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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들 "분배 치우치면 부패하고 경제 망친다" 경고
기업인들 "분배 치우치면 부패하고 경제 망친다" 경고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 4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벅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한 말이다. 미국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사회주의 바람에 대한 경고다.
미국 민주당 좌파들은 부유세와 무상 의료보험 도입, 학자금 대출 탕감 등에 이어 기본소득 도입, 구글 아마존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해체 등 사회주의적 성격이 짙은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버핏 회장뿐 아니라 미국 최대 금융회사인 JP모간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최고경영자(CEO) 등도 잇따라 우려를 표하고 있다.
목소리 커지는 사회주의

이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의 인기로 이어졌다. 샌더스 의원은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면서 스타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연방상원의원 등 민주당 좌파들은 △부자 증세 △대학 학자금 대출 탕감 및 공립대 학비 면제 △구글 등 기술기업 분할 등을 주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난달 《민중, 권력 그리고 이익》이라는 책을 펴내 “자본주의의 미국 체제가 무너졌다”며 “정부의 힘을 키워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몇몇 기업이 전체 경제를 지배하면서 불평등이 급증하고 성장이 느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려하는 자본주의자들
버핏과 다이먼 회장 등 미국의 대표 경제인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다이먼 회장은 지난달 4일 이례적으로 51쪽에 달하는 ‘주주에게 보내는 연례서한’을 공개했다. 그는 “사회주의는 필연적으로 경기침체와 부패를 유발한다”며 “정부가 기업을 통제하면 경제적 자산은 점차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 사용되고 비효율적 기업과 시장, 그리고 엄청난 편파성과 부패로 이어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다이먼은 “(사회주의가) 시도된 다른 나라들처럼 미국에도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켄 그리핀 시타델 창업자는 지난달 30일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자본주의는 부를 나눠주는 게 아니다”며 “분배에 치우친 사회주의가 실패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냉전시대를 거치며 옛 소련의 사회주의가 빈곤을 가져다줄 때 자본주의가 번영을 몰고 오는 것을 경험했다”며 “자유시장은 완벽하진 않지만 미국의 풍요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앨런 슈워츠 구겐하임파트너스 회장은 “세계화가 이미 보여주는 것처럼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 논쟁에서 자본주의가 승리를 거뒀다”며 “그 논란보다는 어떻게 하면 자본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젊은 층에선 사회주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전체 미국인으로 따지면 자본주의는 여전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갤럽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자본주의에 대한 선호도는 56%로 사회주의 선호도 37%보다 훨씬 높았다.
자본주의 부작용 보완 목소리도
자본주의 옹호자들도 자본주의의 부작용은 시인하고 있다. 부의 불균형 등으로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변화를 요구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목소리는 자본주의 모델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입은 기업 CEO들로부터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이먼 회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교육 기회와 사법 정의가 미국인에게 균등하게 제공되고 있다고 누구도 주장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총체적 실패’를 개선하기 위한 ‘미국판 마셜 플랜’을 제안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마셜 플랜으로 서유럽 재건에 나섰듯, 교육·의료·규제 시스템을 뜯어고치자는 것이다. 또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부자 증세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NIE 포인트
미국에서 사회주의 바람이 확산되는 배경을 알아보자. 미국 일부 대선 주자들의 사회주의적 이슈 공약에 기업인들이 우려하는 이유를 토론해보자. 시장경제와 사회주의경제가 역사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논의해보자.
뉴욕=김현석 한국경제신문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