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킨스는 산업화로 나빠진 영국 환경을 비판했죠
현재의 영국을 본다면 작품을 고치지 않았을까요?"
현재의 영국을 본다면 작품을 고치지 않았을까요?"
![[시장경제 길라잡이<39>] 찰스 디킨스와 영국 산업혁명](https://img.hankyung.com/photo/201804/AA.16431740.1.jpg)
디킨스 눈에 비친 환경
디킨스가 살았던 19세기는 영국의 전성기이기도 했다. 산업혁명이 절정에 달했고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시대를 구가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엔 산업혁명 시기 영국 사회를 묘사하는 부분이 자주 나온다. 디킨스는 초기 산업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 예컨대 빈부격차나 환경오염으로 고통받는 도시와 사람들을 냉정하고 사실적인 시선으로 묘사했다. 1854년에 발표한 소설 『어려운 시절』에서 디킨스는 ‘코크타운’이라는 소설 속 가상의 도시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코크타운은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도시였다. 어쩌면 붉은색이 아니었을 그 벽돌들은 연기와 재로 붉게 변했는지도 모른다. 도시엔 기계와 높은 굴뚝만이 있었고 거기에서 나오는 연기는 뱀처럼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뻗어 있었다. 그 도시엔 검은 운하가 흘렀다. 그리고 역겨운 냄새가 나는 자줏빛으로 염색된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한창 산업화가 진행되는 사회일수록 대개 환경은 깨끗하지 못하다. 공장이 세워지고 건물이 올라가고 여러 공산품이 만들어지면서 소득 수준은 올라간다. 하지만 그 대가로 과거엔 볼 수 없었던 별별 산업 폐기물이 생겨난다. 아직 산업화 초기 단계라서 오염 물질을 정화할 만한 자본이나 기술, 노하우는 부족하다.
초기 산업화·도시화의 문제
![[시장경제 길라잡이<39>] 찰스 디킨스와 영국 산업혁명](https://img.hankyung.com/photo/201804/01.16464152.1.jpg)
그런데 아직 도시엔 주택, 공중화장실, 상하수도, 의료 시설과 같은 인프라가 모자랐다. 산업화 초기 유럽의 거리엔 마차에서 흘러나온 말똥이 뒹굴었고 공동묘지엔 처리하지 못한 시체가 넘쳐 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시에선 전염병이 발생하기 쉬웠고 한 번 발생하면 파급 효과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근대 유럽의 도시에 콜레라 발생이 잦았던 이유다.
이게 모자라면 사회적 불만과 혼란이 아주 쉽게 발생한다. 근대 도시는 항상 더러웠고 항상 뭔가 모자랐다. 산업화, 공업화, 도시화, 근대화야말로 환경오염의 뿌리이자 주범이라는 현대의 잘못된 신화가 생겨난 배경이다.
영국이 낳은 대문호 찰스 디킨스도 비슷한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디킨스는 그의 작품 곳곳에서 산업혁명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노출했다. 그의 소설 『어려운 시절』에서 묘사된 “뱀처럼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뻗은” 코크타운의 연기는 한때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악명 높았던 런던 스모그를 연상시킨다. 빅토리아 시대엔 석탄 검댕과 아침 안개가 결합한 런던의 누런 공기를 놓고 완두콩 수프라고 불렀다니 디킨스의 코크타운 묘사가 과장인 건 아니다.
런던 템스강의 변신

디킨스가 만약 깨끗해진 현대 영국의 도시를 보게 된다면 코크타운을 묘사한 구절의 상당 부분을 다시 쓰지 않을까? 환경과 산업화의 관계는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으며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파악돼야 한다. 산업화가 비록 잠시 동안엔 환경에 해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산업화와 경제발전만큼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런 반전이 가능하냐고? 그건 바로 산업화와 경제개발을 통해 인류가 진보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진보한 인류는 자연환경을 이전보다 더 잘 보호할 수 있다. 오늘날 깨끗한 환경을 누리는 유럽 선진국의 모습이 그 명백한 증거라고 할 것이다.
◆기억해주세요
디킨스가 만약 깨끗해진 현대 영 국의 도시를 보게 된다면 코크타 운을 묘사한 구절의 상당 부분을 다시 쓰지 않을까? 환경과 산업 화의 관계는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으며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파 악돼야 한다.
최승노 < 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choi3639@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