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와 글쓰기
▶ 음원 사재기나 차트 조작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지 논의해보자.
카카오가 운영하는 국내 1위 음원 유통 서비스 멜론이 음원 순위표를 폐지한다. 소비자에게 보다 다양한 음원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음원 사재기’에 따른 차트 조작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음원 사재기나 차트 조작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지 논의해보자.
멜론은 6월에 실시간 음원 차트를 폐지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대신 첫 화면에서 전날 집계된 인기 음원을 무작위 방식(셔플 재생)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지금은 실시간 차트 재생을 실행하면 1위곡부터 100위곡까지 순서대로 들려준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기준으로 차트 중하위권인 음원도 이용자를 만날 기회가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기 음원 집계 방식도 바꾼다. ‘1아이디 1일 1곡’으로 집계 방식을 개편한다. 지금은 1시간마다 재생량을 집계해 실시간 차트라고 불렸다.
이번 서비스 개편은 일부 소비자의 지나친 순위 경쟁을 줄이기 위해서다. 기존 1시간 단위 차트는 일명 음원 사재기 등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한번 높은 순위에 오른 음원은 순위 순서대로 재생하는 실시간 차트 방식 때문에 인기를 유지하기 쉽다. 앞으로는 한 가수의 신곡이 나왔을 때 팬들이 몰려 순위에 영향을 주는 경우를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멜론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위 업체의 성과에 따라 각 업체 서비스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국내 음원 유통시장에서 멜론 점유율은 40.3%에 달했다. 이어 지니뮤직(24.6%), 플로(18.5%) 등의 순이다. 앞서 SK텔레콤은 3월 자사 음악 유통 서비스 ‘플로’의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고 24시간 단위 순위를 도입했다. 네이버도 지난달 음원 서비스 ‘바이브’에서 음원 사재기 문제 해결을 위해 정산 방식을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비례 배분제’에서 ‘인별 정산’으로 바꾸는 내용이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최근 음원 서비스 업체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며 “음원 사재기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편의성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완 한국경제신문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