게 세금 환급 형태로 지원하는 근로장려세제(EITC), 근로 기회를 알선하는 자활사업도 있다.반면 근로연계 복지가 질 낮은 일자리로 빈곤층을 몰아넣는다는 비판도 있다. 주거 보조금을 받는 데 실패한 헬리는 항변하듯 외친다. “이 빌어먹을 동네 쥐잡듯 다 뒤졌는데 아무 데서도 나 안 써준다고요.”이후 헬리의 상황은 더 꼬인다. 고급 리조트에 들어가 가짜 향수를 팔다가 관리인에게 들켜 쫓겨난다. 여기에 무니까지 사고를 친다. 버려진 펜션 단지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큰불을 낸다.낭떠러지에 몰린 헬리의 선택은 한 장에 400달러(약 44만원)에 달하는 디즈니월드 입장권을 훔쳐 암표로 되파는 것. 갑자기 생긴 여윳돈에 모녀는 잠깐의 행복을 누리지만 신고를 받은 아동정책국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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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월드 앞 모텔에 사는 6세 소녀와 엄마, 주거 보조금 못 받아 이별 위기에 놓이는데…
주인공은 여섯 살 말괄량이 소녀 무니. 미국 디즈니월드 인근 모텔인 ‘매직캐슬’에서 엄마 헬리와 둘이 산다. 모녀는 1주일치 방세도 제때 내기 어려운 형편이다. 하지만 매직캐슬 친구들 사이에서 대장 노릇을 하는 무니는 늘 씩씩하게 동네를 휘젓는다. 무니에게 매직캐슬과 동네 뒷골목은 디즈니월드 못지않게 즐거운 놀이터다. 단짝 친구 잰시와 누구보다 마음이 잘 맞는 엄마 헬리만 있다면 무니는 무서울 게 없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맹랑한 꼬마 무니가 매직캐슬에서 벌이는 크고 작은 사건을 담아낸 영화다. 매직캐슬 꼬마대장 무니“여기 사는 아저씨는 맨날 맥주 마셔. 이 방 아줌마는 병에 걸려서 발이 엄청 부었어. 여기 아저씨는 가끔 체포돼.” 영화 초반 무니는 옆 모텔에 막 이사 온 또래 친구 잰시에게 매직캐슬 사람들을 이렇게 소개한다. 환한 연보라색으로 색칠된 화사한 모텔. 하지만 이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사정은 그리 밝지 않다. 보증금으로 쓸 목돈이 없는 이들이 주 단위로 방세를 내며 거주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무니처럼 주택이 아닌 곳에 사는 이들이 39만 가구(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기준·그래프)가량 된다. 대부분 고시원이나 모텔에 거주하는 주거 취약계층이다.반면 매직캐슬 맞은편엔 디즈니월드 관광객을 위한 리조트와 고가 주택이 늘어서 있다. 엄마 헬리는 이곳 사람들에게 가짜 향수를 팔면서 생활비를 번다. 이렇게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주거지역이 분리되는 것을 ‘주거분리’ 현상이라고 한다. 통상 고가 주택 지역은 꾸준히 보수가 이뤄지면서 높은 가격을 유지한다. 반대로 저가 주택은 수리를 못해 쇠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