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와 글쓰기
▶ 학령인구 감소가 대학을 포함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자.
부산에 있는 신라대는 수시전형으로 입학할 2021학년도 신입생 중 최초합격자 전원에게 수업료를 반액 이상 면제해주기로 했다. 파격적인 조건이다. 광주 호남대는 신입생에게 아이폰을 준다고 홍보했다. 갈수록 신입생이 줄면서 정원 미달 사태를 막기 위해 지방대학들이 내놓은 고육지책 중 하나다.
학령인구 급감과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이 맞물리면서 지방대학이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입학 정원을 전체적으로 축소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한번 줄면 다시 늘리기가 어려운 대학들은 ‘눈치보기’만 하는 실정이다.▶ 학령인구 감소가 대학을 포함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자.
지난 15일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각 지방거점국립대에서 받아 공개한 등록포기 현황에 따르면 경북대는 2020학년도 합격자 중 3781명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모집 인원(4937명)의 76.5%다. 경북대에 합격한 학생 4명 중 3명은 경북대가 아니라 다른 학교를 선택했다는 얘기다. 다른 지방거점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남대는 2020학년도 등록포기 인원이 4550명으로 모집 인원(4219명)보다 더 많다. 최초합격자 전원이 등록을 포기했다는 의미다.
지방거점대에 입학한 뒤에도 학생들의 이탈은 계속됐다. 김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지방거점대학 자퇴자 현황’에 따르면 강원대는 지난 9월 30일 기준으로 올해 753명(재적 인원의 3.6%)이 자퇴했다. 이 중 절반가량이 진학(138명)과 편입학(227명) 때문이라고 답했다. 2019년 기준 경북대는 796명(재적 인원의 3.6%), 부산대는 631명(3.3%)이 학교를 그만뒀다. 경북·부산·전남대 등 지방거점대의 자퇴율은 지난해 평균 2%대 후반에서 올해 3%대로 상승하는 추세다. 중소형 지방대의 자퇴자 비율은 더 높다. 신라대는 작년 재적 인원의 7.2%에 달하는 418명이, 호남대는 재적 인원의 5.9%(353명)가 학교를 그만뒀다. 내년부터 재정지원제한대학이 되는 경주대와 신경대는 2019년 자퇴자 비율이 각각 18.4%, 14.0%에 달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는 처음 50만 명을 밑돌아 49만3433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전국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의 입학 정원은 55만659명(정원 외 포함)에 달한다. 입학 정원이 수능 응시자보다 6만 명가량 많은 것이다.
배태웅 한국경제신문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