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안녕하세요! 오늘도 역시 지난주의 답안 확인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지난주 문제를 미처 못 본 학생들은 지난 호의 문제를 먼저 참조해 보세요. (한국경제신문-생글생글 680호, 2021학년도 논술길잡이편)

[문제1] 아래 지문을 3문장으로 요약하시오. (아래는 답안입니다.)

노동(일)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노동은 경제적 소득을 통해 삶의 물질적 여건을 충족시켜 주며 노동을 통해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지를 탓하거나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말고 주체적인 태도로 노동에 임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난 시간에 제가 여러분에게 내건 지문상의 단어는 하나도 쓰지 말라는 조건을 염두에 두셨나요? 답안이 여러분이 생각한 내용이랑 비슷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지면에서 만날 수 있는 시간이 격주인 데다가 지면 공간도 넓지 않아서 차근차근히 요령을 익히려면 요약 하나만으로도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래서 더 성큼성큼 익히길 바라는 마음에 어려운 시를 첫시간부터 드렸어요. 잘 따라와 주세요!

[시의 내용과 해설]

1행: 노동을 권유 / 2~3행: 노동의 효과 1-부의 획득(식량) / 4~6행: 노동하지 않으면 사회화 불가능 / 7~9행: 노동의 재권유(종합적 부의 획득) / 10~13행: 노동의 효과 2-사회적 인정/지위 / 14행: 주체적으로 일할 것을 권유

식량, 양떼, 부자 등이 물질적 여건이나 경제적 소득을 의미한다면, 부에 뒤따르는 위엄과 명망, 사랑 등은 사회적 지위나 인정, 승인 등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어요. 마지막 행에서 ‘그대의 운수가 어떻든’이라고 한 말은 처지와 관계없이 주체적인 노동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처럼 문학작품이 주어졌을 때는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예스러운 표현이 나왔을 때는 현대적 의미로 치환할 줄도 알아야 해요. 또한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해요.

[(1)주장/논지찾기 - (2)근거/논리찾기 - (3)재구성]

이 글의 주장(논지)은 ‘노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로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다. 주장이나 논지를 정리할 때는 주제에 대해 필자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이러한 논지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글을 다시 한번 분석해봅니다. 이 시에서 필자는 ‘경제적 소득/물질적 여건의 확충’(식량, 양떼, 부자)을 중심에 두고 강조했으므로, 이것은 주된 근거가 되겠습니다. 또한 부에 따르는 ‘위엄과 명망’, 신들과 인간에게 받는 사랑은 사회적 승인이나 지위로서, 노동을 하라는 부차적 이유이자 중요한 논거가 됩니다. 따라서 가장 처음에 소개한 답안의 세 문장으로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요약은 함의와 의도를 읽어 논리적으로 재구성하고 표현해내는 능동적 재생산의 과정입니다. 시와 같은 경우는 해석하는 과정에서 낯설거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일반적인 지문들에서는 그러한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읽어내는 것은 생각처럼 녹록지 않습니다. 그럼 이번엔 실전 문제를 풀어보세요. 성균관대 1번 유형입니다. (자유분량)

[문제1] 아래 제시문1을 두 문장으로 요약하시오.

<제시문 1> 데이비드 셍크는 더 많은 정보가 반드시 좋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불필요한 정보들이 지나치게 많이 유포되는 현상을 ‘데이터 스모그(data smog)’라고 표현하였다. 그는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의 유통속도가 빨라지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불필요한 정보나 허위 정보들이 마치 대기 오염의 주범인 스모그처럼 가상공간을 어지럽히고, 정보 부족에 시달리던 과거와 달리 현대인들은 정보 과잉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각종 매체들이 자신 앞에 던지는 수많은 정보들 중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걸러내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답안 및 해설] <제시문 1>은 정보화사회의 모순적 해악을 지적한다. 정보화사회의 빠른 속도와 정보량 과잉은 오히려 가상공간의 혼란과 개인의 불필요한 분별부담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제시문의 논지와 의도를 적절히 파악하고 논리적 구조를 잘 파악하여 자신의 표현으로 재구성하고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부분을 이해했다면, 다시 실전문제로 성큼 뛰어들어 보도록 할까요? 이번에는 성균관대 실전유형입니다.

