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을 쓴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드디어 운전대를 잡았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 운전을 금지했던 사우디 정부는 지난달 24일 밤 12시를 기해 여성 운전을 허용했다. 여성 운전은 사우디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무함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왕세자의 국가 개조 프로젝트 ‘비전 2030’에 따른 것이다. 2015년부터는 여성이 지방선거에 출마하고, 올해부터는 축구장 입장도 가능해졌다. 이슬람 국가 중에서도 여성 차별이 가장 심한 사우디가 운전을 허용한 것은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에서 탈피하려는 최근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성 운전은 자동차 판매, 보험, 소비 등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운전은 허용됐지만 사우디의 여성 차별은 여전히 심하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개혁을 보도하면서도 “사우디 여성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