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무엇이 문제인가?
![[뉴스 인 포커스] 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은 해외 탓… 대중교통 무료는 해결책 못 되죠](https://img.hankyung.com/photo/201803/01.16170601.1.jpg)
그러나 이날 언론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서울시가 지난해 내놓은 10대 대책의 핵심이었던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을 무료로 하겠다’는 정책을 폐기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1월 세 차례(15·17·18일)에 걸쳐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해 줬다.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어 승용차 운행이 줄고 그 결과 미세먼지가 감소할 것이란 계산이었다. 서울시 전망과 달리 정책 효과는 거의 없었다. 도로 교통량은 평소보다 1~2% 줄어드는 데 그쳤다. 곧바로 실효성 논란과 함께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 정책에 드는 예산이 하루 5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결국 두 달도 안 돼 이 정책을 폐기했다.
미세먼지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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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원인은 ‘자연적 발생원’과 ‘인위적 발생원’ 두 가지로 나뉜다. 흙먼지나 꽃가루 같은 물질은 자연적 발생원이다. 봄철 기승을 부리는 황사도 크기가 10㎛ 이하라면 미세먼지로 분류된다. 인위적 발생원으로는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 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매연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이 꼽힌다. 초미세먼지 대부분은 인위적으로 생성되는 가스 물질이 공기 중 물질과 반응해 생긴다.
미세먼지 농도는 과거에 더 높아
미세먼지는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비염, 각막염, 기관지염, 천식 등 질환을 일으킨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너무 작아 코점막에서 걸러지지 않는다. 폐 속 깊이까지 침투해 폐포를 손상시킨다. 폐포에 달라붙은 초미세먼지는 체내에서 배출되지 않고 축적돼 진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 진폐증은 폐에 분진이 쌓이면 생긴다. 이 병에 걸린 환자는 호흡곤란을 겪다 사망할 수도 있다.
유해성은 심각하지만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생긴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3년 초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게 발단이 됐다. 국내 미세먼지 농도는 오히려 과거에 더 높았다. 서울 공기 ㎥당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995년 78㎍, 2000년 63㎍, 2005년 58㎍, 2010년 49㎍, 2017년 44㎍ 등으로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은 해외 영향
전문가들은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발생원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문제는 중국과 북한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환경부는 평상시 30~50%, 고농도시 60~80%가 국외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이 밖에 서울연구원은 55%, 전북 보건환경연구원은 67%,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48%가량이 국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중국과 북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연히 국내 배출원도 줄여야 한다. 경유차 사용을 줄이고 제조업과 발전 시설에서 질소와 황 함량이 적은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기현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 정책과 같은 임시방편은 효과가 없다”며 “이보다는 배출원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영향이 점점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북극과 적도의 기온 차가 줄어들면서 한반도를 관통하는 바람이 약해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한반도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 쌓이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용 한국경제신문 지식사회부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