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시봉의 내 인생을 바꾼 한마디] 오랑캐 땅에 화초가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네. -소군원-
▶ 동방규(東方)가 지은 ‘왕소군의 원망’이라는 뜻의 ‘소군원(昭君怨)’에 나오는 구절이다.

한나라가 융성한 때라 조정에는 무신이 많은데
어찌 박명한 여인에게 슬프고 괴로운 화친을 시키나.
소군이 구슬안장을 끼고 말에 오르니 붉은 뺨에 눈물이 흐르네.
오늘은 한나라 여인인데 내일 아침에는 오랑캐의 첩이로구나.(중략)
오랑캐 땅에 화초가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네.
자연히 허리띠가 느슨해지니 허리를 가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네.

한나라 왕소군(王昭君)은 화공에게 뇌물을 바치지 않았다. 화공은 이를 괘씸히 여겨 궁녀 그림첩에 왕소군을 못생기게 그렸다. 원제(元帝)는 흉노족과 화친을 위해 궁녀를 바치는데, 그림첩에서 가장 못생긴 왕소군을 보내라고 명한다. 왕소군이 흉노 선우에게 떠나는 날, 원제는 왕소군이 천하에 둘도 없는 미인임을 보고 화공을 참형에 처한다. 왕소군은 끝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타향에서 생을 마친다.

정말 가고 싶은 곳이 있고, 누군가 미치도록 보고 싶다면 눈부시게 따사로운 날도 슬프고 춥다. 좋은 계절이나 풍족한 여유도 그리움을 달래지 못하는 법이니까. 애써 모른척하지 말고 가고 싶으면 가자. 또 보고 싶으면 보러 가자. 내 마음을 어쩌겠는가!

▶ 한마디 속 한자-春(춘) 봄

▷ 춘추(春秋): 봄가을. 어른의 나이를 높여 이르 는 말.

▷ 일장춘몽(一場春夢): 한바탕의 봄꿈이라는 뜻 으로, 헛된 영화나 덧없 는 일.