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풀이
螳: 버마재비 당, 사마귀 당
螂: 사마귀 랑(낭)
拒: 막을 거
轍: 바퀴 자국 철
당랑거철螳螂拒轍‘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는 뜻으로
제 분수를 모르고 무모하게 행동함을 일컬음-<회남자(淮南子)>
장여면이 계철을 만나 말했다. “노나라 왕이 내게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하길래 몇 번 사양하다가 ‘반드시 공손히 행동하고 공정하며 곧은 사람을 발탁해 사심이 없게 하면 백성은 자연히 유순해질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이 과연 맞는 말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계철은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당신이 한 말은 제왕의 덕과 비교하면 마치 사마귀가 팔뚝을 휘둘러 수레에 맞서는 것 같아서(螳螂當車轍) 도저히 감당해 내지 못할 것입니다.” <장자(莊子)>에 나오는 얘기다.
계철은 의례적 충고가 되레 제왕의 분노를 사 화를 입을 수 있음을 충고한 것이다.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 즉 역린(逆鱗)을 건드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신하의 유세는 절반쯤 성공한 셈”이라는 한비자의 말은 윗사람에게 하는 충고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들려준다. 셰익스피어 역시 “세상에 환영받는 충고는 없다”고 단언했다.
계철의 충고는 <회남자>에 나오는 사마귀와 관련이 있다. 제나라 장공(莊公)이 어느 날 사냥을 갔는데 사마귀 한 마리가 다리를 들고 수레바퀴로 달려들었다. 그 광경을 본 장공이 부하에게 “용감한 벌레로구나. 저놈의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물었다. “예, 저것은 사마귀라는 벌레인데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설 줄 모르며 제힘은 생각지 않고 한결같이 적에 대항하는 놈입니다”라는 답에, 장공은 “이 벌레가 만약 사람이었다면 반드시 천하에 비길 데 없는 용사였을 것이다” 하고는 수레를 돌려 사마귀를 피해서 가게 했다.
여기서 유래한 당랑거철(螳螂拒轍)은 ‘사마귀가 팔을 벌려 수레를 막는다’는 뜻으로, 자신의 분수를 모르고 강한 상대에게 무모하게 덤벼드는 것을 일컫는다. 공자가 제자 자공에게 “너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으니 자공이 답했다. “저는 길에서 주워들은 것을 제 것인 양 떠벌리는 사람을 미워하고, 만용을 용기로 아는 자를 미워합니다.” 세상길을 걸어갈 때는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만용은 용기와 다르다.
shins@hankyung.com
螳: 버마재비 당, 사마귀 당
螂: 사마귀 랑(낭)
拒: 막을 거
轍: 바퀴 자국 철
당랑거철螳螂拒轍‘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는 뜻으로
제 분수를 모르고 무모하게 행동함을 일컬음-<회남자(淮南子)>
장여면이 계철을 만나 말했다. “노나라 왕이 내게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하길래 몇 번 사양하다가 ‘반드시 공손히 행동하고 공정하며 곧은 사람을 발탁해 사심이 없게 하면 백성은 자연히 유순해질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이 과연 맞는 말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계철은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당신이 한 말은 제왕의 덕과 비교하면 마치 사마귀가 팔뚝을 휘둘러 수레에 맞서는 것 같아서(螳螂當車轍) 도저히 감당해 내지 못할 것입니다.” <장자(莊子)>에 나오는 얘기다.
계철은 의례적 충고가 되레 제왕의 분노를 사 화를 입을 수 있음을 충고한 것이다.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 즉 역린(逆鱗)을 건드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신하의 유세는 절반쯤 성공한 셈”이라는 한비자의 말은 윗사람에게 하는 충고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들려준다. 셰익스피어 역시 “세상에 환영받는 충고는 없다”고 단언했다.
계철의 충고는 <회남자>에 나오는 사마귀와 관련이 있다. 제나라 장공(莊公)이 어느 날 사냥을 갔는데 사마귀 한 마리가 다리를 들고 수레바퀴로 달려들었다. 그 광경을 본 장공이 부하에게 “용감한 벌레로구나. 저놈의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물었다. “예, 저것은 사마귀라는 벌레인데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설 줄 모르며 제힘은 생각지 않고 한결같이 적에 대항하는 놈입니다”라는 답에, 장공은 “이 벌레가 만약 사람이었다면 반드시 천하에 비길 데 없는 용사였을 것이다” 하고는 수레를 돌려 사마귀를 피해서 가게 했다.
여기서 유래한 당랑거철(螳螂拒轍)은 ‘사마귀가 팔을 벌려 수레를 막는다’는 뜻으로, 자신의 분수를 모르고 강한 상대에게 무모하게 덤벼드는 것을 일컫는다. 공자가 제자 자공에게 “너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으니 자공이 답했다. “저는 길에서 주워들은 것을 제 것인 양 떠벌리는 사람을 미워하고, 만용을 용기로 아는 자를 미워합니다.” 세상길을 걸어갈 때는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만용은 용기와 다르다.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