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 쓰는 법
지원자들의 주도적 역량, 잠재가능성을 드러내는 공통문항 2번2번은 학생의 자기주도성, 창의성, 성실성, 리더십 등을 평가하는 문항이다. 학종이 교과 성적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통해 드러나는 학생의 역량을 평가하는 전형임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문항이기도 하다. 고교 3년 동안 경험한 다양한 활동 중 자신의 역량을 가장 효과적으로 과시할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해 작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엇보다 대학의 인재상에 따라 선발하는 전형인 만큼 지원 대학이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경험을 선정해야 한다. 어떠한 활동을 선택하든 지원 대학 및 학과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드러낼 수 있도록 기술할 수 있다면 괜찮다.
사례> “융합과학프로젝트대회”
평소 집에서 피아노를 치다가 아랫집에서 민원을 받은 적이 있기에 층간소음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융합과학프로젝트대회에서 일상생활과 밀접한 방음이라는 소재를 주제로 정하였습니다. 방음에 대해 알아보면서 방음에도 차음과 흡음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중 흡음이 차음보다는 작은 규모에 방음을 할 때 주로 이용되기 때문에 흡음에 대해 탐구하고자 하였습니다. <중략> 흡음재의 원리를 이해하여 시중방음재를 피아노와 벽 사이, 피아노 내부에 설치하면서 실험을 하는 것 같아 즐거웠고, 실험의 연장선상에서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또한 그 소재만의 다양한 특성이 방음과 같은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점이 신기했고, 재료공학부로 전공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제게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 자신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학내 프로그램에 일상생활에서의 문제점을 주제로 선정해 참여하고 이를 진로와 연관시켜 사실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추측건대 긍정적으로 평가된 주요한 이유일 것 같다. 상황을 일일이 나열하면서도 식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활동 과정에서 새롭게 알게 된 지식에 대한 서술이면서 그 순간순간 느낀 점이 무엇인지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활동이 지원자에게 의미 있는 활동인 이유가 바로 진로를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이러한 구체적인 서술이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
지원자의 ‘인성’, 공동체 의식을 확인하는 공통문항 3번
자소서 작성 시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것은 각 문항이 지원자의 어떠한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는지다. 3번 문항은 질문에서부터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를 실천한 경우를 기술하라고 요구하면서 지원자의 공동체 의식, 인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여기서는 각 상황에 해당하는 경험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면서 그러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변화, 성장해왔는지를 진정성 있게 정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한 사람이다’는 직접적인 서술없이도 지원자가 어떠한 성품을 지닌 학생인지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 이를 위해 허심하고 진솔하게 써내려가는 게 좋다.
사례>
우리 학교에서는 매년 김장봉사를 통해 지역 내 독거노인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합니다. <중략> 친구들과 짝을 이뤄 50여 분의 독거노인을 찾아갔는데, 반갑게 맞아주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별 반응을 보여주시지 않아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문도 잘 안 열어주시고 김치를 가져왔다는 소리에 고맙다며 김치를 받고 문을 닫는 모습에서 서운함까지 느꼈습니다.<중략>당연히 고마워하실 것이라는 생각도 무덤덤하게 반응하시던 할아버지를 보면서 달라졌고, 외로운 노인들에게 누군가 찾아가면 반가워하실 것 같았는데 문을 잘 안 열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꼭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면 마냥 기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뭔가 무거운 고민거리도 함께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봉사와 배려의 경험을 진솔하게 정리하고 있다.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하는 봉사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실감하게 됐다는 지원자의 허심한 서술에서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의 진중한 고민이 느껴진다. 텃밭을 가꾸는 수동적인 태도가 김장봉사라는 구체적인 활동을 계기로 타인에 대한 관심, 배려, 관계를 생각하게 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봉사활동이 마냥 뿌듯하지만은 않았다는 서술은 이 학생만의 고민을 드러내면서 당위적인 경험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 맺어가야하는지에 대한 고민까지 했음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3회에 걸친 ‘자기소개서 쓰는 법’은 그야말로 표준일 뿐이다. 합격자소서를 그대로 베끼는 식의 서술은 위험하다. 지원 대학이나 학과, 지원자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내용, 방식으로 작성돼야 함을 명심하자. 학종의 취지에 맞춰 학생의 다양한 역량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자소서가 천편일률적으로 작성돼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