[문제1] 위 <제시문 1>을 포함해 <제시문 1>~<제시문 4>의 네 개 제시문을 두 입장으로 분류하고 각 입장을 요약하시오.

<제시문 2> 노동총량의 오류를 지적하는 학자들이 있다. 미래학자이자 경영전략가인 피터 슈왈츠는 인류에게 필요한 기술이 모두 발명되거나 발견되었고, 정보기술의 발전은 과거 새로운 기술들처럼 풍요로운 수준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주장을 비판한다. 이러한 관점은 인류의 기술 도약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며, 기술은 새로운 전환 단계로 들어섰고 앞으로 수많은 신산업들을 만들어 현재 존재하지 않는, 많은 다양한 직업들이 생겨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미국인들은 농식품의 풍요함을 누리면서도 50여 년간 농업의 엄청난 직접 고용 감소에 대해서는 비난한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50년 전에는 농부들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장비들이 등장하고 이 기계 관련 개발자와 수리공이라는 직업이 탄생하였다.

<제시문 3> 미국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의료 분야 인공지능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데이비드 팅 박사는 인공지능이 기존에 의사가 하던 일의 많은 부분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고 보완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필요한 기록을 단번에 찾아내고 진료 추적까지 해줌으로써 의사는 잡무에서 벗어나 고차원적인 일을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의사의 믿음직한 파트너로 활동하는 것이다. 의사는 환자를 진료할 때 컴퓨터가 알아서 데이터를 기록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 그 덕분에 환자는 의사에게 더욱 정교한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세계 어디에서나 보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제시문 4> 기술이 경제성장에 미칠 긍정적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그 때문에 노동시장이 단기적이나마 받게 될 부정적 효과에 대하여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과학기술이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두려움은 항상 존재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창출되는 직업은 과거의 산업혁명으로 인해 발생한 직업의 수보다 분명히 적다. 기술과 고용에 대한 옥스퍼드 마틴 프로그램의 분석에 따르면, 이전 세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산업분야에 고용된 미국의 노동인구는 고작 0.5%이다. 이는 새로운 산업분야에서 창출된 일자리로 흘러간 노동력이 1980년대에는 8%, 1990년대에는 4.5%였던 것에 비해 낮은 수치이다. 이는 기술혁신과 실업 사이에 흥미로운 관계가 성립됨을 보여준다. 최근의 여러 파괴적 기술혁신은 생산성을 급격히 상승시켰다. 그런데 기술혁신으로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재화가 등장하기보다는 기존의 산업 분야에서 노동자가 대체되었다.

<글쓰는 순서>

1. 마당열기 : 논술, 논리적 사고와 글쓰기
2. 견주고 비교하기 1
3. 견주고 비교하기 2
4. 요약하기 1
5. 요약하기 2
6. [특별] 실전문제풀이 : 성균관대 인문논술 정복하기
7. 비판하고 평가하기 1
8. 비판하고 평가하기 2
9. [특별] 실전문제풀이 : 경희대 인문논술 정복하기
10. 인문학적 추론 1
11. 인문학적 추론 2
12. 다각도의 비교 1
13. 다각도의 비교 2
14. [특별] 실전문제풀이 : 연세대 인문논술 정복하기 ☞ 포인트
임재관
프라임리더스 
인문계 대표강사
imsammail@gmail.com
임재관 프라임리더스 인문계 대표강사 imsammail@gmail.com
요약할 때는 필자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여, 그 논지를 정확히 되살리는 것이 관건입니다. 특히 논리적인 요약을 위해서라면 말하려는 바를 뒷받침하는 논리와 근거가 무엇인지 차분히 따져보고, 이를 바탕으로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자신의 단어들을 사용하여 답안을 전개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