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봄은 왔지만 ‘화창한 봄날’은 옛말이 됐다. 지난주에는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 연속 이어졌다. 역대 최장 기록이다. 무엇보다 중국발(發)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유입된 탓이 크다. 중국 동부지역에 밀집된 소각장과 화력발전소 등에서 뿜어내는 매연이 서풍을 타고 한반도 상공을 뒤덮은 것이다. 정부는 중국과 공동 대처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중국이 발생 원인 자체에 회피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탈원전 정책에 따른 전력 수급을 맞추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늘리면서 미세먼지가 늘어나는 등 국내 요인도 만만찮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본적인 미세먼지 대책으로 봄날이 다시 화창해지기를 고대한다. 미세먼지로 뿌연 서울 가양대교 인근 도로를 자동차들이 안갯속을 헤집듯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